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문학계가 변하고 있다. 출판사에는 작가들을 관리해주는 소속사로서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으며, 출판사를 거치지 않는 독립적 발행 혹은 작은 출판사들이 늘어났다. 이러한 가운데 문단 데뷔 방식 역시 다변화가 이루어졌다. 웹, 메일링, 구독서비스, 독립출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며 작가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이러한 변화들 속에서도 신춘문예는 아직 전통적 방식의 데뷔처로 그 역활을 하고 있다. 새로운 작가들의 데뷔를 축하하며 아래와 같이 표로 정리했다. 또한 뉴스페이퍼는 나이와 성별 학교 등 관련 정보가 편견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 어릴 때 살던 동네엔 뒷산이 바로 붙어 있었습니다. 뛰어노는 영역은 동네 놀이터에서 자연스럽게 뒷산까지 넓어졌죠. 겨울에 눈이 오면 비닐봉지를 깔고 눈썰매를 탔습니다. 여름에는 이것저것 잡으러 수풀을 해치고 다녔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뒷산은 저에게 재밌는 놀이터였습니다. # 매미, 나비, 방아깨비, 메뚜기, 개구리, 잠자리…. 채집통에 넣을 수 있는 크기라면 눈에 보이는 대로 몽땅 잡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개중엔 잡기 까다로운 녀석도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사마귀였습니다. 생긴 것부터 무섭게 생긴 녀석이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낙원을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 물과 산이 일렁이는 곳, 구름과 돌이 서로 다정한 곳. 하늘은 높은 곳에서 흐르고 웃음소리는 낮게 깔린다. 바람과 햇살이 번갈아 피부를 어루만진다. 낙원에 가까운 미술관, ‘뮤지엄 산’에 다녀왔다. 미술관까지 가는 길이 험난하다. 강원도 원주에 도착해 시내에서 택시를 타고 30분, 산 위에 있는 뮤지엄 산에 도착했다. 입장료를 보고는 마음 속도 험난했다. 전시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되어 있는데, 기본관과 명상관, 설치 미술가 제임스 터렐의 전시까지 모두 관람하면 일반 성인이 39,000원. 그럼에도 외
대문에 사자머리가 붙어있다. 용맹한 얼굴에 위협적인 갈기로 무장한 사자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버스 손잡이만 한 철고리를 물고있다. ‘밀림의 왕’ 사자는 대체 언제부터 대한민국 주택 대문에 붙은 채 그 집을 지키기 시작한 걸까. 이 땅에서 많이 사용해온 문양인 용, 호랑이, 새, 물고기, 도깨비도 아니고 왜 사자였을까. 살짝 검색해보니 1970~1980년대 양옥집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자연스럽게 서양식 대문에 사자머리 손잡이가 달렸던 것으로 추정된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말이다. 이번 주제는 단독주택의 대문이다. 집과 바깥의 경계에 선 커
1.오늘 밤, 마치 달빛에 취한 듯, 몇 그루 나무에서 적어도 새 세 마리가 그토록 용감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당신은 새들 음표의 어지러운 질감을 하나의 지도로 말아 올릴 수 있으리. 횡으로, 그 다음엔 종횡으로 접히는 기쁨과 탄식의 시들이 그 지도에 납작하게 붙여져서 다른 천 가지 종(種)에게 산들바람 크기의 봉투에 담아 보내어질 것이다. 이해되리라는 희망 없이.2.최근에, 나 또한 내 꿈들보다 한참 아래에 있는 암호화를 엿듣는 중이다.지금까지 내가 배운 것: 나는 모든 노래와 웃음이 끝나기를 바라지 않는 것만큼이나 죽고 싶
[뉴스페이퍼 = 김보관 기자] 가을에 어울리는 단 한 권의 시집을 추천하라면 나는 아이러닉하게도 여름의 초입 우리를 찾아온 “줄무늬를 슬퍼하는 기린처럼”을 떠올릴 것이다. 비의 향기와 오후 서너 시의 산책길, 겨울의 눈 쌓인 들판을 만날 수 있는 시집 “줄무늬를 슬퍼하는 기린처럼”에는 사계절을 넘어선 창밖 거리의 구석 구석이 고루 담겨 있다.특히 벤치에 앉은 노인과 전철 출입문에 얼굴을 대고 우는 여인은 물론이고 잠 못 드는 나비와 죽은 매미의 날개로 뻗어 나가는 박형준 시인의 기민한 시선은 우리가 쉽게 지나친 세상의 테두리를 섬세
