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pedia
미 연준 고위대출책임자의견조사
기업·가계 대출 수요 변동성 점검
6월 금리 결정 좌우할 신용 경색
금리 인상할 경우 은행 파산 우려
연준 금리 시계 어느 방향 향할까

[사진 | 뉴시스]
[사진 | 뉴시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분기마다 발표하는 고위대출책임자의견조사(Senior Loan Officer Opinion Survey) 보고서. 설문 조사는 미 전역 104개 은행의 고위 대출 담당자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연준은 이들에게 기업ㆍ가계 대출 수요가 어떻게 변했는지, 은행이 대출 기준을 강화하고 있는지 등을 묻고, 그 결과를 리포트로 작성해 발표한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은행권의 도산이 이어지고 있는 지금, 슬루스가 미국 경제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키포인트로 떠올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최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6월 금리결정의 핵심 요인으로 ‘신용 경색’을 지목하면서다,

문제는 현재 글로벌 경기가 신용 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유동성을 늘릴 수도, 줄일 수도 없는 상태란 점이다. 

가령, 지난 4일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팩웨스트뱅코프, 웨스턴얼라이언스 등 미국 지방은행의 주가는 줄줄이 폭락했다. 금리인상→시장 통화량 감소→은행 자금 조달 위기→은행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미국의 고용 지표는 어느 때보다 견조한 상태다. 미국의 4월 실업률은 3.4%로 3월보다 0.1%포인트 더 낮아지면서 1969년 5월 이후 5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간당 임금도 1년 전보다 4.4% 올랐다. 

파월 의장이 4일 FOMC 이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고금리 유지가 불가피하다’는 뉘앙스를 남긴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연준으로선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면 신용 경색 리스크가 커지고, 동결하거나 인하하면 물가상승을 부채질하는 셈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1분기 슬루스 결과는 연준의 6월 행보를 뒷받침할 근거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연준의 발표에 따르면, 전체 은행의 46.0%가 ‘1분기 대출 기준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4분기(44.8%)보다 1.2%포인트 늘어난 수치인 만큼, 연준도 금리인상 시계를 늦출 확률이 높다. 가뜩이나 시장에 돈이 풀리지 않는 상태에선 기준금리 인상이 기업에 이중고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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