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혁신 커리어업 인턴십 탐구
4개월 발맞춤 인터뷰 5편
미더 대표-인턴 인터뷰

# 협업과 존중은 어느 조직에서든 중요하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선 머리를 맞대고,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그것은 기업의 크기와 상관없이 모두에게 중요한 요소다.

# 마인드 리더(mind leader)의 줄임말인 미더(meader)는 작은 기업의 이야기를 발굴해 그들의 성장을 돕는 소셜홍보회사다. 비영리단체, 사회적기업, 스타트업의 이야기가 많은 이들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맞춤형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 혁신기업-청년 발맞춤 다섯번째 인터뷰는 ‘미더’의 이야기다. 미더의 ‘종훈님’ 김종훈 대
표와 ‘혜송님’ 김혜송 인턴이 협업을 위해 서로를 존중하며 어떻게 성장해가고 있는지 들어봤다. 

‘사회혁신 커리어업 인턴십 프로그램’의 취지는 대학 졸업(예정)자들에게 사회혁신 분야에서 일해 볼 기회를 제공하고, 사회혁신 기업에는 준비된 인재 영입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가톨릭대학교가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교보생명 비영리부문 공익활동지원사업의 도움을 받아 기획했다. 사회혁신 기업 마크스폰·미더·소셜밸런스·아디·언더독스·열매나눔재단·플랜엠 등 7곳(가나다순)과 10명의 청년이 참여했다. 

머리를 맞대고,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을 갖는 건 기업의 크기와 상관없이 모두에게 중요하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머리를 맞대고,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을 갖는 건 기업의 크기와 상관없이 모두에게 중요하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 미더는 소셜홍보회사라고 알고 있습니다. 어떤 기업들의 홍보를 대행하고 있나요?
김종훈 대표(이하 김 대표) : “사회적 가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뛰고 있는 비영리단체나 사회적기업들,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있습니다. 2015년에 창업했으니까, 벌써 7년 차네요.” 


✚ 미더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김 대표 : “미더의 슬로건은 ‘더 좋은 이야기가 더 멀리 전해지도록’입니다. 기업을 운영할 때 홍보마케팅은 기본적으로 필요한 영역이지만 비영리단체, 사회적기업, 스타트업 같은 작은 기업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요. 미더는 그런 기업들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해 더 큰 임팩트를 만들기 위해 애씁니다. 이게 미더가 추구하는 가치입니다.”


✚ 사회혁신 커리어업 인턴십 프로그램(이하 커리어업 프로그램)은 어떻게 참여하셨나요?
김 대표 : “미더 초기에 인턴십 형태로 청년들과 일해 본 경험이 있어요. 하지만 그 이후론 계속 정규직으로 채용해서 일했죠. 우연히 커리어업이란 독특한 프로그램을 소개받았는데, 미더에 새로운 경험이 될 거 같아 참여를 결정했습니다. 게다가 그냥 인턴십이 아니라 사회혁신 인턴십이잖아요. 소셜섹터에 관심 있는 분들이 지원할 테니까, 분명 좋은 시너지가 날 거라고 판단했죠.”


✚ 김혜송 인턴은 어떤 생각이었나요? 
김혜송 인턴 : “저는 대학생 때부터 소설섹터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청각장애인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로 공모전에 참여해보기도 하고,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교육 봉사도 했고요. 이를 기반으로 인스타그램 채널을 운영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등 관련 활동들을 계속 해왔습니다. 졸업하고도 자연스럽게 소셜섹터 분야에서 커리어를 찾아봤고요. 커리어업 프로그램에 참여한 기업이 10곳 있었는데, 미더를 보는 순간 제게 딱 맞다고 생각했어요.”


