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後 업종분석➊ 2차전지

2차전지 관련 업종은 미래 성장성이 높은 산업군으로 꼽힌다. 그런데도 코스닥 상장사 100대 기업(시가총액 기준)에 속하는 2차전지 관련 기업은 5곳뿐이다. 지난 4년간(2018~2021년) 전 업종의 평균 근속연수가 늘었는데, 유독 2차전지 업종만 줄었다는 점도 낯선 통계다. 왜일까. 

2차전지 관련 업종에 속한 기업들은 설비투자와 고용을 급격히 늘렸다.[사진=뉴시스]
2차전지 관련 업종에 속한 기업들은 설비투자와 고용을 급격히 늘렸다.[사진=뉴시스]

3.55년, 5473만원. 더스쿠프(The SCOOP) 가 코스닥 시총 100위 기업 가운데 2차전지 관련 업종에 속하는 기업들의 평균근속연수와 평균연봉을 분석해본 결과다. 100대 기업 전체 평균근속연수는 5.16년, 평균연봉은 6605만원이었다.

2차전지 관련 업종이 전기차 시대의 도래와 함께 미래 성장성이 높은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다. 2차전지 관련 업종의 근속연수는 전체 평균치보다 짧고, 연봉은 전체 평균치보다 낮다는 의미여서다. 

게다가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은 2018년과 비교해 평균연봉은 16.1%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평균치(22.1%)보다 낮은 증가율이다. 평균근속연수는 전체 평균치가 0.42년 올랐는데, 평균근속연수가 줄어든 산업은 2차전지(-0.19년) 업종이 유일했다. 이쯤 되면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2차전지 업종의 성장이 따로 논다는 얘기도 나올 법하다. 

하지만 여기엔 함정이 있다. 코스닥 100대 기업 중 2차전지 관련 기업은 총 5곳인데, 대부분은 기업들이 증설과 함께 신입 직원을 더 뽑으면서 일어난 착시다.

일례로 2차전지용 양극활물질 등을 생산하는 엘앤에프를 보자. 이 기업의 2021년 평균근속연수는 3.58년이다. 2018년(4.92년) 대비 1.34년이 줄었다. 2차전지 관련 기업 중 감소치가 가장 컸다.

이 기간 평균연봉은 4455만원에서 4156만원으로 줄었다. 감소율은 6.7%로 역시 2차전지 관련 기업 중 감소치가 가장 컸다. 말하자면 엘앤에프는 2차전지 업종의 평균근속연수와 평균연봉을 줄이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그런데 같은 기간 직원 수는 481명에서 1021명으로 두배 이상 늘었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최근 증설로 인해 직원, 특히 생산직에서 직원이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평균근속연수와 평균연봉이 줄어든 이유가 성장으로 인한 고용증가에 있다는 거다. 

지난해 인적분할로 인해 직원 수 증감을 비교하기 힘든 에코프로를 제외하면 2차전지 양ㆍ음극재 생산설비 제조업체인 피엔티의 직원 수는 75.6%, 2차전지 전극공정 설비 제조업체인 씨아이에스의 직원 수는 10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차전지용 전해액첨가제를 생산하는 천보의 경우엔 직원 수가 4명 늘어나는 데 그쳤는데, 이 때문인지 평균연봉과 평균근속연수 모두 2018년보다 증가했다.  

결국 2차전지 업종이 유일하게 평균근속연수가 감소한 건 2차전지 업종이 호황을 누리면서 투자가 늘었고, 이로 인해 신규 고용이 가장 많았다는 방증이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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