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시장점유율 2위 오뚜기
장수제품+라면 콜라보 효과
틈새시장 노린 제품의 한계

“다 된 라면에 후추 뿌리기.” 오뚜기가 색다른 도전을 시도했다. 3월 출시한 ‘오뚜기 순후추 라면 매운맛’을 통해서다. 이 제품은 1974년 출시한 오뚜기의 대표 제품 ‘순후추’를 라면에 별첨수프로 넣은 게 특징이다. 출시 한달여가 지난 지금 소비자의 반응은 뜨겁다. 순후추뿐만이 아니다. 오뚜기는 ‘토마토케챂’ ‘들기름’ 등 자사 장수제품을 활용한 콜라보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관건은 ‘2위’에 머무는 라면 시장점유율까지 끌어올릴 수 있느냐다. 

오뚜기가 자사 장수 브랜드를 라면에 접목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사진=이마트24 제공]
오뚜기가 자사 장수 브랜드를 라면에 접목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사진=이마트24 제공]

토마토케챂(1971년), 순후추(1974년), 들기름(2009년)…. 한국인의 주방에 하나쯤 있을 법한 이들 제품은 오뚜기의 대표 장수제품이자 시장점유율 1위 제품이다. 요즘 이 제품들이 ‘라면 콜라보’로 등장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표적인 게 토마토케챂의 패키지를 적용한 ‘스파게티 라면(제품명 스파게티)’이다. 스파게티 라면에 토마토 페이스트가 들어간다는 점에 착안했다. 소비자에게 친숙한 토마토케챂 패키지 디자인을 스파게티 라면 봉투에 입힌 셈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지난 3월 한정판 패키지로 출시했는데, 소비자 반응이 좋아 바뀐 디자인으로 계속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설명했다.

4월에는 오뚜기 순후추를 활용한 ‘순후추 라면 매운맛(컵라면)’을 선보였다. 순후추를 별첨 수프로 함께 넣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순후추 패키지 디자인을 라면 용기에 그대로 적용했다.[※참고: 이 제품은 편의점 이마트24와 협업한 상품으로 이마트24에서 판매 중이다.] 현재까지 소비자 반응은 뜨겁다. 출시 후 1주일(4월 16~22일) 만에 이마트24 컵라면 판매 순위 3위를 차지했다.

앞서 3월에 출시한 ‘고기리 들기름막국수’도 한달 넘게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 ‘맛집’으로 유명한 경기도 용인 고기리막국수와 협업해 만들었는데, 오뚜기 들기름을 함께 넣은 게 특징이다. 배달의민족이나 카카오 앱 등 온라인 채널에서만 판매하고 있음에도 품귀현상이 빚을 정도다. 자사 장수제품을 라면에 접목하는 오뚜기의 ‘콜라보’ 전략이 시장에 통한 셈이다. 

이은희 인하대(소비자학) 교수는 “브랜드 헤리티지가 있는 순후추, 들기름 등을 활용해 소비자에게 익숙함과 새로움을 동시에 어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장수제품+라면’의 효과는 또 있다. 오뚜기가 자사 들기름ㆍ순후추 등을 라면에 사용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이다. 원가절감과 동시에 매출증가도 기대할 수 있다는 거다. 

하지만 이를 통해 오뚜기의 라면 시장점유율까지 끌어올리는 게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오뚜기는 농심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라면 시장 ‘만년 2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오뚜기의 라면 시장점유율은 26.8%(이하 12월기준)로 2016년 25.6%와 큰 차이가 없었다.[※참고: 농심의 2020년 라면 시장점유율은 55.7%였다.] 

독특한 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라면 ‘틈새시장’의 규모가 작고 트렌드가 빠르게 변한다는 점도 오뚜기엔 부담 요인이다.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로 들기름 막국수의 경우, 지난 3월 오뚜기와 풀무원이 일주일 간격으로 신제품을 출시하며 경쟁에 불을 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장수제품을 등에 업은 오뚜기의 콜라보 전략은 얼마나 멀리까지 갈 수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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