✚ 미더에서 그동안의 경험들을 잘 살리고 있나요? 현재 김혜송 인턴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는 무엇인가요?
김 대표 : “이건 제가 설명하는 게 더 낫겠네요. 미더의 사업은 크게 두 줄기로 나뉩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비영리단체나 사회적기업, 스타트업의 홍보마케팅을 돕는 마케팅 대행 사업이 한 줄기고요. 다른 한 줄기는 브랜드 개발 사업입니다. 미더는 현재 자체 문구브랜드 ‘리바인더(2018년 론칭)’, 온라인 편집숍 커머스 브랜드 ‘위커밍(2021년 론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혜송님은 브랜드개발팀에서 두 브랜드를 운영하고 성장을 이끄는 업무를 수행하죠. 더 구체적으로는 리바인더의 콘텐츠를 기획하고 상세페이지를 구성하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미더는 대표부터 인턴까지 직급을 뺀 ‘○○님’이란 호칭을 사용한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김 대표는 김혜송 인턴을 ‘혜송님’, 김혜송 인턴은 김 대표를 ‘종훈님’이라 칭했다.

✚ 홍보마케팅 회사인데, 자체 브랜드를 운영하는 게 흔한 경우는 아닌 듯합니다.
김 대표 : “미더의 마케팅 대행 타깃은 대기업이 아닙니다. 대행비가 소액에서 시작하죠. 그 수익으로는 사업을 확장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더 큰 사업을 하는 회사로 만들자는 차원에서 자체 브랜드를 론칭했습니다. 다만, 수익 문제만은 아니었어요.” 


✚ 또다른 이유가 있었나요?
김 대표 : “네, 자체 브랜드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많이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예를 들면요?
김 대표 : “아무런 지식과 경험이 없는 상태로 제조업을 대행하는 것보다 어느 정도 경험을 해보면서 대행을 하면 더 깊이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겠다 싶었죠. 실제로 리바인더는 제조와 물류, 위커밍은 온라인 이커머스가 사업 모델이기 때문에 우리 브랜드에서 얻은 경험과 인사이트를 마케팅 대행에 잘 적용하고 있습니다.”


✚ 직접 경험해서 공감할 부분도 많겠네요.
김 대표 : “그렇죠. 그런 과정을 통해 우리의 마케팅 대행 서비스 질이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아직 자체 브랜드에서 나오는 수익의 비중이 크진 않지만, 점점 끌어올려서 두 줄기를 탄탄하게 이어가고 싶습니다.”

김종훈 미더 대표와 김혜송 인턴.[사진=더스쿠프 포토]
김종훈 미더 대표와 김혜송 인턴.[사진=더스쿠프 포토]

✚ 김혜송 인턴은 직접 업무를 맡아 진행해보니 예상대로 잘 맞는 옷인가요?
김혜송 인턴 : “일한 지 얼마 안 됐지만 회사 조직, 업무, 분위기 등이 첫 느낌과 상당히 일치해요. 배울 점이 많아요. 특히 의견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역량을 최대한 펼칠 수 있을 것 같아요.” 

✚ 커뮤니케이션 문화가 그렇게 좋은가요?   
김혜송 인턴 : “네, 매주 수요일에 전체 미팅을 해요. 종훈님도 참여하시는 미팅인데, 처음엔 ‘이런 분위기의 회사도 있구나’ 싶어서 무척 신기했어요.”


✚ 어떤 점이 그렇게 신기했는지요.
김혜송 인턴 : “각자 하고 싶은 얘기나 공유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에요. 그 시간을 통해 서로 좋은 영향을 많이 주고받아요.”


✚ 대표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 대표 : “미더엔 20대 중후반부터 30대 초반 청년들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20대 청년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조직이 아니면 빠르게 도태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20대 청년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조직 문화나 프로세스를 갖춘 회사가 성장할 테고요. 미더는 앞으로도 그분들 니즈에 맞게 변화해가고 싶습니다.”


✚ 하지만 소셜섹터에서 청년 인재를 영입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현실적인 문제도 있을테고요.
김 대표 : “소셜섹터라 인재를 뽑기 어렵다는 생각은 크게 하지 않습니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할 때 과거보다 더 많은 걸 따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됐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연봉만 보고 회사를 결정하는 것도 아니고, 나와 이 회사가 잘 맞는지, 회사의 방향성과 내 방향성이 잘 맞는지도 봐야 하잖아요. 그걸 어떻게 직접 경험하기 전부터 알려줄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합니다.”


