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스톱 | 수퍼바이츠의 미래
프랜차이즈 사업 경험은 강점
치열한 버거 시장서 살아남을까

편의점 미니스톱이 패스트푸드 전문점 ‘수퍼바이츠’ 3호점을 개점했다. 지난해 12월 1호점을 연 지 7개월여 만이다. 미니스톱은 향후 수퍼바이츠 가맹사업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미니스톱이 이렇게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는 건 편의점 사업이 녹록지 않아서다. 그렇다면 수퍼바이츠는 미니스톱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까. 기대만큼 우려도 많다. 

편의점 미니스톱이 햄버거 브랜드 ‘수퍼바이츠’ 사업을 확대한다.[사진=한국미니스톱]
편의점 미니스톱이 햄버거 브랜드 ‘수퍼바이츠’ 사업을 확대한다.[사진=한국미니스톱]

한물간 줄 알았던 햄버거가 대세로 떠올랐다. ‘맘스터치’가 매장을 1300여개로 확대하면서 ‘전통의 강자(맥도날드·롯데리아·버거킹)’를 따라잡은 데 이어 이마트 계열의 ‘노브랜드버거(신세계푸드)’는 가맹사업으로 세력을 넓히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토스트로 유명한 ‘이삭’은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이삭버거’ 1호점을 개점했다. 흥미로운 건 그 대열에 편의점 업체도 있다는 점이다. 바로 미니스톱(한국미니스톱)이다.  

미니스톱은 지난해 12월 서울 신촌에 햄버거 브랜드 ‘수퍼바이츠’ 1호점(직영점)을 개점했다. 이어 2호점(고려대점), 3호점(미이롯데점ㆍ6월)도 직영 형태로 열었다. 지난 2월엔 가맹사업을 위한 정보공개서도 등록하고,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구축했다. 미니스톱이 수퍼바이츠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은 셈이다. 

수퍼바이츠의 브랜드명은 ‘입안 가득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성비를 내세우고, 치킨·소프트크림 등 미니스톱 인기상품을 사이드 메뉴로 개편해 선보인 게 특징이다. 미니스톱 관계자는 “기획 단계부터 배달ㆍ테이크아웃에 특화한 매장으로 기획했다”면서 “합리적인 가격의 햄버거와 퀄리티 높은 디저트가 강점이다”고 설명했다. 

미니스톱이 햄버거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편의점 사업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니스톱은 2000년대 초반 편의점 업계 최초로 매장 내 주방설비를 갖추고 패스트푸드를 조리해 판매하는 모델을 선보였다. 차별화를 꾀한 셈이다. 

하지만 자본력을 갖춘 GS25(GS리테일)ㆍCU(BGF리테일)의 출점 경쟁에서 밀려났다. 현재 미니스톱의 편의점 점포 수는 2603개(2020년 기준)에 불과하다. 국내 편의점 수가 5만여개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점유율은 5% 안팎에 불과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까지 겹치면서 실적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미니스톱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4.2% (1조1271억원→1조794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4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니스톱의 선택지는 많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매장 내 패스트푸드를 제조·판매한 경험을 살려 햄버거 시장에 도전한 배경이다. 미니스톱 측은 “백화점에 입점한 3호점(미아롯데점)을 통해 다양한 점포 운영 프로세스를 확보했다”면서 “점포 경쟁력을 높여 향후 가맹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수퍼바이츠는 치열한 햄버거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환경은 나쁘지 않다. 미니스톱이 프랜차이즈 사업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점은 강점으로 꼽힌다. 오세조 연세대(경영학) 교수는 “미니스톱의 경우 편의점 사업을 통해 쌓은 가맹점 개발, 물류, 원자재 유통 등의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플러스’ 요인이다”고 말했다. 

소비자 반응도 나쁘진 않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수퍼바이츠를 두고 “가성비 좋은 버거다” “매장이 깔끔해서 좋다” 등의 리뷰가 올라오고 있다.  

미니스톱의 편의점 시장점유율은 5%대에 머물러 있다.[사진=뉴시스]
미니스톱의 편의점 시장점유율은 5%대에 머물러 있다.[사진=뉴시스]

그렇다고 순항을 담보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오세조 교수는 “기존 플레이어들을 능가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수퍼바이츠만의 차별점이 필요하다는 거다.

실제로 햄버거와 치킨을 함께 판매하는 수 퍼바이츠는 ‘맘스터치’와 콘셉트가 유사하다.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웠다는 점에선 ‘노브랜드버거’와 콘셉트가 겹친다. 시장을 선점한 맘스터치와 노브랜드버거를 잡기 위해선 ‘한방’이 필요한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슈퍼바이츠가 미니스톱의 인기제품을 ‘매콤넓적다리’ ‘바이츠닭다리’ 등 사이드 메뉴로 활용하는 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참고: 미니스톱 측은 수퍼바이츠와 미니스톱 메뉴는 별개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편의점 제품을 판매하다는 점에선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지만, 포지셔닝이 애매해질 수 있어서다. 

오 교수는 “브랜드가 성공하기 위해선 타깃팅이 명확해야 한다”면서 “편의점 수준의 치킨 메뉴를 전문점에서 판매한다면 소비자가 실망할 수 있고, 브랜드 포지셔닝이 모호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위험요인은 또 있다. 마케팅ㆍ레시피 개발ㆍ매장 확대 등을 위해선 ‘큰 자본’이 필요한데, 한국미니스톱에 그만한 자금력이 있는지 미지수다. 지난해 13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만큼 실적이 좋지 않아서다. 편의점 시장에서 쓴맛을 본 미니스톱은 과연 햄버거 시장에서 단맛을 볼 수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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