미니LED TV 왜 중요한가

TV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아무래도 자발광 TV다. OLED TV와 마이크로LED TV로 대표되는 자발광 TV가 언제쯤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라는 얘기다. 먼 얘기는 아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2022~2023년엔 본격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런 의미에서 2021년은 세대교체의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 중심엔 미니LED TV가 있다.

2021년은 TV시장의 세대교체가 시작되는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사진=연합뉴스]
2021년은 TV시장의 세대교체가 시작되는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사진=연합뉴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모바일이 TV를 대체할 거란 시각이 있었다. 정말 그럴 것 같았다. TV 앞에 앉아있는 시간보다 모바일 기기를 쥐고 있는 시간이 늘어난 데다 가구당 TV 보급 대수는 점차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N스크린(스마트폰ㆍ태블릿ㆍTV 등 여러 기기로 콘텐트를 향유) 시대까지 열리면서 TV의 입지는 약해질 대로 약해져 있었다. 

그로부터 4~5년이 흐른 지금, TV가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수긍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TV는 거거익선巨巨益善(크면 클수록 좋다)’이란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사실만 봐도 TV의 위상은 여전하다. 아니, TV시장의 잠재력은 더 커졌을지 모른다.

OTT(Over The Top) 시장과 콘솔게임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TV 수요가 다시 살아나고 있어서다. 2020년 세계 시장에서 2억2383만대(옴디아 12월 23일 자료)의 TV가 팔렸는데, 이는 2015년 이후 최고 기록이다.

물론 TV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원인이 OTTㆍ콘솔게임 등 외부 환경의 변화에만 있는 건 아니다. 그동안 TV기술이 비약적 발전을 이룬 것도 한몫했다. ‘4K’ ‘OLED’ ‘퀀텀닷’ 등 생소한 전문용어가 언젠가부터 익숙해지면서 소비자들의 호기심과 수요를 자극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맥락에서 2021년은 TV시장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 TV에서 차세대 TV로 넘어가는 전환점이자 과도기가 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2000년대 들어오면서 LCD TV가 브라운관(CRT) TV를 제치고 TV시장의 주류 자리를 꿰찼듯, 또 한번 세대교체가 일어날 거란 얘기다.

 

여기서 기존 TV와 차세대 TV를 가르는 기준은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느냐(자발광自發光)’다. 대표적인 차세대 자발광 TV로는 OLED TV와 마이크로LED TV가 있다. 반면 LCD TV는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한다. 자발광이냐 아니냐의 차이는 상당히 크다. 먼저 비자발광인 LCD TV의 가장 큰 특징은 빛을 내는 부분과 색을 재현하는 부분이 나뉘어져 있다는 점이다.

빛을 내는 부분을 백라이트유닛(BLU)이라고 하는데, BLU를 구성하고 있는 LED가 얼마나 촘촘하게 심어져 있는지, 그런 LED를 얼마나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지에 따라 밝기와 명암비明暗比(영상에서 가장 밝은 곳과 어두운 곳 사이에 드러나는 밝은 정도의 비율)가 달라진다. 그다음 색을 재현하는 패널에 나노셀 소재를 넣으면 나노셀 TV(LG전자), 퀀텀닷 소재를 적용하면 QLED TV(삼성전자)가 되는 식이다.

LCD TV의 가장 큰 단점은 빛 번짐 현상이 불가피하고 명암비가 낮다는 점이다. BLU가 각각의 화소에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참고 : LCD TV는 일정 범위 내에 있는 LED를 그룹별로 묶어 제어한다. 이를 디밍블록이라고 한다. 가령, 100개의 LED가 탑재된 TV의 디밍블록 수가 10개라면 해당 TV는 LED를 10개씩 묶어서 제어한다는 얘기다. LED 수 대비 디밍블록 수가 많을수록 빛을 더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한 게 자발광 TV다. 빛을 내는 부분과 색을 재현하는 부분이 분리돼 있지 않다.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화소 하나하나의 빛을 켜고 끌 수 있다. LCD TV에 빗대서 표현하면 1개 화소에 1개 LED가 대응한다는 얘기다. 명암비가 높고, 선명하며, ‘완벽한 블랙’을 표현할 수 있다. BLU가 필요 없고 구조적으로 간단하다보니 더 얇은 TV를 만들거나 다양한 형태로 변형하기에도 수월하다. 

자발광 TV는 이미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2013년 처음 출시된 OLED TV는 시행착오 끝에 세勢를 넓혀나가고 있고, 마이크로LED TV는 2021년 드디어 첫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늘 그렇듯 차세대 기술이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을 때까진 시간이 필요하다. 생산성과 가격, 품질개선 등 걸림돌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참고 : 삼성전자의 마이크로LED TV는 2020년 12월 국내 시장에 처음 공개된 데 이어, 2021년 1월 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진행된 신제품 공개 행사(삼성 퍼스트룩 2021)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공개됐다.]

그런 의미에서 2021년이 세대교체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데, 그 중심엔 ‘미니LED TV’란 절충형 제품이 있다. 2021년 출시를 앞두고 있는 미니LED TV는 시기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LCD TV와 자발광 TV를 잇는 중간지점에 있다. 스스로 빛을 내지는 못하지만 명암비가 높고 화질 선명도가 뛰어나다. 비자발광이지만 자발광 TV에 최대한 근접한 제품이란 거다. 

이게 가능한 건 LED와 디밍블록 수를 한껏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가령, 2020년 12월 29일 LG전자가 공개한 미니LED TV(8K 86인치)는 같은 조건의 LCD TV보다 LED 수가 10~15배 많고, 디밍블록 수는 5배가량 많다. LED가 더 촘촘해지고, 세밀한 빛 제어가 가능해지면서 명암비를 높이고, 선명도를 개선할 수 있었다는 거다. 

일부에서 미니LED TV를 두고 ‘LCD TV의 정점’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LCD TV의 단점은 최소화하고, 자발광 TV의 가격 부담을 낮춘 게 미니LED TV인 셈이다. OLED TV와 마이크로LED TV의 높은 가격이 부담스러울 소비자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이처럼 LCD TV의 시대가 저물고, 차세대TV의 시대가 올 날이 머지않았다. TV의 현재이자 미래인 미니LED TV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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