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환골탈태 하려면…
게임·유통 등 신사업 확장 중
연예인 없이도 성공 가능할까

하이브가 IT 산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고 있다. ‘BTS 월드’ ‘리듬하이브’ 등 2019년부터 꾸준히 게임을 출시함과 동시에 네이버의 스트리밍 서비스 브이라이브를 인수하면서다. ‘연예인 기획사’란 틀에서 벗어나겠다는 건데, 핵심 무기 BTS를 뺀 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뒤따른다.

하이브가 IT 신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은 하이브가 출시 예정인 게임 ‘인더섬 with BTS’.[사진=하이브 제공]
하이브가 IT 신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은 하이브가 출시 예정인 게임 ‘인더섬 with BTS’.[사진=하이브 제공]

방탄소년단(BTS)의 기획사 하이브(HY BE)가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손에 받았다.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9.8% 증가한 285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370억원)도 같은 기간 62.7% 늘었다. 이를 두고 하이브 관계자는 “BTS를 필두로 한 앨범과 공연 매출이 1분기에 대거 반영된 덕분”이라고 밝혔다.

흥미로운 건 아티스트의 직접 활동 외 수익도 상당하다는 점이다. 지난 1분기 공식 상품(MD)과 라이선싱·콘텐츠·팬클럽 등에서 발생하는 이른바 ‘간접 참여형 매출’이 131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6.0%에 달했다. 이런 형태의 매출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하이브가 연예인 콘텐츠를 앞세운 다양한 사업 영역에 진출하고 있어서다.

4월 26일 공개한 게임 ‘인더섬 with BTS’가 대표적이다. BTS가 직접 개발에 참여해 캐릭터로도 등장하는 이 게임은 올 상반기 출시가 예고돼 있는데, 공개한 지 3일 만에 100만건의 사전예약을 받는 데 성공했다.

그렇다고 하이브가 갑작스럽게 IT 영역에 발을 들여놓은 건 아니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였던 사명을 하이브로 바꿔 일찌감치 ‘엔터테인먼트’ 꼬리표를 떼려는 수순을 밟았다. 당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사업 영역이 넓어지면서 현재의 사업을 아우르고 확장할 수 있는 새로운 사명을 만들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하이브가 BTS에 의존하는 사업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하이브는 자사의 K-팝 커뮤니티인 ‘위버스’와 경쟁 관계에 있던 네이버의 동영상 서비스 ‘브이라이브’를 인수·합병(M&A)했다.

이를 발판으로 위버스를 콘텐츠 유통에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쇼핑 기능을 합친 종합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게 하이브의 계획인데, 연예인 기획과는 동떨어진 활동임엔 분명하다.

‘연예인 기획사’란 틀에서 벗어나기 위한 하이브의 노력은 인력 구조에서도 잘 드러난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전 넥슨 코리아 대표), 신영재 빅히트뮤직 대표(전 넥슨), 이진형 CCO(전 네이버) 등 하이브 경영진의 다수가 게임·IT업계 출신이다. 이는 “기획사 출신의 경영진은 채용해선 안 된다”는 방 의장의 철학이 인사 방침에 적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관건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하이브의 노력이 알찬 결실을 맺을 수 있느냐다. 이은희 인하대(소비자학) 교수는 “하이브의 신사업 기저엔 BTS가 깔려 있다”면서 “무엇보다 게임·플랫폼이 본연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이브의 신규 사업이 BTS 외의 흥행요소를 갖추는 게 긴요하단 말이다. 하이브는 과연 ‘진정한 IT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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