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s infographic
인포그래픽으로 본 세상
가성비 내세우는 유통 PB
고물가에 PB도 가격 인상
'프리미엄화’로 전략 전환

편의점 업계가 PB 생수 가격 인상을 계획했다가 철회했다.[사진=뉴시스]
편의점 업계가 PB 생수 가격 인상을 계획했다가 철회했다.[사진=뉴시스]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생활물가에 들어온 빨간불이 서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식품, 생활용품 할 것 없이 모조리 오르고 있어서다(표➊). 이럴 때 주머니가 가벼워진 서민들이 선택할 방법은 딱히 없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거다. 되도록 안 쓰고, 반드시 써야 한다면 줄이는 것만이 상책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유통업계의 자체 브랜드인 PB(private brand)가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PB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자 유통업계가 그 범위를 점점 확대하고 있는 거다. 롯데마트의 ‘온리프라이스’ ‘초이스엘’ ‘요리하다’, 이마트의 ‘피코크’ ‘노브랜드’, 홈플러스의 ‘심플러스’ ‘홈플러스 시그니처’ 등이 대표적이다.[※참고: 롯데마트는 지난 3월 ‘초이스엘’ ‘온리프라이스’ 등의 PB를 ‘오늘좋은’으로 통합했다.]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편의점, 슈퍼, 이커머스 등에서도 PB를 키우고 있다(표➋).

PB상품의 가장 큰 매력이자 경쟁력은 가격이다.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와 직접 계약을 맺기 때문에 일반 상품보다 가격대를 낮게 책정할 수 있다. 그렇다고 PB상품의 가격이 오르지 않은 건 아니다. 고물가 기조 속에 PB상품 가격도 알게 모르게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해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이 대형마트 3사의 PB상품 773개를 대상으로 가격 변화 여부를 조사한 걸 보자.

조사 대상의 60.3%에 해당하는 466개의 제품이 2021년과 비교해 가격이 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표➌). 롯데마트의 ‘온리프라이스’는 가격변동 비교 대상 159개 중 140개(88.1%) 가격이 올랐는데, 그중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건 포도씨유다. 2021년 5000원이던 온리프라이스의 포도씨유가 2022년엔 7900원으로 인상된 거다.

최근엔 편의점 업계가 PB 생수 가격 인상을 계획했다가 일제히 철회했다. 생수 제조사들이 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자 편의점도 이 행렬에 동참하려고 했으나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에 따라 가격 인상 카드를 다시 품속에 감춘 거다. 하지만 언제 다시 꺼낼지 모를 일이다(표➍).

가격 인상 저항에 부담을 느낀 유통업계는 이를 ‘PB의 프리미엄화’ 전략으로 바꾸는 모양새다. 이마트가 유명 맛집과 협업해 피코크의 프리미엄화에 힘을 쏟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 관계자는 “PB상품은 유통마진과 마케팅 비용을 줄여 소비자에게 가성비 있는 상품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개발됐다”면서 “가격을 인상하거나 상품을 프리미엄화하는 등의 인상을 이어갈 경우 PB상품의 본질을 떠나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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