섈 위 아트 | 애자일 방법론

비플NFT작가_공식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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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자일(Agile). 단순하게 번역하면 ‘기민한’ ‘민첩한’이란 뜻이다. 조직에 적용하면 ‘기민한 조직’이란 뜻이고, 개발에 빗대면 ‘빠르면서도 유연한 방법론’으로 풀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기민하고 민첩하며 유연하다는 걸까. 이는 애자일 소프트웨어의 개발 선언에 등장하는 키워드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공정과 도구보단 개인과 상호작용” “포괄적 문서보다 작동하는 소프트웨어” “협상보다 고객과의 협력” “계획을 따르기보단 변화에 대응하기”…….

이쯤에서 ‘섈 위 아트’의 독자들은 의문을 품을 것이다. “아트 이야기를 하면서 웬 애자일 방법론인가.” 언뜻 생뚱맞을지 몰라도, 애자일 방법론은 요즘 아트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작가들이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나 방법은 개인마다 다양하다. 다만, 대다수 작가는 공통적으로 이렇게 말한다. “사회와 인물을 탐구한 다음에 100점가량을 습작해야 자신만의 스타일이 나온다.” 사회와 인물을 통찰하고 끝없이 연구해야 ‘독창적인 스타일’을 표출할 수 있다는 거다. 

김현정 작가
김현정 작가

그런데, 요즘 젊은 작가는 그렇지 않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 습작하는 과정을 단계별로 공개하는 이들이 숱하다. 타협할 기준을 정해 놓고, 그 선을 넘지 않는다면 SNS 인맥의 조언이나 감상평을 작품에 담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젊은 작가들은 짧으면 1년 길면 3년 단위로 작품을 완성하고 개인전을 연다. 젊은 작가들로선 ‘상호작용’ ‘고객과 협력’ ‘변화에 대응’ 등 애자일 방법론을 작품을 만들 때 적용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효과를 둘러싸곤 의견이 엇갈린다. 

몇몇은 “전시를 열기 전부터 다양한 사람과 교류한 탓에 많은 이의 눈에 익숙해졌을 수도 있다”고 꼬집는다. 하지만 애자일 방법론의 순기능을 옹호하는 이들이 더 많다.

근거는 대략 이렇다. 첫째, SNS의 공간에서 작가에게 의견을 준 사람들은 자신의 견해가 어떻게 반영됐는지 보고 싶어 할 게다. 둘째, 이런 욕구는 전시회를 찾은 사람들의 리뷰 콘텐츠로 이어지고, 이는 작가에게 또다른 피드백을 준다. 셋째, 이같은 상호작용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는 확장 프로세스로 이어질 수 있다.

옥승철 작가
옥승철 작가

이뿐만이 아니다. 애자일 방법론은 아트의 ‘데이터화’에 도움을 줄 공산이 크다. 작가와 독자 사이에서 오가는 상호작용에 ‘NFT(No n Fungible Token)’를 적용할 수 있다면, 미술 작품의 거래속도는 한층 더 빨라지고, 가치창출 규모는 극대화할 것이다.

NFT를 통해 고객이 얼마나 많이 작품을 소비했는지, 또한 작품의 액수와 회전율은 어떤지 등의 비물질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어서다.[※참고: NFT는 블록체인 기술로 만든 디지털 인증서를 말한다. 디지털 사진, 영상, 캐릭터, 게임아이템 같은 디지털 파일을 거래내역 정보를 위변조하거나 해킹이 불가능한 블록체인에 저장한다. NFT마다 고유값을 갖고 있어 다른 NFT로 대체할 수 없다.] 

필자는 애자일 방법론과 NFT가 작품을 만드는 프로세스에서 좋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이 프로세스는 이 글을 읽는 무형의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들에게 적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보수적으로 유명한 그림 등 아트 분야에서 이미 변화의 물결이 일었으니, 그 파장은 다른 무형의 영역에도 전달될 것이다. 혁신은 이미 시작됐다. 

김선곤 더스쿠프 미술전문기자
sungon-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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