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와 위기

건자재 업체 LX하우시스의 주가는 ‘한샘 인수전’에서 패배한 이후 곤두박질쳤다. 현재 주가(12월 15일 기준)는 연초 대비 20% 넘게 빠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해 위험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LX하우시스는 침체의 늪을 빠져나올 수 있을까. 이 회사 앞엔 기회와 위기가 함께 놓여있다. 

LX하우시스 주가가 사명 변경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사진=뉴시스]
LX하우시스 주가가 사명 변경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건축자재 업계의 강자인 LX하우시스의 주가가 신통치 않다. 올해 LG그룹에서 LX그룹이 분사하면서 LX그룹에 편입돼 지난 7월 사명을 LG하우시스에서 LX하우시스로 바꿨는데, 공교롭게도 그 이후부터 주가가 하락세다. 올해 초(1월 4일) 7만8700원이던 주가는 7월 7일 정점(10만9500원)을 찍은 후 줄곧 빠졌다. 12월 15일 현재 주가는 연초 대비 22.9% 하락한 6만700원이다. 

3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점도 있지만, 지난 9월 한샘 인수전에서 패배한 게 주가 하락세에 불을 지핀 것으로 보인다. 토털 인테리어 기업으로의 보폭을 더 넓히려던 LX하우시스의 전략에 제동이 걸렸으니 주가가 하락할 법도 하다. 

하지만 한샘 인수 실패만으로 LX하우시스의 성장잠재력이 사라진 건 아니다. 우선 B2B(기업 간 거래) 건자재 시장은 지금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공급 정책에 힘을 쏟고 있어서다.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건자재 시장도 긍정적이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집콕 트렌드’가 정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회사의 건자재 부문 매출(3분기 누적 기준)은 2019년 1조6713억원에서 올해 1조8631억원으로 11.5% 증가했다. LX하우시스가 인테리어 쇼핑 과정을 개선하는 등 B2C 중심으로 건자재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뿐만이 아니다.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 회사는 최근 폐PVC(폴리염화비닐) 창호와 바닥재에서 PVC를 추출해 회수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각종 첨가제를 제거해 고순도의 PVC를 회수할 수 있다. 

물론 LX하우시스에 긍정적인 변수만 가득한 건 아니다. 매출의 28.3%를 차지하고 있지만 영업손실(2020년 453억원)만 내고 있는 자동차 소재 부문은 골칫거리다. LX하우시스는 올해 초 해당 사업부문을 매각하려 했지만 불발됐다. 현재로선 구체적인 매각 계획도 없다.

글로벌 공급망 이슈로 원재료 가격이 당분간 안정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도 위험요인 중 하나다. 건자재 부문 원재료 매입비가 건자재 부문 매출의 22.6%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석탄 수급 불안으로 인해 PVC 등의 가격이 급등했다”면서 “석탄 수급이 조금씩 안정되면 내년에는 원재료 가격이 제자리를 찾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당장 원재료 가격이 낮아질 가능성은 낮다는 거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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