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랜드 버거 론칭 1년 8개월
점포 수 100개 넘어서…
가성비와 롱런의 경제학

2019년 8월 론칭한 노브랜드 버거가 100호점을 개점했다.[사진=신세계푸드]
2019년 8월 론칭한 노브랜드 버거가 100호점을 개점했다.[사진=신세계푸드]

“(돈을) 왜 더 내? 이걸로 충분해.” 버거 시장에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노브랜드 버거의 광고 슬로건이다. 노브랜드 버거는 값싼 가격과 특색 있는 로열티 정책으로 소비자와 창업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문제는 노브랜드 버거처럼 ‘가성비’를 앞세운 업체들이 이전에도 숱했다는 점이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값싼 가격’을 유지하지 못해 침체의 늪에 빠졌다. “왜 더 내?” 이 슬로건에 노브랜드 버거의 롱런 여부가 달렸다는 얘기다. 

가성비를 앞세운 햄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 ‘노브랜드 버거(신세계푸드)’가 점포 수 100개를 넘어섰다. 신세계푸드 측은 지난 8일 “인천 문학경기장에 노브랜드 버거 100번째 점포인 ‘SSG랜더스필드점’을 개점했다”고 밝혔다. 2019년 8월 서울 홍대에 1호점을 연 지 1년8개월여 만이다. 가맹사업을 시작한 지난해 7월을 기준으로 삼으면 10개월여 만의 성과다. 

코로나19 여파로 창업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과인 셈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매일 30~40여건의 가맹점 개설 문의가 들어올 만큼 수요가 꾸준하다”고 설명했다.[※참고: 신세계푸드는 5월 기준 노브랜드 버거 직영점 52개, 가맹점 48개를 운영하고 있다. 6월에는 서울ㆍ경기 지역에 가맹점 15곳을 추가 개점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예비 창업자들이 노브랜드 버거를 찾는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이마트 PB(Private Brand)에서 시작한 ‘노브랜드’의 높은 인지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안승호 숭실대(경영학) 교수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브랜드로 인지도와 신뢰도가 높다는 점이 노브랜드 버거의 강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로선 드물게 ‘로열티’ 제도를 택한 것도 차별점으로 꼽힌다.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재료 가격에 마진을 붙이는 경쟁사들과 달리 노브랜드 버거는 로열티(매출액의 8%) 제도를 운영 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숱한 프랜차이즈 업체가 ‘통행세(프랜차이즈 본사가 과도한 물류 마진을 남기는 것)’ 논란을 겪었거나 지금도 겪고 있다”면서 “이런 점에서 노브랜드 버거의 로열티 제도는 예비 창업자에게 ‘투명성’을 선물해주는 듯하다”고 말했다. 

노브랜드 버거의 창업 수요가 잇따르는 이유는 또 있다. ‘가성비 햄버거’로 입소문을 타는 등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는 점이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의 설문조사 결과(2020년)에 따르면 주요 햄버거 브랜드 6개(맥도날드ㆍ롯데리아ㆍ버거킹ㆍKFCㆍ맘스터치ㆍ노브랜드 버거) 중 선호도 1위는 노브랜드 버거(44.6%)가 차지했다.  노브랜드 버거의 저렴한 가격이 소비자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노브랜드 버거의 그릴드불고기 버거(이하 단품 기준) 가격은 1900원, 데리마요 버거 2900원, NBB오리지널 버거 2900원 등으로 2000원 안팎의 메뉴가 다양하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는 가성비 · 로열티 제도 등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사진=뉴시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는 가성비 · 로열티 제도 등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사진=뉴시스]

문제는 노브랜드 버거가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느냐다. 전문가들은 ‘가성비’ ‘로열티’ 등 노브랜드 버거만의 차별점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안승호 교수는 “중요한 건 신뢰다”면서 “가맹점주와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선 투명한 로열티 제도 운영, 저렴한 가격과 고품질 유지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맥락에서 노브랜드 버거보다 앞서 가성비로 인기를 끌었던 숱한 브랜드들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소비자의 비판을 받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이제야 2부 능선을 넘어선 노브랜드 버거는 한결같은 길을 갈 수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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