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홀딩스 | 오너 지분정리 일주일 후

LX홀딩스 주주들이 기다린 소식이 있다. 대주주 간 지분정리 소식이다. LG와 LX가 물리적으로 분리하긴 했지만 양쪽 오너들이 수개월간 지분을 정리하지 않은 탓에 LX홀딩스 주가가 힘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14일 양쪽 오너가 지분을 정리했다는 공시가 뜬 후 LX홀딩스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건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LX홀딩스의 주가는 또다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 왜일까. 

LX홀딩스 대주주 간 지분정리가 이뤄졌지만 주가는 아직 신통치 않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LX홀딩스 대주주 간 지분정리가 이뤄졌지만 주가는 아직 신통치 않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LX홀딩스의 지분정리 이슈는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주주들의 결단이 필요하다.” 지난 5월 LG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LX홀딩스의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자, 시장 안팎에서 나온 분석이다. “물리적으로 분리했지만,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여전히 LX홀딩스의 대주주를 유지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였다.

그랬던 LX홀딩스의 최대주주가 12월 14일 변경됐다. 구광모 회장을 포함한 구씨 일가와 친인척 8명이 나눠 갖고 있던 LX홀딩스 주식 2465만4144주(32.32%)를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취득했다. 구본준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LG 지분도 정리했다.

이로써 구본준 회장의 LX홀딩스 지분은 7.72%에서 40.04%로 늘었고, 구본준 회장의 LG 지분은 7.72%에서 2.04%로 떨어졌다.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 전제조건(지분 3% 미만)도 충족했다. 악재가 해소된 셈이다. 

그럼 LX홀딩스의 주가는 어떻게 됐을까. 11월 11일 저점(8610원•종가 기준)을 찍은 후 코스피200 편출 이슈와 함께 조금씩 상승세를 타던 주가는 지분정리 공시가 나오자 곧바로 급등했다. 공시가 뜬 14일 1만100원이었던 주가는 15일 1만950원으로 올랐다.

당일 850원(8.42%)이 상승한 건데, 이는 LX홀딩스가 5월 27일 분할 재상장된 후 최고 상승폭이다. 장중 한때는 1만1100원을 찍기도 했다. 지분정리 이슈가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게 증명된 셈이었다. 

문제는 15일 이후 LX홀딩스의 주가가 다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는 점이다. 지분정리 후 1주일이 지난 12월 22일 종가는 9950원이었다. 15일 대비 9.13% 떨어졌다.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거다. 12월 들어 상승세를 탄 계열사들 주가와 대비된다. 이유가 뭘까. 시장 관계자들은 “계열분리를 위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가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참고: 사실 지분정리도 완전한 계열분리의 전제조건이다.] 

넘어야 할 불확실성 이슈가 또 있다는 건데, 대표적인 게 LX판토스의 LG계열사 의존도다. LX판토스는 매출의 절반 이상(지난해 기준 67.8%)을 LG계열사로부터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계열분리가 됐으니 일감몰아주기에 해당하는 건 아니지만, 당분간 LG계열사에 의존해야 한다는 건 부담스럽다”면서 “만약 LG계열사가 LX판토스에 웃돈을 주고 거래를 하면 공정위가 계열 분리를 취소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LX홀딩스가 LG그룹과 재무적으로 청산해야 할 게 남았다는 것도 불확실성의 일부다. LX홀딩스의 비상은 아직 이르다는 얘기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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