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後 업종 분석➍ 게임

코로나19로 소비자의 온라인 활동이 늘면서 게임산업은 순풍을 맞았다. 게임사들은 실적 잔치를 벌였고, 이들 기업의 몸값도 치솟았다. 하지만 지금은 엔데믹(endemic·풍토병) 시대다. 팬데믹 국면에서 호황기를 누린 게임업계는 지금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까.

지난해 게임업계의 평균근속연수는 코스닥 100대 기업보다 1.19년 짧았다.[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게임업계의 평균근속연수는 코스닥 100대 기업보다 1.19년 짧았다.[사진=연합뉴스]

“게임산업은 코로나19의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2020년 3월, 삼정KPMG가 자체 발간한 ‘코로나19에 따른 산업별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분석한 내용이다. 엄격한 방역규제로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게임 이용자도 급증했기 때문이다.

관련 시장도 가파르게 커졌다. 2019년 15조5750억원이었던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2020년 18조8855억원으로 21.3% 증가했다. 2019년 성장률이 9.0%였던 것을 감안하면 코로나19 국면에서 눈부시게 성장한 셈이다.

이 때문인지 게임사들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일례로, 넥슨게임즈의 2021년 매출은 631억원을 기록해 2018년(236억원)보다 2.6배 증가했다.

넥슨뿐만이 아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8월 23일 기준) 중 게임사는 넥슨게임즈 외에 7곳(카카오게임즈·펄어비스·위메이드·컴투스·웹젠·위메이드맥스·네오위즈)이 더 있는데, 이들 경영지표에도 모두 ‘청신호’가 켜졌다.

‘뮤’ 시리즈로 성장한 웹젠은 2018년 대비 30.1% 증가한 2848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미르4’로 명성을 떨친 위메이드맥스도 같은 기간 23.2% 늘어난 35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런 성과의 공은 직원들에게도 돌아간 듯하다. 앞서 언급한 게임사 8곳의 지난해 평균근속연수는 3.97년, 평균총괄수익(근속연수만큼 회사를 다니면서 벌 수 있는 수익)은 3억1154만원이었다. 2018년과 비교하면 근속연수는 1.08년, 평균급여는 2338만원, 평균총괄수익은 1억4805만원 늘었다. 게임사들의 구인 수요가 급증한 것도 급여 상승에 플러스로 작용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게임업계 직장인들의 삶이 개선된 듯하지만 지난해 코스닥 100대 기업의 평균근속연수(5.16년)와 비교하면 1.19년 짧다. 게임산업에서 종사하는 근로자의 상황이 그리 안정적이진 않다는 방증이다.

문제는 게임산업의 성장세가 주춤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국면이 잦아들고, 게임 이용자가 빠르게 이탈하고 있어서다. 넥슨·엔씨소프트·컴투스·위메이드 등 국내 주요 게임사의 대표게임 6개 접속자 수가 지난해 6월 244만명에서 올해 6월 129만명으로 줄었다는 통계조사도 있다(모바일인덱스).

한국게임산업협회 관계자는 “오프라인 산업이 활성화하면 대척점에 있는 게임산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 “그러면 게임사들도 인력 구조조정을 고민할 것이고, 직원들의 처우도 바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진 듯한 게임 업계 종사자들의 삶도 ‘도로아미타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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