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Clean Car Talk 
경기도, 새로운 라디오 사업자 공모
신뢰도 높은 교통 전문 채널 되려면
객관적·합리적인 사업자 선정 필요

최근 경기도에서 지역의 라디오 채널을 운영할 새로운 사업자를 공모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해 9월 기준 인구 수가 1390만명에 이르는 요지인 만큼, 라디오 채널이 갖는 영향력도 상당하다. 따라서 지역 라디오는 시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번 사업자 공모가 객관적인 관점에서 합리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라디오는 새로운 교통문화를 선도하는 유용한 매체가 될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라디오는 새로운 교통문화를 선도하는 유용한 매체가 될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과 경기도는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매머드급 지역이다. 그래서인지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자리는 대통령으로 가는 일종의 관문처럼 여겨지곤 한다. 그만큼 국내 사회 · 경제에 이들 수도권 지역이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는 뜻이다.

필자가 때아닌 수도권 얘기를 꺼낸 이유는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경기도 지역의 라디오 사업자를 공모하고 있어서다. 도로교통공단이 심사에서 최고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 2월 21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사업자 선정 절차를 잠시 보류했다. 도로교통공단이 교통방송 이외에 시사 · 뉴스 등 종합편성방송을 할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방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할 수 있는 디지털시대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정보의 정확성이다. 페이스북 · 유튜브 등 다양한 SNS의 활성화로 정보의 필터링(filtering · 오류가 있는 정보를 걸러내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시민 개개인의 오판을 넘어 사회적 갈등과 국가적 손실을 초래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되레 TV나 라디오 같은 전통적인 매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들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친숙하고 대중적인 매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TV와 라디오는 보편타당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누구나 알기 쉽게 전달해야 할 공적인 의무가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까지 TV와 라디오는 이런 공적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일례로 TBS교통방송이 일방의 정보를 제공한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사회의 반목을 초래했던 사실을 떠올려보면, 대중매체의 중립성을 회복하는 일은 긴요해 보인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경기도의 라디오 사업자 공모절차엔 더욱 엄격한 자격 기준과 인가 조건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혹자는 TV와 비교해 라디오의 영향력이 뒤떨어진다며 그 한계를 지적할지 모른다. 하지만 광범위한 정보가 범람하는 TV와 달리 라디오는 전문화 · 특화된 정보를 밀도 있게 전달할 수 있다.

무엇보다 라디오는 온전히 소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보를 받아들이는 수용자들의 집중도가 TV보다 훨씬 높다. 라디오를 통한 정보의 전달을 소홀히 여길 수 없는 이유다. 여기에 경기도의 지역적 중요성까지 고려하면 이번 라디오 사업자 선정이 얼마나 중대한 사안인지 체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필자는 이번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업자 재검토가 신중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은 물론 그 이후에도 객관적인 평가 절차를 밟고 있다는 걸 알릴 수 있어서다.  이 지점에서 필자는 두가지 제안을 해보려고 한다.

먼저, 이동 중인 차 안에서 라디오를 자주 듣는 필자는 교통을 전문으로 다루는 채널이 부족한 점이 늘 아쉬웠다. 그래서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번 재검토에서 뉴스 보도 등 사업자의 종합편성 능력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교통을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지도 함께 살펴보기를 권한다. 서울 · 경기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지역은 출퇴근길 교통량이 많은 만큼 시민들에게 정교한 교통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경기도 지역에 한정된 주파수 영역을 서울시까지 확장하는 방안을 제안해본다. 미래 자동차는 자율주행 기술을 통해 최첨단 디바이스로 진화할 것이다. 라디오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과 관련한 최신 정보를 전달한다면 시민사회도 좀 더 성숙한 모빌리티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을 거다. 주파수 확장을 통해 시민들과 호흡할 수 있는 접점을 넓힌다면 그 효과는 더 강력할 것으로 판단한다. 

필자는 이번 기회로 객관성과 합리성을 갖춘 사업자를 선정해 새로운 교통문화를 선도하는 주체로 우뚝 서기를 바란다. 사업자 공모를 주관하는 경기도와 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이 사실을 주지하고 막바지 검토를 마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시민들의 귀는 이미 열려있다. 경기도 라디오의 공모 절차가 더욱 투명해야 하는 이유다. 


글=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

정리=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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