54일간 이어진 장마는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빠진 소상공인을 더 힘들게 만들었다. 수마水魔로 입은 피해가 작지 않아서다. 문제는 자연재해에 대비할 수 있는 정부정책 보험인 풍수해보험의 가입률이 0.37%(8월 11일 기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홍보 부족, 판매사의 무관심, 가입대상의 인식 부족, 정책보험의 한계 등으로 인해 보험 가입률이 낮다고 입을 모은다. 소상공인의 풍수해보험 가입을 늘리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풍수해보험의 가입률이 턱없이 낮은 이
# 손바닥으로 눈을 가리고 큰소리로 열까지 셉니다. 아이들은 우당탕 거리며 숨을 곳을 찾습니다. 소리만 들어도 어디에 숨는지 그려집니다. “찾는다!” 큰소리로 외치고 눈을 뜹니다. 어디 숨었는지 모르는 척 적당한 시간을 들여 찾아내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숨은 장소 근처만 가도 아이들은 꺄아아아 비명을 지르며 뛰어나옵니다. 가끔은 숨바꼭질인지 술래잡기인지 헷갈립니다. #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동화책에도 숨바꼭질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루는 곤충들이 숨바꼭질을 합니다. 방아깨비는 풀숲에 숨었습니다. 대벌레는 나뭇가지에 매달립니다. 술래인
지구 온도가 오르면서 세계 곳곳에서 이상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최근엔 ‘매미나방’ 유충 수가 전국적으로 가파르게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 벌레는 나뭇잎을 닥치는 대로 갉아먹는 데다 몸에 닿으면 피부질환을 일으켜 해충으로 분류됩니다. 국내엔 마땅한 천적이 없어서 대처하기도 쉽지 않답니다. 지구를 이대로 둔다면 매년 도심을 가득 메운 나방을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nungnunge8@gmail.comhttp://instagram.com/nungnungehttp://www.nungnunge.com글 =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lhk@thes
또 망쳤는데 어쩌면 좋죠? 삶이 파괴되는 상처 이후에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뉴스페이퍼 = 강윤슬 에디터] 망했다, 또 망했어. 아니 대체 이게 뭐람? 뭐가 망했느냐고? 이것저것 다. 취미로 그림을 그리면서 내가 곧잘 하곤 하는 말이다. 잘 그리려고 할수록 아무 생각 없이 그린 것보다 어째 더 망치는 것 같다. 이런 것은 그림뿐만이 아니다. 뭔가를 열심히 하려고 하면 대충할 때보다 더 잘 안 되는 느낌이 들곤 한다. 요리든 뭐든 열심히 만들다 순간의 실수로 앗 하는 사이에 이미 일은 그르쳐버린 후다. 이런 경험 나만 하나요?“어쩌
맨발로 춤을 췄다고 한다 발롱! 더 높게 발롱! 한 번의 착지를 위해 수많은 추락을! -「발레리나」부분, 최현우 [뉴스페이퍼 = 유수진 에디터, 시인] 이 시구를 입에 ‘사탕처럼 물고’(「박하사탕」) 다닐 때가 있었다. 입 속에서 오물거리다가 자꾸 입천장으로 튀어 오르려는 글자들 때문에 한동안 최현우를 앓았다. 그의 첫 시집이 나오길 오래 기다렸다. 2014년 조선일보에 당선한 후 첫 시집이 나오기까지 육 년이 걸렸다. 시인의 이십대를 묶었다는 최현우 시인의 첫 시집, 『사람은 왜 만질 수 없는 날씨를 살게 되나요.』(문학동네, 2
[뉴스페이퍼 = 김지현 기자] 6월 23일 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대한출판문화협회 주최로 ‘작가의 작가-시인편’이라는 주제의 강연이 열렸다. 이날 강연에서는 우리가 좋아하는 작가에게 영감을 주는 작가와 작품을 공개하고 독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패널로는 황인찬 시인, 유계영 시인, 양안다 시인이 참여했고 정기석 시인의 사회로 행사가 진행되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정기석 시인은 패널로 참가한 시인들을 소개했다. 이날 참여한 시인들은 모두 현대문학으로 데뷔했다. 황인찬 시인의 작품으로는 ‘구관조 씻기기’, ‘희지의 세계’가
몇해 전 대학원 과정을 밟고 있던 필자는 강의시간에 다음과 같은 교수의 질문을 받았다. “인간의 동맥경화는 언제 시작될까요?” 많은 수강생이 다양한 답변을 쏟아냈다. “성인 이후” “완경 이후” 등등. 필자는 “연령과 관계없이 식이 및 운동 등 생활 습관이 잘못된 순간부터 동맥경화가 진행됩니다”라고 답했지만 교수는 만족하지 못한 표정을 지었다. 교수의 입에서 나온 답은 다소 뜻밖이었다. “태어나는 순간 동맥경화가 시작됩니다.” 인간을 상품에 빗대어 문제가 생기는 시점을 예상하자면 포장지를 벗긴 순간부터라는 논리다.필자는 가족력(일명
