섈 위 아트 | 서울호텔아트페어의 의미

차가운 바람이 남아 있던 지난 2월 말, 한국 미술계에 의미 있는 아트페어가 열렸다. 하루에 수십만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수많은 악재 속에서 개막한 ‘2022 서울호텔아트페어’였다.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 3개층을 임대해 진행한 이 페어는 참가자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포문을 열었다.

서울호텔아트페어 전시 풍경.[사진=뉴시스]
서울호텔아트페어 전시 풍경.[사진=뉴시스]

그럼 아트페어는 대체 뭘까. 미술계 사람들은 미술품과 작가를 소개하는 갤러리를 1차 시장이라고 부른다. 이를테면 갤러리는 에이전시이자 작가를 프로모션하는 기관인데, 한국에 있는 수많은 갤러리는 대부분 1차 시장에서 활동한다고 보면 된다. 

2차 시장은 미술품 경매장인 옥션이다. 1차 시장인 갤러리에서 작품을 구입한 이들은 여러 이유에서 재판매를 원한다. 옥션은 이같은 재판매 작품을 유통하는 곳이다. 좀 더 쉽게 풀어 설명하면, 1차 시장은 작품이 최초로 공개돼 판매되는 곳, 2차 시장은 그 작품이 재판매가 되는 곳이다.

아트페어는 1차 시장의 범주에 들어가는 행사라고 보면 된다. 일종의 미술장터라고도 불리는데, 갤러리들이 대략 3~5일간 부스를 확보해 작품을 판매하는 형태로 진행한다. 앞서 언급한 호텔아트페어는 이런 미술장터가 호텔에서 열린 것이다.

정수아트센터 최지인 작가 작품/ MZ세대작가테마전 토아치 작가 작품
정수아트센터 최지인 작가 작품/ MZ세대작가테마전 토아치 작가 작품

아트페어는 관람객의 퀄리티, 시장 상황에 따라 성적표가 달라진다. 행사가 끝날 때쯤 되면 일반적으로 판매 성적이 좋은 갤러리와 그렇지 않은 갤러리가 상반된 반응을 내비친다. 이런 맥락에서 2022 서울호텔아트페어는 성공적인 아트페어의 전형이라고 할 정도로 과정은 물론 결과도 좋았다. 

우선 갤러리들의 판매 성적표가 괜찮았다. 홍보가 잘됐기 때문인지 코로나19 국면에서도 방문객이 많았고, 방역 수칙도 잘 지켜졌다. 특히 VIP데이인 첫날에는 수억원대의 작품을 구매하는 컬렉터들도 제법 많았다.

그중 유난히 눈에 띄는 갤러리와 전시들을 소개하면 정수아트센터, 칼리파갤러리, 자작나무갤러리, MZ세대작가테마전이라고 할 수 있다. 정수아트센터의 최지인 작가는 섬세하면서도 자신만의 톤을 명확하게 보여줬다.

압구정으로 이전 개관하는 칼리파갤러리는 반려동물이 사랑하는 곰인형을 조형작품으로 만든 정찬부 작가의 작품이 돋보였다. 자작나무갤러리는 제주도에서 작업하는 김미량 작가의 최신 작품을 공개했다. 

칼리파갤러리 정찬부 작가 작품/ 자작나무갤러리 김미량 작가 작품
칼리파갤러리 정찬부 작가 작품/ 자작나무갤러리 김미량 작가 작품

MZ세대를 소개하는 테마전시에서 토아치 작가는 팝아트의 경쾌함과 순수회화로서의 무게감을 동시에 지닌 작품으로 좋은 인상을 남겼다. 올해엔 이전과는 다른 큰 아트페어가 많이 열린다. 세계 3대 아트페어라고 불리는 영국 프리즈아트페어가 올가을 한국화랑협회의 키아프(KIAF) 아트페어와 같은 기간에 한국에서 열린다. 

프리즈아트페어는 글로벌 미술시장의 핫플레이스인 영국 런던, 미국 뉴욕에서 개최했는데, 올해엔 한국에서도 열린다. 이는 전세계가 주목하는 K-콘텐츠 열풍이 ‘미술계’에도 불 것이란 얘기다. 

필자는 성황리에 막을 내린 서울호텔아트페어에서 그 조짐이 보였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2022년은 한국시각예술 세계화의 원년이 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 코로나19가 변수겠지만 말이다.  

김선곤 미술전문기자
sungon-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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