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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밥 출시한 하림

하림은 즉석밥 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종합식품기업으로 확장한다. [사진=하림 제공]
하림은 즉석밥 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종합식품기업으로 확장한다. [사진=하림 제공]

닭고기 가공업체 하림이 최근 ‘하림 순밥’을 출시하며 즉석밥 시장에 진출했다.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혀온 하림의 첫번째 발걸음이다. 하지만 하림이 식품시장에 제대로 깃발을 꽂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국내 1위 닭고기 가공업체 하림이 최근 즉석밥 시장에 ‘깜짝’ 진출했다. 치킨 너겟·생닭 등으로 잘 알려진 하림이 쌀밥을 내자 업계의 시선이 쏠렸다. 하림 측은 “‘하림 순밥(순수한 밥)’은 100% 쌀과 물로 만든 밥”이라며 “신선한 쌀과 깨끗한 물로 지어 집에서 만든 밥맛을 살렸다”고 강조했다.

순밥이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킨 건 하림이 ‘첨가물을 넣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다. 이 때문에 쌀미강추출물이 들어가는 CJ제일제당의 햇반, 산도조절제를 넣는 오뚜기밥 등이 불필요한 첨가물을 넣는 것처럼 비춰져 논란이 일었다.

 

하림의 즉석밥 출시는 종합식품기업으로서의 신호탄이기도 하다. 하림은 즉석밥을 시작으로 국·탕·찌개 등 가정간편식(HMR)과 천연육수, 라면까지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하림이 2018년 전북 익산에 공유주방 형태의 대규모 종합식품단지 ‘하림푸드 콤플렉스’를 준공하면서 발표한 계획이기도 하다.

하림 측은 “우리는 지난 35년 간 육계·육가공에 특화해 원재료를 만들어 왔다”며 “‘곡물~해운~사료~축산~도축가공~식품제조~유통판매로 구성된 푸드체인의 마무리 단계인 식품제조와 유통판매로 나가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종합식품업체’란 슬로건을 내건 하림의 도전이 시장에서 통할지는 미지수다. 즉석밥·HMR·라면시장을 지배하는 업체가 있어서다. 즉석밥과 HMR 시장은 CJ제일제당이 각각 70%, 46%를 점유하고 있고, 라면시장에는 농심(시장점유율 50%대)이란 강자가 버티고 있다.

 

경쟁자가 약한 것도 아니다. 오뚜기·동원F&B, 삼양식품 등이 포진한데다, 편의점·마트를 비롯한 유통채널들은 저렴한 가격의 PB제품까지 쏟아내고 있다.  그렇다고 하림이 ‘닭고기’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쉽게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닭고기 제품의 매출 비중이 절대적이어서다.

하림의 지난 3분기 기준 매출 비율을 보면 육계(생닭) 비중이 72.4%로 가장 크고, ‘하림너겟’ 등 육가공 제품의 비중이 18.1%로 뒤를 잇는다. 두 부문의 합만 90%가 넘는 셈이다.

반면 육계 외 상품매출은 3.4%에 불과하다. 하림 측에서도 “가공식품 시장으로의 진출이 육가공 비중을 낮추거나,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꾸려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과연 하림은 종합식품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지켜볼 일이다.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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