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Insight
에그드랍 논란과 과제

2019년 SNS에선 ‘프리미엄 에그 샌드위치’가 핫한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부드러운 갈색 식빵 사이에 에그 스크럼블이 흘러내릴 듯 올라간 샌드위치는 먹음직스러운 비주얼로 ‘인증샷’ 열풍을 이끌었다. 그 중심에는 ‘에그드랍’이 있었다, 그러나 열풍은 오래가지 않았다. 원조(에그슬럿)의 국내 진출에도 한풀 꺾였고, 코로나19 타격도 피할 수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맹점과 갈등까지 빚었다. 

프리미엄 에그 샌드위치 브랜드 에그드랍은 지난 5월 브랜드 리뉴얼을 했다. [사진=골든하인드 제공] 
프리미엄 에그 샌드위치 브랜드 에그드랍은 지난 5월 브랜드 리뉴얼을 했다. [사진=골든하인드 제공] 

2019년 국내에서 독특한 비주얼의 ‘프리미엄 에그 샌드위치’ 붐이 일었다. 2017년 탄생한 샌드위치 브랜드 ‘에그드랍(운영사 골든하인드)’이 인기를 끌면서다. 에그드랍의 주 메뉴는 부드러운 식빵 사이에 햄·치즈 등 재료를 넣고 에그 스크럼블을 흘러내릴 듯 올린 샌드위치다.

먹음직스러운 모양새 덕에 SNS상에서 ‘인증샷’이 유행한 데다, 가격(3000~4000원·단품 기준)도 한끼 식사로 합리적이란 평을 받으며 에그드랍은 론칭 2년 만에 큰 인기를 얻었다. 전국 곳곳에 지점이 생기면서 인지도가 높아지자 실적도 상승세를 탔다. 에그드랍을 운영하는 골든하인드의 매출은 2017년 1539만원에서 2년 사이 119억원으로 훌쩍 뛰어올랐다. 매장도 2017년 2개, 2018년 39개, 2019년 145개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그러자 시장에 경쟁자가 등장했다. 프리미엄 에그 샌드위치의 원조인 미국 브랜드 ‘에그슬럿’이 2020년 7월 국내에 진출했다. SPC그룹이 에그슬럿과 국내 독점 운영 계약을 맺으면서다. 신선한 식재료과 달걀을 이용해 ‘슬럿(으깬 감자와 달걀을 병에 담은 음식)’과 프리미엄 샌드위치 등 독특한 요리를 선보이는 에그슬럿은 단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국내 오픈 첫날 에그슬럿을 맛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이들이 새벽부터 장사진을 펼치면서 화제를 모았을 정도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에그셀런트’ ‘에그스탑’ ‘야미에그’ ‘에그존’ ‘에그홀릭’ 등 비슷한 이름의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문제는 경쟁자가 꼬리를 물고 등장하면서 프리미엄 에그 샌드위치 시장에서 출혈경쟁이 시작됐다는 점이었다. 에그드랍의 실적도 한풀 꺾였다. 2020년 매장당 평균 월매출은 3900만원으로, 전년(4180만원) 대비 6.7% 줄었다. 치열한 경쟁구도에 코로나19가 겹친 탓으로 풀이된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4월엔 에그드랍 본사 골든하인드와 가맹점협의회가 광고비 분담을 두고 갈등을 빚었다. 에그드랍 가맹점협의회는 4월 27일 서울시 서초구의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주장했다.

“로열티로 월 매출의 3%를 받던 본사가 광고비 명목으로 매출의 4%를 추가로 부담하라고 요구했다. 여기에 반발하면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참고: 가맹점협의회 측은 동시에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본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당시 본사 골든하인드 측은 “마케팅 강화로 광고비를 늘렸다”며 “계약해지를 통보한 매장은 로열티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거나 기본 수칙을 지키지 않은 곳”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렇다면 에그드랍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에그드랍은 ‘혁신 전략’을 꺼내들었다. 무엇보다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5월 에그드랍은 “세계적인 K-브랜드로 성장하는 목표와 더불어 변화하는 소비자 취향에 맞추기 위한 리뉴얼”이라며 로고·심벌·색상·인테리어·패키지 등을 전부 바꿨다.

가령, 심벌 디자인은 달걀 모양 안에 에그드랍(EGG DROP)의 ‘E’를 넣었고, 색상은 기존 버건디색에서 선명하고 강한 붉은색인 ‘드랍 레드’로 바꿨다. 친환경 트렌드에 맞게 쇼핑백·커피 캐리어 등을 크라프트지(표백하지 않은 종이)로 교체하기도 했다. 

원조 진출에 미투 브랜드 쏟아져

신메뉴 ‘머랭 버거’도 선보였다. 머랭 버거에는 달걀 흰자(머랭)와 크림치즈를 달걀 지단으로 감싼 독특한 ‘머랭 패티’가 들어가는데, 폭신한 식감에 달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에그드랍 측은 식품업계의 고질병인 ‘미투 제품(me‑too product)’을 막기 위해 머랭 패티 레시피를 특허 등록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특허를 내면 외부에 레시피를 공개해야 하는데도, 20년 동안 법적 보호를 받는 방법을 택한 거다. 

지난 6월 2030세대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의류 업체와 손을 잡은 것도 혁신전략의 일환이다. 에그드랍은 코오롱인더스트리FnC 브랜드 ‘커스텀멜로우’의 온라인 컬렉션 ‘새드 스마일’과 콜라보레이션한 티셔츠·모자·가방 등을 출시했다. 

 

에그드랍은 2030세대를 타깃으로 의류 브랜드와 협업하기도 했다. [사진=골든하인드 제공] 
에그드랍은 2030세대를 타깃으로 의류 브랜드와 협업하기도 했다. [사진=골든하인드 제공] 

이런 노력은 가시적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에그드랍 관계자는 “매장 월매출이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6~7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고, 8월 이후에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에그드랍이 논란을 털고 위기를 탈출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무엇보다 에그드랍의 제품이 경쟁업체들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은 고민할 부분이다. 에그슬럿이 지난 7월 서울 강남역에 3호점을 여는 등 국내에서 입지를 키우는 것도 위협적이다. 

아울러 가맹점협의회와의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본사와 가맹점협의회는 5월 “대화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연기했다. 그후 두차례에 걸쳐 간담회가 진행됐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에그드랍의 특허 신제품·브랜드 리뉴얼 등 혁신 전략에도 ‘달걀로 바위치기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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