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Clean Car Talk
국내 양대 교통방송 tbs와 tbn
정치적 논란과 지역적 한계 벗어나야
양질의 정보 전달하는 교통방송 되길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미래차로 옮겨가면서 국내의 도로와 주행 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그만큼 운전자들에게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는 교통방송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지만, 국내 교통방송이 처한 현실은 초라하다. 정치적 논란(tbs교통방송)과 주파수의 한계(tbn한국교통방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tbs교통방송의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불거지며 교통방송의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사진=tbs 제공]
tbs교통방송의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불거지며 교통방송의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사진=tbs 제공]

필자는 장거리 운행을 할 때 항상 차 안의 라디오를 켜둔다. 실시간 고속도로 정보를 듣기 위해서다. 그러다보니 주파수는 자연히 교통방송에 맞춰지곤 한다. 아마도 도로 위를 달리는 많은 운전자들이 필자와 같은 이유로 교통방송을 들을 것이다.   

그런데 상당수 운전자들이 모르고 있는 부분이 한가지 있다. 국내에 교통방송이 두개 있다는 사실이다. 하나는 수도권 지역에 방송을 송출하는 tbs교통방송(이하 tbs)이고, 또다른 하나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거점에서 방송국을 운영하는 tbn한국교통방송(이하 tbn)이다.

그동안 tbs에 비해 tbn의 존재감이 미미했던 건 주파수의 한계 때문이다. tbs는 단일 주파수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역에 전파를 타고 있는 반면, tbn은 대전ㆍ전주ㆍ부산 등 지역별로 주파수가 모두 다르다. 이로 인해 지역민이 아닌 이상 tbn을 접할 기회가 적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인지 최근 tbn에 수도권 주파수를 할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금처럼 힘의 균형이 tbs로 기울어진 상태에선 교통방송의 전문성을 회복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언젠가부터 tbs는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정치적 편향성’을 띤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 일부 프로그램 때문에 교통ㆍ자동차 정보를 제공하는 교통방송의 정체성이 흐려졌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에서 재정의 70%를 지원받는 만큼 공영방송으로서 교통정책ㆍ자동차 산업을 집중적으로 다뤄야 하는데, 정치적 논리에 매몰돼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다.

실제로 tbs는 ‘교통’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교통과 관련한 프로그램이 전무한 상태다. 현재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ㆍ자율주행차 중심의 미래차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tbs의 행보는 더욱 아쉽다. 전기차 운행 시 안전사항,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 등 운전자들에게 전해야 할 유익한 정보가 숱하기 때문이다. 

반면 tbn은 교통과 자동차 정보를 제공한다는 설립 취지에 맞게 지역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ㆍ운영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필자는 tbn의 수도권 진출이 ‘교통방송의 재정립’을 위한 시작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두 방송사가 경쟁을 통해 발전한다면 교통방송의 전문성과 공공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물론 경쟁체제를 구축하는 일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다. 각각의 방송사가 운전자들에게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tbs는 본연의 설립 취지를 되돌아보는 자정의 노력부터 해나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tbn은 지역적 한계를 넘어 국내의 도로ㆍ운전환경을 폭넓게 바라보는 시야를 갖춰 나가야 할 것이다.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미래차로 옮겨가면서 국내 운전환경도 급변하고 있는 만큼 ‘미래지향적’인 교통방송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국내 교통방송이 ‘개선’이 아닌 ‘개혁’을 통해 운전자들의 진정한 동반자로 재탄생할 수 있기를 바란다.  

글=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

정리=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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