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Insight
HMR 표방한 ‘라면비책’
‘닭개장면’ 원물 담았지만
소비자 가격은 불편해

오뚜기가 지난 1월 ‘가정간편식(HMR)’을 표방한 프리미엄 라면 ‘라면비책 닭개장면’을 출시했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오뚜기가 지난 1월 ‘가정간편식(HMR)’을 표방한 프리미엄 라면 ‘라면비책 닭개장면’을 출시했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오뚜기가 ‘가정간편식(HMR)’을 표방한 프리미엄 라면 ‘라면비책’을 내놨다. 첫번째 제품은 ‘닭개장면’이다. 레토르트 파우치에 닭가슴살·대파 등 원물을 담은 프리미엄 라면으로, 가격은 개당 2000원에 육박한다. 13년간 가격을 동결해 소비자의 호감을 샀던 ‘진라면’과는 다른 ‘고가제품’을 론칭한 거다. 오뚜기의 저가·고가 투트랙 전략은 라면시장서 통할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오뚜기 라면비책의 성공가능성을 살펴봤다. 

지난 1월, 오뚜기가 프리미엄 라면 브랜드 ‘라면비책’을 론칭했다. 라면비책은 오뚜기의 숨은 라면비법이라는 의미로, ‘가정간편식(HMR)’ 라면 브랜드다. 굳이 HMR이라는 수식어를 단 건 일반 라면에는 동결건조 건더기가 들어가는 것과 달리, 라면비책은 레토르트 파우치에 원물 건더기를 담았기 때문이다. 첫번째 제품인 ‘닭개장면’에도 큼직한 닭가슴살·대파·토란 등이 원물 그대로 들어가 있다.

라면비책은 오뚜기에서 최초로 출시한 프리미엄 라면인 만큼 소비자의 관심을 받았다. 무엇보다 ‘맛이 좋다’는 호평이 많다. 오뚜기는 “한끼를 먹어도 제대로 먹으려는 소비자를 위한 제품”이라며 “맛과 영양을 모두 담았다”고 자신감을 비쳤다. 실제로 “진한 국물이 닭개장과 비슷하다” “밥과 함께 먹기 좋다”는 평이 줄을 잇는다.

그러나 ‘가격 탓에 불편하다’는 반응도 있다. 원물 건더기를 넣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비싼 거 아니냐는 거다. 닭개장면의 번들 가격(3개 들이)은 5480~5980원에 달한다. 통상 번들에 들어가는 라면 수(5개)보다 2개나 적은데, 값은 1000~20 00원가량(삼양라면 번들 4000원, 농심 신라면 번들 4150원) 비싸다. 닭개장면 번들 하나를 5980원에 샀다면 낱개로는 한 봉지에 1993원을 주고 산 셈이다. 

이는 오뚜기 스테디셀러 진라면(720원)의 온라인 최저가 310원(2월 16일 네이버쇼핑 기준)보다 6배나 비싼 값이다. 경쟁업체의 프리미엄 제품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진짜 바지락을 넣은 삼양의 ‘바지락술찜면’이나 농심의 신제품 ‘신라면 블랙 두부김치’ 가격도 각각 1500원, 1600원에 불과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옛날 육개장’ ‘사골곰탕’ 등 오뚜기의 레토르트 파우치 국·찌개 제품이 대형마트에서 1000원대에 팔리는 것과 비교해도 비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라면은 생필품이라는 인식이 있어 소비자가 가격에 민감하다”며 “기존 프리미엄 라면 중에서도 (값 때문에) 출시 초반에만 반짝인기를 끈 게 많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동안 오뚜기가 진라면의 가격을 13년째 동결하며 ‘착한’ 이미지로 소비자의 호감을 얻어왔다는 점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을 향한 소비자의 니즈도 있다”며 “라면비책은 기존 라면과는 아예 다른 라인”이라고 설명했지만 ‘저가·고가’ 투트랙 전략이 시장에서 통할지는 미지수다. 오뚜기의 때아닌 ‘고가라면’은 비책이 될까.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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