[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계간 문예지 ‘시와경계’가 지난 12일 창간 10주년을 맞이하여 대전 정동 태화장에서 ‘1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시와경계는 2009년 1월 12일 대전 지역에서 처음 만들어진 잡지로 2001년 창간되어 2008년까지 발행된 ‘시와상상’을 모태로 하고 있다. 시와상상은 박명용 시인과 김남규 시인(시와경계 발행인)이 좋은 잡지를 만들고자 창간한 잡지로 2008년 박명용 시인이 세상을 떠나며 폐간했다. 시와경계는 김남규 시인과 이전부터 실무를 담당해온 최광임 시인(편집인) 등이 모여 만들었으며 현재 20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일본어문학회가 주최하고 한국문예창작학회와 동경대학교 언어태(言語態)연구회가 공동 주관한 “2018 일본국제문학심포지엄” 및 한일시인교류회가 지난 7월 16일 일본 동경대 고마바캠퍼스에서 개최됐다. 이번 심포지엄 및 한일시인교류회에서는 “문화와 언어, 생태와 문학”이라는 대주제로 1부에서는 권현지, 박영우, 조동범, 황영경 등이 주제 발표를, 석연경, 이사라, 천수호, 한혜경, 타냐 고 홍 등이 작품 발표를 진행했다.권현지 시인은 김이듬 시에 나타나는 시적 주체의 주된 정서인 불안의 형성화가 어떻게 이뤄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지난 6월 27일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인 김주중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고 김주중 씨를 추모하고자 덕수궁 대한문 앞에 분향소가 세워졌고 추모와 애도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0일에는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한국작가회의 국제위원회, 신동엽학회가 공동으로 “쌍용 피해자를 추모하는 낭송회”를 개최했다. 2009년 정리해고와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나야 했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은 여전히 직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2015년 노사가 해고자 복직에 합의했지만 일터로 돌아갈 수 있었던 이는
[뉴스페이퍼 = 정근우 기자] 거제시에서는 지난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거제에서 단 하루가 주어진다면 – 로맨틱 스폿4’를 주제로 거제도 가볼만한곳과 여행코스를 소개했다.거제시에서 공개한 거제도 여행코스는 당일치기 일정으로 소개돼, 주말 나들이 코스로 참고하여 거제도로 여행을 가는 이들이 늘고 있다.거제시에서 가장 먼저 소개한 데이트 코스는 내도와 마주한 조용한 바닷가에 위치한 공곶이로, 80년간 공곶이를 가꿔온 노부부의 노력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끝겨울인 이맘때쯤 찾아가면 빨간 동백이 송이 째 떨어진
[뉴스페이퍼 = 정근우 기자] 최근 국내 유명 예능프로그램에서 거제도 매미성이 배경으로 출연한 이후 거제도 가볼만한곳을 찾아 거제 여행코스를 계획하는 이들이 많아졌다.2003년 태풍 매미로 농지가 훼손되어 그곳에 돌을 쌓아 성벽을 만들면서부터 생겨난 거제도 매미성은 관광지로 지정된 곳은 아니지만, 바다와 성벽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는 모습으로 현재에는 많은 여행객들이 방문하는 곳으로 자리잡게 됐다.거제도에는 이외에도 동백꽃으로 가득한 지심도나 동화 속 풍경 같은 바람의 언덕, 예쁜 사진을 찍기에 더할 나위 없는 외도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국내에는 수많은 문학 모임이 존재하지만 그 중에서도 ‘서울문학회’는 굉장히 특이한 모임이다. 외교관들이 모여 만들어졌다는 점 때문인데, 2006년 라르스 바리외 전 주한스웨덴 대사를 중심으로 만들어져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한국 작가를 초청, 작품세계와 한국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는 안 회그룬드 주한스웨덴대사가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주한스웨덴대사관저에서 진행되는 행사에는 초청 받은 문인들과 외교관들이 모여 문학을 중심으로 다양한 교류를 나눈다. 지난 11월 15일 열
일제 강점기를 그린 영화를 보면 대부분 감독이 너무 흥분한다. 적국인 일본인보다 더 악랄한 한국인 배신자가 꼭 등장한다. 일본과 싸우고, 한쪽에서는 우리끼리 치고 받으니 영화가 온통 뒤죽박죽이다. 세계 어느 나라도 이렇게 누워서 침 뱉기식의 자학성 강한 ‘국뽕(국가와 히로뽕의 합성어)’ 영화는 없는 것 같다.‘군함도’와 ‘택시운전사’의 흥행 차이는 한마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