✚ 입사 전에는 알기 어려운 것들이죠.
김 대표 : “그래서 채용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작은 회사가 말도 안 되는 일을 하는 거죠.(웃음)”


✚ 채용설명회요?
김 대표 : “지난 7월에 2회차에 걸쳐 채용설명회를 진행했습니다. 미더는 이런 회사니까 들어오고 싶은 분들은 오시라는 메시지를 주는 거죠. 각 팀장이 나와서 직무를 설명하고, 질문도 받았죠. 회차당 2시간씩 진행했습니다.”


✚ 구직자들 반응은 어땠나요?
김 대표 : “구직자들은 회사 정보를 알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겠지만, 사실 미더 내부적으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습니다.”

✚ 무엇이죠?
김 대표 :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사실 힘들잖아요. 야근까지 하며 힘들게 일했는데 월급은 왜 이것밖에 들어오지 않나 생각할 수도 있고요. 채용설명회에서 구직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해주면서 회사의 좋은 점들을 다시 한번 상기하고, 우리 회사에 들어오고 싶은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이런 회사에 다니고 있구나’하는 자부심이 생기는 거죠.”


✚ 김혜송 인턴도 그때 참여했나요?
김혜송 인턴 : “아뇨. 저는 그때까진 미더를 잘 몰랐어요. 그런데 제가 경험하고 있는 것들을 주변 취준생이나 인턴 활동을 하는 지인들에게 들려주면 미더를 굉장히 궁금해한답니다.”

✚ 청년들이 소셜섹터에 관심이 많나요?
김혜송 인턴 :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해요. 요즘 이직도 많고, 아예 새로운 직업으로 전향하는 일도 많잖아요. 그 일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듯해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김 대표 : “청년들이 소셜섹터에 관심을 가지는 것 자체가 무척 고무적입니다. 대기업에 갈 수도 있고, 작지만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기업에 입사할 수도 있잖아요. 그 지점에서 고민할 때 더 많은 분이 진지하게 소셜섹터를 고민해보면 좋을 거 같습니다.”

✚ 미더가 원하는 인재가 따로 있나요?
김 대표 : “저는 협업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좋습니다. 협업의 전제는 ‘잘된 건 네가 잘 해서이고, 못한 건 내 잘못도 있다’는 마음가짐이라고 봐요. 그게 가능하려면 ‘존중’이라는 키워드가 꼭 있어야 해요. 우리 미더에 있는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협업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그 바탕에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 있는 것 같아요. ‘미더덕’이라고 미더의 핵심가치가 있는데, 그중 다섯번째가 ‘모든 것은 예외 존중을 바탕으로 한다’입니다. 그만큼 존중은 중요하죠.”


미더덕은 ▲나는 프로다 ▲미더는 내가 이끌어간다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가 되자 ▲함께할수록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한다 ▲모든 것은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한다 등 미더가 추구하는 다섯가지 덕목을 말한다.

김혜송 인턴 : “여기 계신 한분 한분 뵐 때마다 ‘미더스럽다’란 말이 절로 떠올라요. 그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아마도 종훈님께서 말씀하신 서로 간의 존중 문화 때문인 것 같아요.”

✚ 김혜송 인턴은 미더가 아니더라도 계속 소셜섹터에서 커리어를 이어갈 생각인가요?
김혜송 인턴 : “아직 결정한 건 없지만, 커리어를 선택할 때 지금의 경험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을 것 같아요.”

김 대표 : “사실 처음엔 사회경험이 별로 없는 학생일 거라 큰 기대를 하지 않았거든요. 면접 보기 전에 포트폴리오를 보고 미더랑 잘 맞을 거란 생각은 했었지만, 정말 기대 이상입니다. 담담하게 맡은 일 잘하고 구성원들과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해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고 있습니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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