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두 얼굴

국내 산업생산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4년 11월 소비와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각각 1.9%, 13.1% 늘어났다. 그러나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3개월 연속 떨어져 2013년 9월 이후 최저치인 102를 기록했다. 11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99.8을 기록해 전달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아직 한국경제는 불황이라는 얘기다.

▲ 단통법 시행으로 급감했던 휴대전화 소비가 회복되면서 11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9% 증가했다.[사진=뉴시스]
경기회복 조짐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이 12월 30일 밝힌 2014년 11월 산업동향에 따르면 소비판매와 제조업 생산이 각각 3개월, 4개월 만에 전월 대비 증가 반전됐다. 설비투자는 한달 만에 13.1% 증가로 돌아섰다. 다만 소매판매와 제조업 생산은 최근의 감소폭에 비해 개선폭이 미흡했다.

생산부문에서는 서비스업과 건설업 등에서 감소를 보였다. 그러나 광공업에서 생산이 증가해 전월 대비 0.1% 증가했다. 광고업 생산은 화학제품과 1차금속 등에서는 감소했다. 반면 자동차, 반도체와 부품 등이 늘어 전월에 비해 1.3% 증가했다. 이처럼 제조업 생산은 자동차와 반도체 생산 확대에 힘입어 4개월 만에 증가 반전의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내수와 수출 출하가 동반 증가 반전한 가운데 재고가 줄어 재고ㆍ출하 비율이 119.8%까지 떨어지며 전월 대비 5.3%p나 하락했다.

이같은 재고 부담 완화는 증산 압력에 긍정적이다. 하지만 기업경기실사지수 정체가 이어진 데다 그동안의 생산 감소폭에 비해 11월 증가폭이 미흡하다는 평가다. 업계는 생산활동의 본격적 개선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비스업 생산은 금융ㆍ보험, 운수업 등에서는 증가했으나 숙박ㆍ음식점, 전문ㆍ과학ㆍ기술업 등이 줄어 전월에 비해 0.3% 감소했다.

내수 경기는 엇갈린 모습이다. 신발ㆍ가방 등 준내구재(-1.0%)는 감소한 반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으로 10월 중 급감했던 휴대전화 소비가 회복됐다. 여기에 컴퓨터와 서적, 문구 등 비내구재 판매가 늘어 11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9% 증가 반전했다. 그러나 심리지표 악화가 계속됐다.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3개월 연속 떨어져 2013년 9월 이후 최저치인 102를 기록했다. 소매업태별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로 편의점(9.3%), 무점포소매(7.3%), 승용차ㆍ연료소매점(6.5%) 등은 증가했고, 백화점(-11.1%), 슈퍼마켓(-2.9%), 전문소매점(-2.3%)은 감소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경기는 대조적이다. 설비투자는 하반기 들어 월별 증감이 반복되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일반기계류, 기타운송장비 등의 투자가 증가하면서 전월에 비해 13.1% 증가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특수산업용기계, 자동차 등의 투자가 늘어 10.6% 증가했다. 반면 건설기성은 한 달 만에 1.7% 감소하며 반전을 보였다. 건설수주는 신규ㆍ재개발주택, 항만ㆍ공항 등에서 수주가 줄어 3개월 연속 전월 대비 20%대 감소세를 이어가며 재차 꺾이는 양상이다.

11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8을 기록해 전달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8월 100.5를 기록한 뒤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더니 결국 기준점인 100 밑으로 떨어졌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현재 경기가 순환사이클상 어느 정도 위치에 놓여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기준치인 100 밑으로 내려갔다는 것은 그만큼 현재 경기국면이 좋지 않다는 의미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부터는 유가 속락에 따른 구매력 개선 효과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신성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상반기 중 2015년 예산의 58%를 조기 집행한다는 방침임을 감안하면 1분기에는 전기 대비 1% 내외 성장률 회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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