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크업 스토리: 화장의 기나긴 역사」
가장 오랜 사회적 행위, 인간의 화장
화장의 행위와 의의에 관한 고찰

얼굴에 무언가 발라 꾸미는 일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사회적 행위 중 하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얼굴에 무언가 발라 꾸미는 일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사회적 행위 중 하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뷰티 영역은 인플루언서나 인기 블로거들이 가장 많이 활동하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특히 메이크업은 차고 넘칠 만큼 관련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많은 이들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화장 전문가들의 세계를 들여다보고 그들의 비법을 배우거나 공유하고 있다.

최근엔 성별이나 연령대와 무관하게 화장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메이크업을 여성의 영역, 젊은 층만의 관심사라고 한정하는 사람도 드물어졌다. 어디서든 손쉽게 제품을 구매하고 누구나 원하는 스타일의 화장으로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넘치는 정보에 비해 화장의 근원적 스토리를 찾아보긴 어렵다. 예를 들어 ‘인간은 언제부터 얼굴에 칠을 했을까?’ ‘사람들은 왜 화장을 하는가?’ ‘화장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걸까?’ 같은 질문의 답이다. 

신간 「메이크업 스토리: 화장의 기나긴 역사」는 고대 이집트에서 할리우드까지, 클레오파트라부터 마돈나까지, 다양한 시기와 장소를 오가며 화장의 역사를 짚는다. 화장이 어디서부터 시작됐고 어떻게 흘러왔는지 국가를 넘나들며 ‘화장’과 ‘화장품’이 가져온 변화들을 살펴본다.

저자는 엠마 왓슨, 케이트 윈슬렛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의 메이크업 담당과 시세이도의 제품 개발, 랑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메이크업 아티스트다. 메이크업 업계 일선의 직업인으로서 화장품에 대한 애정과 고민을 바탕으로 화장이 어떻게 우리에게 영향을 미쳤는지 이야기한다. 

이 책은 ‘서로 다른 여성들의 얼굴’을 통해 화장의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맥락, 기술적 면모까지 두루 살피며 우리에게 어떤 선택지와 자유가 있는지 논한다. 먼저 고대에서부터 현대까지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일어난 화장의 행위와 의의를 세밀히 들여다본다.

“인간은 선사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자연 그리고 화학 법칙에서 얻어낸 재료로 자신을 꾸며왔고, 이 행위가 품은 의미는 역사적 맥락에 따라 꾸준히 변화했다.” 저자는 고대에는 공동체 의식을 다지거나 적에게 두려움을 주는 용도로 화장을 했지만, 현대에 와서는 아름다움·사회적 지위·젊음을 나타내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각종 화장품과 브랜드,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메이크업 ‘뮤즈’들을 소개하고, 루주, 마스카라, 아이라이너, 블러셔가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어떤 변천사를 거쳤는지 살펴본다. 20세기 광고들이 왜 여성을 불안하게 만들며 화장을 강요했는지, 안전을 검증하지 않는 제품이 어떻게 여성을 위협했는지 등 뷰티 산업의 문제점들도 언급한다. 아울러 ‘뷰티 멘토’로서 화장이 어떻게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는지도 이야기한다. 

각 장에서는 헬레나 루빈스타인, 엘리자베스 아덴, 에스티 로더 등 현대적 아름다움을 정립한 명사들을 소개한다. 저자는 이들이 ‘개척자 정신’을 통해 새로운 색상과 질감을 가져옴으로써 화장의 선택지를 늘렸다며, 이 선택지의 확장이 우리에게 다양한 아름다움을 알려주고 권력을 분산할 수 있게 했다고 강조한다.

더불어 메이크업으로 독보적인 스타일을 창출해 오늘날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인물들도 등장한다. 오드리 헵번, 매릴린 먼로, 마돈나와 에이미 와인하우스까지 대중문화에 깊이 자리 잡은 메이크업 아이콘의 얼굴들이 미친 문화적 영향력도 다룬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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