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볼 만한 신간
시로 느끼는 탈북민의 삶
시인 발길 따라 가는 여행
삶 반추하는 여덟편의 신작

「삶이 나에게」
봉순이 지음 | 천년의 시작 펴냄


봉순이 시인은 2003년 북한을 나온 지 2년 만인 2005년에야 한국에 입국했다. 이런 시인의 삶이 그대로 담은 시집 「삶이 나에게」가 출간됐다. 추천사를 쓴 이승하 시인은 봉순이 시인의 시를 “간절한 민향의 시요, 애절한 향수의 시”라고 평한다. ‘탈북민’이라는 타인으로 한국에 왔지만 시집을 통해 봉순이 시인은 ‘탈북민’을 ‘우리’로 만든다. 시인의 고백과 호소로 탈북민이 우리와 함께 어떻게 살아가는지 살필 수 있다. 

「외등은 외로워서 환할까」
서하 지음 | 걷는 사람 펴냄


출판사 ‘걷는 사람’의 77번째 시인선이 나왔다. 서하 시인의 「외등은 외로워서 환할까」는 서정시를 쓰던 세대가 다루던 소재를 그대로 담아낸다. 젊은 세대에게 이제는 오히려 이국異國처럼 느껴지는 경상도의 옛 풍경과 이야기를 담은 시를 읽다 보면 그 시절의 서정을 확인할 수 있다. 시인의 추억을 따라가며 한 사람의 인생을 촘촘히 들여다보자.

「우리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임볼로 음붸 지음|코호북스 펴냄 


미국 석유기업 ‘셸’은 2021년 기름유출로 피해를 입은 나이지리아 주민들에게 1억1100만 달러의 배상금을 지급했다. 사건 발생 50여년이 지난 후에서였다. 소설 「우리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는 이런 현실과 판박이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미국 석유기업의 무책임한 유전 개발로 오염된 아프리카 코사 마을에선 아이들이 죽어나간다. 하지만 부패한 정권은 아랑곳 않고 주민들이 ‘싸움’에 나서는데…. 그들의 싸움은 곧 혁명이 된다.


「사서, 고생」
김선영 지음|문학수첩 펴냄 


수많은 책이 즐비하고, 차분하고 고요한 도서관….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교양 넘치고 우아할 것만 같다. 도서관 사서로 일하는 이 책의 저자는 “도서관도 생존을 위한 치열한 일터일 뿐”이라고 말한다. 일의 영역에서 삶을 성찰하는 에세이 시리즈, ‘일하는 사람’의 열한번째 책이다. 책과 누구보다 가까워야 하는 직업 같지만 책과 가장 멀어질 수도 있는 직업, 사서의 세계로 초대한다. 

「감정 관리도 실력입니다」
함규정 지음|청림출판 펴냄 


좋은 인간관계를 위해 노력하지만 주위에 사람이 없고, 가족을 위해 사는 데도 외로움을 느낀다면 ‘감정 관리’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해 봐야 한다. 나도 모르게 불같이 화를 내는 것도 문제지만, 감정을 억누르고 언제나 이성적으로만 행동하는 것도 옳은 방법은 아니다. 이 책의 저자는 “감정적으로 행동해 일을 그르치는 일을 반복한다면 평소 감정을 하찮게 다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적절히 화내고, 슬퍼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럭키, 스트라이크」
이청 지음 | 푸른사상 펴냄


점성술사, 트랜스젠더, 문제적 아동…. 우리 주변에 있지만 스며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청 작가의 첫번째 소설집 「럭키, 스트라이크」는 이런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피리 부는 사나이가 돼서 문제아 싹이 보이는 아이들을 모두 모아 자폭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바늘로 스스로의 피부를 찔러 실을 꿰넣기도 한다. 이들은 정말 비현실적인 인물들일까. 이 소설은 이들 역시 우리 주변의 익숙한 사람들이라고 넌지시 말한다.

「신발 원정대」
송찬호 지음 | 창비 펴냄


송찬호 시인이 동시집으로 우리를 찾아왔다. 돌멩이와 결혼식을 올리는 거위, 깊은 저수지 바닥에서 기지개를 켜는 자동차, 책 속에 사는 여우 등 다양한 상상의 세계를 시집에 담았다. 시인이 겪은 시골 생활은 환상 속 세계로 이어진다. 어린이를 위해 나온 책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충분히 즐거운 이야기들이다. 그 자체로 송찬호 시인의 시 세계와 맞닿아 있다.

이지원·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책 제공=문학전문지 뉴스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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