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제재 유탄 맞은 완성차 업계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 불똥이 국내 자동차업계로 튀고 있다. 사진은 현대차 러시아 공장.[사진=뉴시스]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 불똥이 국내 자동차업계로 튀고 있다. 사진은 현대차 러시아 공장.[사진=뉴시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국내 완성차 업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러시아를 향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현지 공장이 줄줄이 멈춰서고 있어서다. 지난 2일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문을 닫았다. 이 공장은 2011년부터 연 23만대 규모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는 러시아 시장으로의 차량 인도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러시아에서 37만7612대(현대차 17만1811대·기아차 20만5801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시장점유율은 22.6%다. 러시아 자동차 브랜드 아브토바즈 라다를 소유한 르노그룹(33.8%) 다음으로 시장점유율이 높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국내 완성차업계의 피해가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국내 완성차 업계의 러시아 자동차 생산이 더 큰 차질을 빚을 전망이라는 점이다. 지난 2월 24일 미국 상무부가 반도체·컴퓨터·통신·센서장비 등의 러시아 수출을 통제하는 제재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 제재에는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 PR)’이 적용된다. FDPR은 미국이 보유한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만든 제품을 제재 대상 국가에 수출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다른 나라에서 미국산 반도체를 이용해 생산한 제품의 러시아 수출이 금지할 수 있다는 거다. 

일례로 현대차그룹은 현지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러시아에서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부품의 상당수를 한국에서 공급받고 있다. 자동차 부품 공급이 끊기면 자동차 생산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거다.

국내 완성차업계는 물론 반도체 기술을 활용한 부품업체도 이번 제재의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참고: 미국은 FDPR 적용 대상에서 유럽연합과 일본·호주·영국·캐나다·뉴질랜드 등의 국가를 제외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FDPR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러시아 제재에 근심 가득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반도체 수급난이 러시아 공장 가동을 중단한 표면적인 이유”라면서도 “미국의 제재로 국내 완성차업계가 타격을 입을 건 불을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김필수 대림대(자동차학) 교수는 “부품회사의 경우 한두달만 대금 결제가 밀려도 큰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측면에서 자동차업계의 어려움은 상당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