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아무것도 아니다」
고난을 이겨낸 CEO 17인의 이야기

타인의 성공만큼 타인의 실패 경험이 어땠는지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타인의 성공만큼 타인의 실패 경험이 어땠는지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우린 어려서부터 ‘성공’과 ‘실패’란 이분법적 사고에 길들여지며 자란다. 성공은 신성하고 거창한 목표이며, 실패란 두렵고 피해야 하는 거라 여기는 식이다. 그래서 성적은 무조건 좋아야 하고, 대학도 일류, 기업도 대기업에 들어가는 게 정답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문제는 이런 생각들이 매사를 결과에, 특히 성공한 사례에 집중하게 한다는 것이다.

물론 자신의 성공을 위해 전진하는 모습은 매력적이다. 타인의 성공 요인이 궁금한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내가 어떤 실패를 겪었는지를 돌아보는 것, 타인의 실패 경험이 어땠는지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실패는 성공을 위한 과정이기에, 성공을 알기 위해선 실패를 먼저 알아야 큰 힘이 될 수 있어서다. 

신간 「실패, 아무것도 아니다」는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한국 대표이사, 카네기 연구소 대표이사, 젠하이저 코리아 초대 한국 지점장 등 ‘C-Suite Club’으로 모인 CEO들의 실패담을 담고 있다. C-Suite Club(CSC)은 완제품 제조사, 부품회사, 물류회사, 여행사, 헤드헌팅, 노무법인, 세무법인, 법무법인, 인수합병 전문회사, 병원, 부동산 컨설팅, 재무컨설팅 등 다양한 업종의 국내외 기업 CEO들로 구성된 단체다. 

“각자의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젊은 직장인, 사업가들에게 멘토가 돼 주고자 경험을 공유하게 됐다.” 17인의 CEO들은 이 책을 통해 자신들과 같은 고민을, 어쩌면 더 힘든 도전을 하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을 실어주고 싶다고 말한다.

제약, 휴대전화, 외교, 경영, 행정, 조선, 노무 등 우리가 알지 못했던 다양한 산업의 뒷이야기들도 흥미로운 읽을거리다. 관련 산업에 관심 있는 이들이나 여러 분야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싶은 이들에게 실용적인 참고가 될 듯하다.

많은 사람이 실패를 겪는다. 저자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에겐 노력했음에도 예상치 못한 난관에 좌절하거나 다사다난한 실패를 경험한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궁즉통, 궁하면 즉 통한다’는 말처럼 밑바닥까지 내려갔던 저자들은 모두 시련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정답을 찾아냈다. 

타인의 실패담은 자신에게 어떤 시련이 닥칠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된다. 타인의 실패 경험을 통해 앞으로 다가올 자신의 실패를 읽을 수 있단 얘기다. 실패를 알고 실패하는 이들과 실패를 모르고 실패하는 자의 차이는 실로 크다. 실패의 무서움을 알고 대비했던 자라면 아무리 크게 실패해도 금세 일어설 수 있다. 이 실패를 이겨내면 성공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패의 민낯을 모르는 사람은 작은 실패에도 타격을 입는다. 그래서 다시 도전하는 걸 포기하기 쉽다. 이런 미래를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우리가 실패를 읽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패를 말하는 건 중요한 일이다. 그 과정을 통해 스스로는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도 귀중한 지침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타인의 경험만큼 손쉬운 교훈은 없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막상 실패의 경험을 가감 없이 이야기하는 이들은 드물다. 실패했던 기억을 꺼내놓기란 쉽지 않으며, 시련 극복 과정이 자칫 자랑으로 비칠 수 있어서다. 저자들의 솔직한 경험담이 더없이 고맙고 유익하게 느껴지는 까닭이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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