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로비치 버전 ‘백조의 호수’

▲ 국립발레단이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백조의 호수'를 선보인다. [사진=뉴시스]
세계적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 버전의 ‘백조의 호수’가 선보인다. 국립발레단(예술감독 강수진)이 4월 10~13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클래식 발레의 대명사 ‘백조의 호수’를 공연한다. 음울하고 신비로운 호수에서 24마리 고니들이 차이콥스키의 음악에 맞춰 추는 군무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호두까기인형’ ‘잠자는 숲속의 미녀’와 함께 차이콥스키 3대 발레로 일컬어지는 ‘백조의 호수’는 그동안 수많은 안무자가 다양한 형태로 만들었다. 그중 악마와 왕자가 치열하게 대결하는 유리 그리고로비치 러시아 볼쇼이극장 전 예술감독 버전이 가장 극적이라는 평가다. 다른 ‘백조의 호수’와 달리 1막과 2막에 추가된 악마와 왕자의 남성 2인무, 광대의 36회전, 궁정의 왈츠군무가 특히 인상적이다.

그리고로비치가 1969년 재안무한 ‘백조의 호수’는 한국에서 공연한 작품과 비교해 내용이나 안무 스타일이 매우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악마 로트바르트에 대한 해석이다. 기존 ‘백조의 호수’에서는 단순한 악마에 불과했던 로트바르트가 지그프리트 왕자의 무의식을 좌우하는 천재적인 존재로 묘사된다. 운명(악마)과 사랑(왕자)의 치열한 싸움이 그리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국립발레단은 이번 작품을 “동화로만 알던 ‘백조의 호수’를 심리 묘사에 충실한 낭만소설의 경지로 올려놓았다”며 “무용수들에게 그 어떤 ‘백조의 호수’보다 긴장감과 연기력을 요구한다”고 소개했다. 비극과 해피엔딩, 두 결말 중 국립발레단은 관객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자 해피엔딩을 선택했다. 그리고로비치는 행복한 결말을 위해 차이콥스키 음악의 빠르고 경쾌한 풍을 살리는 방향으로 악보를 전면 재편집하기도 했다. ‘오데트ㆍ오딜’ 역은 김지영ㆍ이은원ㆍ김리회ㆍ박슬기, 지그프리트 역은 이동훈ㆍ이재우ㆍ이영철, 로트바르트 역은 이재우ㆍ이영철이 맡아 무대에 오른다. 코리아심포니오케스트라(지휘 박태영)가 연주한다.
이지은 기자 suujuu@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