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상장폐지 가처분 신청 기각
국내 거래소에서 사실상 퇴출
위기 맞은 위메이드 미래 플랜

12월 8일 오후 3시부터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위믹스의 거래가 중지된다.[사진=연합뉴스]
12월 8일 오후 3시부터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위믹스의 거래가 중지된다.[사진=연합뉴스]

앞으로 가상화폐 위믹스를 국내 거래소에선 거래할 수 없다. 위믹스의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를 막아달라며 발행사가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송경근 수석부장판사)는 위믹스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소속 4개 거래소를 상대로 제기한 거래지원 종료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결정으로 위믹스는 8일 오후 3시부터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에서 거래가 중지된다. 기존 투자자는 보유한 위믹스를 개인지갑이나 해외 거래소로 옮겨야 한다.  위믹스는 지난 11월 28일 이들 거래소로부터 거래지원 종료 통보를 받았다. 계획을 초과해 유통되는 위믹스가 지나치게 많다는 이유에서였다.

위믹스 측은 법원에 효력정지를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했고, 유통량 논란을 소명하는  자료와 상장 폐지 결정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내용도 제출했다. 상장 폐지 결정으로 피해를 본 위믹스 투자자들도 재판부에 탄원서를 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위믹스는 중견 게임사 위메이드가 자체 발행한 가상화폐다. 게임 아이템과 캐릭터 거래에 활용할 수 있다. 위메이드는 자사 게임 ‘미르4 글로벌’에 위믹스를 적용해 큰 인기를 끌었고, ‘돈 버는 게임(P2E·Play to Earn)’의 선두주자로 올라섰다.

회사 주가도 수직상승하면서 지난해 초 100위권에 머물던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가 연말엔 10위권으로 진입하기도 했다.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활용할 수 있는 게임을 연내 100개를 모아 거대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위믹스를 국내 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없게 되면서 이 플랜에 제동이 걸렸다. 위믹스의 거래량 대부분이 국내 거래소에서 발생하고 있어서다.

위믹스의 가치가 높아져야 위메이드 생태계에 게임과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구조인데, 위믹스를 주고받을 창구가 막히면 고꾸라진 위믹스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게 쉽지 않다. 11월 초 2500원을 맴돌던 위믹스의 가치는 가처분 기각 결정 이후 300원대까지 추락했다. 위메이드와 계열사의 주가도 한달 사이 30% 넘게 떨어졌다.

위메이드 측은 “법원의 판결은 존중하지만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 결정의 부당함을 밝히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계획”이라면서 “앞으로 진행될 본안소송과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통해 모든 걸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위믹스 거래 정상화를 꾀하기 위해 거래소의 상장 폐지 결정을 법적으로 더 다퉈보겠다는 거다. 그럼에도 이미 큰 폭으로 하락한 위메이드 주가와 위믹스의 반등을 당장 기대하는 건 쉽지 않다. 위믹스로 ‘대박’을 꿈꾸던 위메이드와 투자자들의 단꿈도 물거품이 됐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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