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生스몰캡 | 국도화학
선박ㆍ토목ㆍ반도체 등 두루 쓰이는 에폭시
국도화학 에폭시수지 생산량 세계 1위 기업
공급부족 이슈로 에폭시수지 가격 상승곡선

열경화성熱硬化性 플라스틱의 일종인 에폭시수지는 모든 산업에서 두루 쓰인다. 배를 만드는 데도, 건설현장에서도, 반도체를 만드는 데도 사용된다. 최근 국내 조선업계가 연이은 수주행진을 기록하자 에폭시수지의 수요가 덩달아 늘어난 건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에폭시수지를 생산하고 있는 국도화학을 주목해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에폭시수지는 산업현장에서 두루 쓰인다. 산업 경기가 살아나고 있어 에폭시수지 수요도 늘어날 공산이 크다.[사진=연합뉴스]
에폭시수지는 산업현장에서 두루 쓰인다. 산업 경기가 살아나고 있어 에폭시수지 수요도 늘어날 공산이 크다.[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수요가 터지면서 산업 분위기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해운업계는 긴 불황의 터널을 뚫고 부활의 뱃고동을 울렸고, 조선업계도 수주잭팟을 잇따라 터뜨리고 있다. 철강업계는 올 1분기 깜짝 실적을 올리며 기지개를 활짝 폈다. 건설업계와 건설장비업계도 정부의 민간투자사업 확대,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힘입어 일감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산업 경기가 꿈틀댈 때 덩달아 주목받는 곳이 있다. 바로 산업용 화학소재업계다. 전방산업이 활기를 찾으면 소재 수요도 살아나게 마련이라서다. 더구나 최근엔 수요가 공급을 웃돌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소재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눈여겨봐야 할 업체들이 있는데, 국도화학은 그중 한곳이다.  

1972년에 설립해 햇수로 50년이 된 국도화학은 에폭시(epoxy)수지와 경화제, 폴리우레탄 원료인 폴리올(polyol)수지 등을 생산하고 있다. 그중 주종목은 에폭시수지다. 에폭시수지는 열경화성 플라스틱의 일종인데, 물과 날씨 변화에 잘 견디고 접착력이 강하다. 이런 장점 때문에 선박ㆍ토목ㆍ건축용 도료ㆍ전기전자ㆍ복합소재 등 여러 산업에서 고기능 원자재로 두루 쓰이고 있다. 

시장지배력도 갖췄다. 국도화학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65%로, 2위 업체인 금호피앤비화학(29%)과 두배 이상 차이가 난다. 세계 시장에서도 미국 화학업체 올린과 헥시온을 제치고 가장 많은 에폭시수지를 생산하고 있다. 

 

올해는 에폭시수지 시장에 호재가 넘쳐난다. 무엇보다 최근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실적이 살아나고 있는 점은 국도화학엔 기분 좋은 소식이다. 선박 도장 공정에 쓰이는 페인트의 주성분이 에폭시수지이기 때문이다. 선박은 바닷물과 맞닿기 때문에 도장 공정이 매우 중요하다. 

올 1분기 세계 선박 발주량은 1024만 CGT였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58% 증가했다. 그중에서 국내 조선사들이 52%에 해당하는 532만 CGT를 수주했다. 더구나 2003~2007년에 대량 건조됐던 컨테이너선들의 교체 시기가 다가오고 있어 선박용 도료에 쓰이는 에폭시수지 수요는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대대적인 주택공급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이슈다. 건설현장에서도 에폭시수지가 많이 쓰이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인쇄회로기판(PCB)과 봉지재에도 에폭시수지가 사용된다. 반도체 공급대란 이슈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에폭시수지의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에폭시산업이 고도의 기술력과 자본력을 요구해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도 국도화학엔 유리한 환경이다. 전방산업의 호황으로 인한 수혜를 안정적으로 누릴 수 있어서다. 실제로 에폭시산업은 국도화학, 올린, 헥시온, 헌츠만, 난야 등 5개 업체가 세계 시장의 60%를 장악하고 있다.

 

에폭시산업은 경기 흐름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됐던 글로벌 경기가 미국, 중국을 필두로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에폭시수지 가격도 지난해 7월 톤(t)당 2250달러에서 지난 4월 t당 5400달러로 1년도 채 되지 않아 2.5배 치솟았다. 공급부족 이슈로 당분간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 에폭시수지의 원재료인 비스페놀A(BPA)의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케미컬이 에폭시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올린과 헥시온도 미국 한파로 30%의 가격인상을 발표했다.

국도화학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3105억원, 영업이익은 260억원이었다. 코로나19 국면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3.3%, 영업이익 132.7% 늘어난 실적을 기록했다. 기세를 이어 올해 연간 실적 역시 전년 대비 각각 32.4%, 117.4% 증가한 매출 1조5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전망한다. 목표가는 13만원이다. 

이종현 하이투자증권 대구WM 과장
langers79@naver.com | 더스쿠프

정리 =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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