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부부의 재무설계 1편
출산 앞둔 신혼부부의 고민
소비 줄이려고 노력하지만
배달음식, OTT 등 지출 만만찮아
어떻게 양육비 마련할 수 있을까

여기 출산을 앞둔 신혼부부가 있다. 아이를 위해 목돈을 마련해보려 하는데, 쉽지가 않다. 아내가 안정도 취할 겸 지출을 줄이기 위해 집에서만 생활하는데도 가계부는 늘 마이너스다. 걱정이 태산인 이 신혼부부의 문제는 무엇일까. 더스쿠프(The SCOOP)와 한국경제교육원㈜이 이 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출산을 앞둔 부부에게 목돈 모으기는 큰 부담이 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출산을 앞둔 부부에게 목돈 모으기는 큰 부담이 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은서(가명·32)씨는 요즘 체중이 부쩍 늘었다. 올해 초 임신 사실을 확인한 후 식탐이 급격히 늘어난 탓이다. 삼시세끼 사이사이 간식은 기본이고, 밤엔 야식도 자주 먹는다. 원체 마른 체구라 겉으로 보기엔 티가 나지 않지만,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몸무게를 보니 한씨는 걱정이 앞섰다.

생활패턴이 달라지자 지출도 확 늘었다. 한씨 혼자라면 몰라도 남편인 양수호(가명·33)씨도 한씨의 식습관을 따라가니 둘이서 한달에 쓰는 식비만 100만원에 달했다. 갑작스럽게 늘어난 지출은 이뿐만이 아니다.

전세 아파트(시세 3억원)를 구하기 위해 빌린 전세대출금(2억원·연이율 4.29%)을 다달이 갚아야 하고, 새집에 가전제품을 들이느라 사용했던 신용카드 할부금(총 400만원)도 내야 한다. 이 때문에 부부가 월급을 합쳐 소득이 늘어났음에도 가계부는 매월 50만~60만원씩 적자가 났다.

다급해진 부부는 머리를 맞대고 지출을 줄일 방법을 고민했다. 한씨가 안정을 유지할 겸 부부는 자주 가던 주말여행을 자제하고 가능한 한 집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즐겨 찾던 영화관은 OTT로 대체했다. 그럼에도 가계부 적자는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았다.

문제는 아이의 출산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한씨의 출산 예정일은 올해 12월 중순쯤인데, 부부는 모아둔 돈이 거의 없다. 아이가 생기면 식비부터 의류비까지 안 오르는 지출항목이 없다. 멀게 보면 아이를 위한 교육비도 조금씩 쌓아놔야 한다.

“머리로는 이대로 가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는데, 소비패턴이 몸에 배서 그런지 지출이 줄어들 생각을 안 하네요.” 고민하던 부부는 재무상담을 통해 답을 찾아보기로 결정한 다음 필자를 찾아왔다.

1차 상담에서 필자가 파악한 양씨 부부의 재정 상태는 이렇다. 둘 다 중견기업을 다니는 부부의 월 소득은 총 610만원으로 남편이 310만원, 아내가 300만원을 번다. 정기지출로는 공과금 26만원, 식비·생활비 100만원, 통신비 24만원, 주유비·교통비 50만원, 부부 용돈 100만원, 보험료 79만원, 대출상환 77만원, 데이트 비용 50만원, 신용카드 할부금 35만원으로 총 541만원이 발생한다.

1년에 걸쳐 쓰는 비정기지출은 다음과 같다. 자동차 관련 비용 200만원(이하 1년 기준), 경조사비 200만원, 명절비 200만원, 의류·미용비 250만원, 여행비 200만원 등 1050만원이다. 한달로 계산하면 평균 87만원씩 쓰는 셈이다.

금융성 상품은 주택청약종합적금 총 10만원, 적금 20만원, 주식투자 20만원 등 50만원이다. 이렇게 부부는 한달에 678만원을 지출하는 탓에 월 68만원씩 적자를 보고 있다. 부채로는 언급했듯 전세대출금 2억원, 신용카드 할부금 400만원이 있다.

부부가 재무 상담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크게 2가지다. 하나는 내 집 마련이고, 다른 하나는 자녀가 태어났을 때를 대비해 목돈을 확보하는 것이다. 평범한 직장인에게 내 집 마련은 십수년이 걸리는 장기목표이니 급할 게 없지만, 출산자금은 당장 필요하다.

이를 어떻게 모아야 할까. 출산을 5개월 앞둔 부부가 출산비용 예산을 600만원으로 정했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출산일을 기점으로 역으로 환산해 월 120만원씩 저축해야 한다. 하루에 4만원씩이다.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더구나 부부는 월 70만원 가까이 적자를 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달에 20만원씩 넣고 있는 주식도 수익률이 좋지 않다. 최근 6개월간 연속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10년 가까이 꾸준히 주식을 해온 남편 양씨가 관리를 도맡아왔는데, 경험이 풍부한데도 최근 자산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서인지 손해를 메꾸지 못하고 있다.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부부는 나름 ‘집콕’이란 대안을 마련했지만, 그것만으로 지출을 줄이는 건 쉽지 않다. 요새는 비대면 문화가 발달해 있어 집에만 있어도 ‘지출의 유혹’이 생긴다. 배달음식·OTT·모바일 게임의 유료결제 등이 그렇다.

특히 배달음식이 과소비의 주요 원인이 된다. 최근 배달대행업체들이 수수료를 인상하면서 배달료가 음식값과 맞먹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평일엔 4000~5000원 배달비가 발생하는 건 기본이고, 주말·심야엔 할증이 붙기도 한다. 이 정도라면 1인분 가격을 더 지불하고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럼 이젠 어떻게 해야 할까. 가계부부터 생활 패턴까지 전부 바꿔야 하는 상황일지 모른다. 부부는 이를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다음 시간에 좀 더 자세히 소개하도록 하겠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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