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폴더블폰 반전 가능할까
부족한 하드웨어 기술력이 문제
마케팅도 적극 펼쳐야

구글이 폴더블폰을 출시할 거란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실제로 스마트폰 업계의 ‘핫이슈’인 폴더블폰을 제대로 만들기만 한다면 암울했던 구글의 스마트폰 사업도 빛을 볼 공산이 큽니다. 문제는 구글의 기술력으로 그럴듯한 폴더블폰을 출시할 수 있느냐입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구글 폴더블폰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짚어봤습니다.

스마트폰 업계에서 구글이 조만간 폴더블폰을 출시할 거란 소문이 돌고 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스마트폰 업계에서 구글이 조만간 폴더블폰을 출시할 거란 소문이 돌고 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최근 스마트폰 업계의 이목이 구글에 쏠리고 있습니다. 지난 1월 13일(현지시간) 미국의 IT매체 나인투파이브구글이 “구글의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의 최신 버전 파일 속에서 폴더블폰에 SIM카드를 삽입하는 애니메이션들을 발견했다”고 밝히면서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해 11월 수익성 문제로 폴더블폰 개발을 잠정적으로 중단한 바 있는데요. 이 소문이 사실이라면 구글이 아직 폴더블폰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됩니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글의 입지는 매우 좁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1%도 채 되지 않습니다. 같은 해 1분기 구글의 스마트폰 생산 증가율이 –7.0%(전년 동기 대비)를 기록했다는 통계도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죠.

이런 상황에서 구글이 폴더블폰 재개발 소문이 돌자 업계에선 “구글이 올해 폴더블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옵니다. 폴더블폰은 현재 스마트폰 업계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입니다. 화면을 접었다 펼 수 있다는 혁신성 때문인지 새로운 폴더블폰이 출시될 때마다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곤 합니다.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 중 폴더블폰의 비중이 0.2% (2020년)에서 2.4%(2023년)까지 상승할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이런 폴더블폰 시장을 이끄는 곳은 삼성전자입니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시장점유율 93.0%(2021년 3분기 기준)에 이릅니다. 하지만 삼성전자 폴더블폰 기술력도 아직 완벽하진 않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접히는 디스플레이에 생기는 주름, 비싼 가격과 무거운 무게 등 해결해야 할 부분도 여전히 숱합니다. 그렇기에 구글이 완성도 높은 폴더블폰만 출시한다면 ‘반전’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구글에 ‘반전 카드’가 있을지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미 개발을 한차례 ‘올스톱’했던 전력이 보여주듯 구글에 폴더블폰 개발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해 온 구글은 하드웨어 기술력이 경쟁사들보다 뒤떨어집니다.

특히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주요 부품을 자체적으로 개발·생산하는 삼성전자의 시스템을 구글이 당장  쫓아가는 건 불가능합니다. 일례로, 지난해 10월 자체 개발한 칩을 내장한 스마트폰 픽셀6를 출시한 게 최근 구글이 하드웨어 분야에서 이룬 성과의 전부일 정도입니다. 

결국 구글로선 대부분의 부품을 전문업체에 맡기는 아웃소싱을 꾀할 수밖에 없는데,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폴더블폰을 아웃소싱만으로 만들기는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물론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AP칩을 제외한 대부분을 아웃소싱하는 애플을 벤치마킹하면 됩니다. 애플은 과거 매킨토시(PC)·아이팟(뮤직 플레이어) 등 제품을 개발했던 경험을 살려 부품 공급처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 결과, 아이폰을 필두로 맥북(노트북)·에어팟(무선 이어폰) 등 혁신적인 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시장을 선도했죠. 

하지만 이런 시스템은 구글에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습니다. 아이폰의 예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iOS란 애플만의 OS로 구동하는 아이폰 시리즈는 말 그대로 ‘애플의, 애플을 위한’ 스마트폰입니다.

디스플레이 등 하드웨어가 ‘최고급’은 아니지만, iOS와 조화롭게 어울리면서 소비자에게 독특한 UX(사용자경험)를 제공합니다. 이는 오랫동안 다양한 전자제품을 생산해온 애플의 경험이 녹아든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언급한 것처럼 하드웨어 경험이 거의 없는 구글이 따라갈 수 없는 DNA죠. 구글의 폴더블폰 출시가 요원할 것으로 보이는 건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기술력도 업력도 아직은…

구글이 우여곡절 끝에 폴더블폰을 출시하더라도 해결해야 할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어째서인지 구글은 스마트폰을 홍보하는 데 무척 인색합니다. 지난해 8월 스마트폰 픽셀5a를 출시할 당시 미국과 일본에서만 제품을 홍보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건 대표적 사례입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새 스마트폰을 출시할 때마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성열홍 홍익대(뉴미디어) 교수는 이렇게 꼬집었습니다. “스마트폰 업계에서 마케팅의 역할은 기술력만큼이나 중요하다. 광고를 통해 IT기술에 감성적인 요소를 더함으로써 소비자들이 고가의 기기를 사도록 만드는 당위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구글은 세계 굴지의 기업이지만, 스마트폰 사업에선 맥을 못 추고 있습니다. 소문과 달리 폴더블폰은 언제 출시할지 미지수인 데다, 출시한다 하더라도 평소와 같은 마케팅 방식으론 애플이나 삼성을 따라잡기 힘듭니다. 과연 구글은 올해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을까요?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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