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갈리는 백화점 3사 3분기 실적

롯데백화점의 3분기 영업이익이 퇴직금·판관비 등으로 적자전환했다. [사진=뉴시스]
롯데백화점의 3분기 영업이익이 퇴직금·판관비 등으로 적자전환했다. [사진=뉴시스]

유통업계 3분기 실적이 발표된 후 ‘유통공룡’ 롯데가 흔들린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롯데쇼핑의 3분기 매출(4조66억원)과 영업이익(289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 73.9%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영업이익이 가파르게 줄어든 덴 백화점 사업부의 손실이 영향을 미쳤다.

롯데백화점의 3분기 매출은 65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1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희망퇴직 비용 600억원, 신규매장(롯데백화점 동탄점·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 오픈으로 늘어난 판관비 등이 적자를 부추겼다.

[※참고: 롯데백화점은 지난 9월 백화점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2년치 임금·위로금·학자금 등을 지급하는 조건에 545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첫 구조조정인 만큼 노조 시위 등 내부 갈등도 피할 수 없었다.]

이를 두고 한편에선 “퇴직금·판관비는 일시적인 비용이기 때문에 롯데백화점의 영업적자를 곧이곧대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반박한다. 하지만 이 주장을 십분 받아들여도 롯데백화점의 부진은 눈에 띌 수밖에 없다. 

같은 기간 경쟁사의 실적이 눈부시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날아올랐다. 백화점은 매출 5096억원, 영업이익 72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0%, 81.1%나 성장했다. 신세계 측은 “업계 최초 중층 도입(강남점), 식품관 유료 멤버십 도입(경기점) 등 공간 혁신으로 오프라인 백화점 성장 방향을 제시했다”고 자평했다. 

현대백화점도 호실적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3분기 매출(4954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했고, 영업이익(586억원)도 4.0%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7~8월 매출은 주춤했지만 9월부터 명절 행사 등으로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롯데백화점만 ‘백스텝’을 밟은 셈인데, 이 같은 위기는 점유율에서도 드러난다.

현대백화점은 공시를 통해 자사 시장점유율이 2019년 27.0%, 2020년 28.0%에서 지난 3분기 29.0%로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신세계 또한 “3분기 시장점유율이 2019년 대비 3.0%포인트 상승한 26.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면 롯데백화점의 점유율은 2019년 38.9%에서 2020년 37.3%로 떨어지는 등 역신장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여전히 업계 1위를 지키고 있긴 하지만 성장세를 타고 있는 경쟁사와 달리 ‘위태롭다’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상황을 인식했는지 롯데는 2022년 백화점 사업부 전략을 통해 “대형화·럭셔리화라는 트렌드 대응에 미흡했다”며 스스로 약점(weak point)을 짚고, “주력 점포의 공격적인 리뉴얼, 새로운 모델의 대형 점포 개발, 차별화된 콘텐츠 육성 등으로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뿐만이 아니라 세 자릿수의 대규모 신입사원 채용을 통해 희망퇴직으로 발생한 빈자리를 채웠다. 최근엔 빅데이터·AI 전문업체와 손잡고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커머스 플랫폼 구축에도 뛰어들었다. 과연 전통의 유통강자 롯데는 혁신을 통해 백화점 1위 자리를 고수할 수 있을까.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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