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마켓분석
2차전지주 중심 에코프로그룹
3분기 잠정실적 기대치 못 미쳐
양극재 수요 둔화-판가 하락 영향
증권가 목표주가 하향, 투자 보류
실제 주가는 일시적 등락 반복 중

2차전지 대장주로 꼽히는 에코프로그룹주의 주가가 또 한번 들썩였다. 3분기 잠정실적 공시와 함께 급락했던 에코프로ㆍ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투자 보류’와 ‘투자 적기’ 의견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에코프로그룹의 주가 그래프는 어디로 향할까.

에코프로그룹이 3분기 잠정실적을 공시했다.[사진=에코프로그룹 제공]
에코프로그룹이 3분기 잠정실적을 공시했다.[사진=에코프로그룹 제공]

상반기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2차전지 소재기업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이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지난 13일 두 회사의 잠정실적 공시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3분기 매출 1조9045억원, 영업이익 65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8.9% 감소했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3분기 매출(1조8032억원)은 1년 전과 비교해 15.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459억원)은 67.6% 줄었다. 


에코프로그룹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감소한 배경에 “광물 가격 하락과 전방 수요 부진이 있다”며 “자세한 설명은 (11월) 공식 실적 발표 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시장의 분석도 다르지 않다. 교보증권은 16일 발표한 리포트에서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판가 인하, 전기차 수요 둔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의 소재 수요 부진을 3분기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 어닝 쇼크 이유 =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에코프로그룹은 2차전지 양극재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지주사로, 양극재를 직접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이 양극재를 만들기 위해선 리튬이 필요하다.

문제는 최근 3개월 새 리튬 가격이 급락했다는 점이다. 런던금속거래소에 따르면 8월 17일 톤(t)당 3만5521달러였던 수산화리튬 선물(1개월 기준) 가격은 16일 2만3886달러로 32.8% 하락했다. 


언뜻 리튬 가격이 떨어지면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어서 유리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 납품가는 원재료 가격과 연동한다. 리튬 가격이 떨어지면 에코프로그룹이 만든 상품 가격을 낮춰야 한다. 당연히 수익성에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마진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경기불황으로 전기차나 ESS 제조사들의 양극재 수요마저 주춤하니, 에코프로비엠으로선 이중고를 맞았던 거다. 

이처럼 업황이 악화하며 에코프로ㆍ에코프로비엠의 실적이 시장예상치를 밑돌자 두 회사의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3분기 잠정실적을 공시한 13일 에코프로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6%(12일 87만3000원→13일 83만3000원) 하락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의 주가하락률은 3.2%(12일 25만4000원→13일 24만6000원)였다. 

[자료 | 한국거래소]
[자료 | 한국거래소]

■ 엇갈린 투자 의견 = 앞으로 두 회사를 향한 투자 여부를 두고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증권업계에선 보수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BNK증권은 1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리튬 가격 추이를 감안할 때 4분기에도 양극재 판가 하락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높은 물가와 불확실한 경제상황 등으로 전방산업 수요가 빠르게 회복하긴 어려워 보이기 때문에 양극재 업계 전반의 실적 부진 흐름은 4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BNK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24만6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하이투자증권 역시 “리튬 가격이 점차 안정화할 가능성은 있지만 뚜렷한 상승세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2024년 연평균 양극재 판가는 전년 대비 10~15%가량 하락할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목표 주가를 27만원으로 낮추고, 투자 의견 ‘보류’를 제시했다.  

반면 선대인경제연구소의 선대인 소장은 “지금이야말로 투자 적기”라면서 “2차전지 소재주는 지금 사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선 소장의 설명을 들어보자.

“앞으로 소재 시장은 중국 시장과 중국 외 시장으로 나눠질 거다. 중국 외 시장 중 특히 북미 시장에서 2025~2026년 소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데, 당장 내년부터 수요가 가파르게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양극재를 포함한 소재 수요가 늘어나면 리튬 가격도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본다. 수요가 없는 상태일 때는 가격이 더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면서 원재료 구입을 미뤘던 기업들이, 반대로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선 원재료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사재기를 해둘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2차전지 소재주는 지금이 바닥 가격이다. 투자자들이 겁을 먹을 필요가 없다.”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양극재 수요가 증가하고, 그러면서 리튬 가격도 동반 상승할 테니 에코프로그룹의 수익성도 좋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양극재 시장의 관건은 수요 회복과 판가 상승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투자자들의 투심이 어디로 향할지도 알 수 없다. 3분기 잠정실적 발표 당일 내리막길을 걸었던 에코프로ㆍ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17일 오전 11시 50분 기준 각각 84만원선, 25만원선을 회복하는 듯하더니 결국 83만원(에코프로), 24만9000원(에코프로비엠)으로 다시 내려앉았다. 에코형제의 주가 그래프는 결국 에코프로그룹이 성장성을 다시 증명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