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가 만난 프랜차이즈 CEO | 조동천 보나베띠 대표

와인에 이탈리언 음식을 붙였다. 색다른 조합에 마니아가 생겼다. 손님 중 30% 이상은 외국인이다. 요즘은 외국인 손님이 더 늘어나 ‘메뉴판 번역시스템’까지 구축했다. 이국적인 이탈리언 음식과 다양한 와인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보나베띠’ 얘기다. 이 프랜차이즈의 조동천 대표를 만났다.

▲ 조동천 대표는 “와인과 이탈리안 음식의 결합은 외식업의 블류오션”이라고 말했다. [사진=보나베띠 제공]
이탈리안 레스토랑하면 떠오르는 게 있다. 셰프다. 몇년 전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파스타’에서처럼 셰프의 능력은 레스토랑의 미래를 좌우할 때가 많다. 그런데 이런 통설에 반기를 든 브랜드가 있다. 2008년 문을 연 이탈리아 레스토랑 ‘보나베띠’인데, 전문 셰프를 없애고 ‘레시피 메뉴’ 시스템을 정착했다. 경력이 많지 않은 주방 인력도 이탈리안 고급요리를 만들 수 있도록 메뉴를 설계한 것이다. 식자재도 개별 포장돼 공급된다. 식자재는 물론 유통비용을 줄일 수 있다.

보나베띠의 또 다른 특징은 와인. 매장마다 80~100종의 와인이 있다. 전세계 50만종의 와인 중 한국인의 입맛, 이탈리안 요리와의 궁합, 선호도를 종합해 선별됐다. ‘마시고 죽자’가 아니라 ‘와인을 곁들이며 음식을 즐기고 행복을 느끼자’는 공간이다. 종류가 많은 와인을 설명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무선전자태그 방식의 와인인식기다. 와인의 라벨만 인식하면 해당 와인에 대한 설명이 출력된다. 이에 따라 경력이 짧은 직원도 베테랑 소믈리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 [더스쿠프 그래픽]
조동천 보나베띠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전 세계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인식하는 주류는 ‘와인’이다. 그럼에도 와인의 소비는 여전히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 이탈리안 음식과 와인을 결합한 시장을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있었다. 국내 소비자들도 풍미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여겼다.”

외국인 관광객이 찾아와도 불편함이 없을 만한 시스템도 만들었다. 다국어 전자메뉴판이 그것이다. 전체 고객의 30%에 이르는 외국인 고객이 사용하는 언어에 맞춰 메뉴판 내용이 번역된다. 외국인 접객에 불편함이 없다는 게 보나베띠의 장점이다.

조 대표는 한 대기업에서 20년을 근무했다. 인사ㆍ교육ㆍ영업 등 다양한 업무를 두루 맡으면서 ‘될성부른 아이템을 볼 줄 아는 감각’을 키웠다. 40대 초반에 임원이 된 그는 내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2005년 와인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와인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아이템보다 성공 가능성이 컸다.

와인인식기 설치해 서비스 질↑

그러나 사업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와인시장의 형성이 생각보다 더뎠기 때문이다. 와인을 유통해본 경험이 없다는 점도 단점으로 작용했다. 수요 예측을 제대호 하지 못했고 와인을 관리하는 것도 허술했다. 창업 첫해, 많은 손해를 봤다. 금전적으로 8000만원 이상 손해를 봤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폐기 처분한 와인도 수만병에 달했다. “이때 생각한 게 와인과 잘 어울리는 음식을 결합해야 승산이 있다는 거였어요. 이탈리안 레스토랑(보나베띠)은 이렇게 탄생했죠.”

조 대표의 경영철학은 원칙에 충실하자다. “가맹점과 본사의 관계가 악화되는 것은 서로가 욕심을 내기 때문이죠. 원칙대로만 하면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보나베띠는 현재까지 가맹점과의 분쟁 사례가 없다.
이호 더스쿠프 창업전문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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