섈 위 아트 | Floating Garden展

부유정원.[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부유정원.[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한국 미술계에 올해만큼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 해는 많지 않다. 아트시장의 2차 상승기라고 불릴 만큼 한국 미술계는 수많은 기록을 세우고 있다. 1차 상승기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인 2007년을 말한다.

이때는 ‘갤러리에 그림만 걸어놔도 판매가 됐다’는 농 섞인 말이 유행했을 정도로 호황기였다. 당시엔 아트마켓의 1차시장 갤러리, 2차시장 경매 모두에서 이전 시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실적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15년 만에 2차 상승기가 찾아온 셈인데, 1차 상승기와 비교했을 때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 2007년엔 일반적이지 않았던 온라인 플랫폼, 소셜미디어, 스마트폰 등을 통해 질적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2차 상승기를 세계 미술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는 숱하다. 무엇보다 올해 가을 글로벌 4대아트페어 중 하나인 프리즈아트페어(Frieze Art Fair)가 서울에서 열린다.

아트 종사자들에게 비교적 낯선 개최지여서인지 각종 소셜미디어엔 다음과 같은 댓글이 달렸다. “한국에 무슨 일이 있어?”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건 어때?” 이는 해외 예술인들의 놀라움과 기대감이 한국에 쏠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또다른 사례도 있다. 온라인 글로벌 미술 플랫폼 ‘아트시(Artsy)’의 카린 카람 부사장이 지난 7월 한국을 찾았다는 점이다. 카람의 말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이 거머쥔 세계 미술시장에서 최근 놀라운 변화가 나타났는데, 그 중심에 한국이 있었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아트시 앱(App) 다운로드 현황을 보면 미국이 1위, 놀랍게도 2위가 한국이에요. 연간 230%씩 컬렉터가 늘고 있는 한국이 중요한 시장으로 급부상했다는 거죠. 그래서 한국을 찾아온 겁니다.” 

사유정원.[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사유정원.[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왜 이런 변화가 견인된 걸까. 이 질문의 답은 혁신의 물결에서 찾을 수 있다. 다소 고착해 있던 한국 미술계가 최근 들어 크게 변했다. 1차시장 갤러리, 2차시장 경매 외에 다양한 시장이 등장했기 때문이다.[※참고: 이를 현장에선 ‘미술계 N차 시장’이 탄생했다고 말한다. N차 시장은 경매장 외에 미술품이 거래되는 새 플랫폼을 의미한다.] 

N차 시장이 생긴 건 디지털 친화적이고 실용주의를 중요하게 여기는 MZ세대의 등장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 수년간의 미술품 거래 내역을 살펴보면, 20~40대에 이르는 젊은 컬렉터가 전체 거래액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중요해졌다. 

이같은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전시회가 재단법인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현대백화점의 협업으로 8월 1일부터 열리고 있다. 10월 30일 막을 내리는 ‘Floating Garden’전展이다. 기획은 ‘상업화랑’이 맡았고, 현대백화점 목동점의 다양한 공간을 활용하고 있다. 

이 전시회가 흥미로운 건 공적 이미지를 갖고 있는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민간과 함께 진행한다는 점이다. 

과거 백화점에서 전시회가 열린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백화점’과 협업 형태를 띤 전시회는 거의 없었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은 다양한 부대행사와 함께 ‘더현대닷컴’과 같은 온라인몰에서도 작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공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사유정원.[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사유정원.[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사실상 공적 부문과 상업적 부문이 힘을 합쳐 전시회를 열었다는 건 자아실현과 삶의 의미에 가치를 두는 MZ세대가 소비계층으로 성장했다는 방증이다. 디지털 기기로 정보를 활발하게 교류하는 MZ세대를 잡기 위해 새로운 기획이 가능해졌다는 거다. 

이 때문에 이번 전시회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올 것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상업과 손을 잡았다는 것 자체가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는 다양한 아트마켓 레이어(Art Market Layer)를 생성하기 위해 노력해온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번 전시회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은 전세계 미술계에 의미 있는 사례를 알릴 수 있는 중요한 위치에 섰다. 이 전시회가 새로운 흐름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했으면 한다.


김선곤 더스쿠프 미술전문기자
sungon-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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