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효율성 높아지는 AI
AI 활용하면 전력 소모 줄어
AI, 지속가능성 견인할 도구

“인공지능(AI)을 사용하려면 막대한 양의 전력이 필요하다” “AI가 유용하지 않은 곳에 사용된다”…. AI 활용 사례가 늘어나자, 항간에선 이런 우려가 떠돈다. AI를 구동하는 데 전력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AI를 하찮은 데  사용한다는 이유에서다. 소 잡는 칼로 닭을 잡고 있다는 건데, 그렇다면 AI는 육성할 가치가 있는 걸까. 반도체 설계기업 Arm이 숱한 반론에도 AI를 키워야 할 이유들을 설명했다.

구글은 AI를 활용해 데이터센터를 냉각하는 데 드는 에너지를 절감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구글은 AI를 활용해 데이터센터를 냉각하는 데 드는 에너지를 절감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오늘날 우리는 인공지능(AI)에 둘러싸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터넷에 접속하거나 TV를 시청할 때, 심지어 사진을 찍을 때조차 AI의 도움을 얻고 있다. 이젠 적용되지 않은 기술을 찾기 힘들 만큼 AI는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 그럼에도 아직 본격적인 AI 시대는 오지 않았다. AI가 불러올 변화와 혁신은 더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일부에선 AI 기술의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AI가 상당한 양의 전력을 소비한다는 점 때문이다. 한 연구결과를 통해 일부 AI 알고리즘을 훈련하는 데 엄청난 양의 전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입증되기도 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AI가 무분별하게 사용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예컨대 ‘AI를 사용해 고양이를 찾는 것’처럼 AI가 불필요한 곳에서 전력을 낭비하고 있다는 거다. 그렇다면 여기서 중요한 질문은 하나다. AI가 과연 그만한 가치를 갖고 있느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AI에는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심지어 AI는 ‘지속가능성’을 견인하는 가장 중요한 도구 중 하나가 될 공산이 크다. 이를 입증할 만한 이유들은 차고 넘친다. 지금부터 그중 5가지 이유를 살펴보자.

첫째, AI의 효율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AI 개발 초기에는 기능을 향상하기 위한 경쟁이 과열되면서 전력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엔 ▲효율적인 AI 알고리즘 ▲최적화된 툴 ▲AI 효율을 높이는 데 특화된 전문 프로세서 등으로 기술개발의 초점이 옮겨지고 있다. 그 결과, 에너지 효율성이 대폭 향상됐다.

 

반도체의 예를 들어보자.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은 지난해 사물인터넷(IoT) 기기에서 머신러닝 처리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Cortex-M55 CPU(중앙처리장치)와 Ethos-U55 마이크로NPU(신경망처리장치)를 출시했다. Cortex-M55만으로도 머신러닝 성능은 7배, 와트당 성능은 6배 높아진다. 

하지만 두 프로세서를 결합하면 성능과 효율성이 각각 50배, 25배 향상된다. Arm만이 아니다. 많은 스타트업에서 AI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프로세서를 개발하고 있다.[※참고: 와트당 성능(Performance per Watt)은 소비한 전력당 처리한 연산을 뜻한다. 와트당 성능이 향상할수록 에너지 효율성도 개선된다.]

둘째 이유는 AI 업무가 점차 클라우드에서 로컬 기기로 이동할 거란 점이다.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여기 사람의 음성을 인식하는 커피머신이 있다고 치자. 만약 사람의 음성 명령을 클라우드에서 처리할 경우, 이를 지원하는 데 기기당 연간 15달러가량의 비용이 든다. 커피머신의 수명이 평균 5~10년이라고 봤을 때, 이 제품은 팔수록 손해를 입을 공산이 크다. 반면, 로컬에서 즉각 처리하면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AI도 마찬가지다. AI가 필요한 우리 주변의 기기에서 AI 업무를 진행하면 대역폭ㆍ비용ㆍ전력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다. 당분간 복잡한 ‘훈련’은 클라우드에서 이뤄지겠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과정도 로컬 기기로 이동할 것이다.

셋째, AI는 전력을 사용하는 모든 것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펌프 및 펌프시스템 제조업체 그런포스(Grundfos)에 따르면 펌프는 전세계 전기의 약 10%를 소비하는데, 그중 90%는 비효율적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AI 제어를 통해 펌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잠재적으로 향상할 수 있는 효율성의 절반만 개선해도 세계 전기 소비량을 1~2% 줄일 수 있다.

AI는 이미 일부 분야에서 전력 효율을 높이는 데 쓰이고 있다. 하지만 세계는 넓고 아직 AI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많다. AI가 엄청난 양의 전력을 절감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얘기다.

 

넷째 이유는 AI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구글은 AI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 기업이다. 무엇보다 AI로 날씨 데이터를 활용해 데이터센터를 냉각하는 데 쓰는 에너지를 최대 30%까지 절감했다.

또한, ‘시간 이동(time-shifting)’ 실험도 진행하고 있다. 이는 AI 알고리즘을 통해 하루 중 가장 많은 양의 바람과 태양열이 공급될 시기를 예측해 시급하지 않은 작업의 실행 순서를 조정하는 실험이다. 이런 노력이 누적되면 더욱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데이터센터가 될 게 분명하다.

마지막 이유는 이미 존재하는 AI를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는 있다는 점이다. 가정용 냉장고는 좋은 예다. 통상 냉장고는 가정에서 두번째로 많은 전기를 소비한다. 가정에서 쓰는 전체 전력 소비량의 약 13%를 차지한다. 지역 규제 덕분에 점차 개선되고 있긴 하지만 극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잠재력은 AI에 있다.
  
실제로 터키의 가전 제조업체 아르첼릭(Arcelik)은 기존 냉장고에 AI를 적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이를 위해 냉장고 문을 열고 닫을 때 발생하는 온도 변화를 최소화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했고 가정 내 행동을 분석하는 강화학습(RLㆍReinforcement Learning)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그 결과, 온도 변화가 작을수록 소비 전력이 줄어들었다.

아르첼릭은 이런 시스템이 기존 냉장고의 전력 소비를 약 10%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을 유럽 전역에만 배치해도 9개 발전소를 완전히 폐쇄할 만큼의 전력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그밖에 전세계 10억개가량 설치돼 있는 스마트 미터기를 활용하는 것도 전력 낭비를 막을 수 있는 좋은 방안이다.

물론 AI가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려면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알고리즘과 처리 효율성ㆍ보안ㆍ데이터 관리ㆍ데이터 거버넌스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다. 그래도 AI엔 그만한 노력을 할 만한 가치가 있다. AI가 가진 독보적인 능력은 눈앞에 닥친 대형 과제들을 능히 해결해 낼 수 있어서다. 

글 = Arm 블루프린트팀

정리 =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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