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복합쇼핑몰 효과

▲ 복합쇼핑몰이 들어선 지역의 아파트 시세가 올라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복합쇼핑몰이 경기도 지역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덩달아 인근 아파트 시세도 올라가고 있다. 쇼핑과 문화생활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보니 유동인구와 주택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반면 복합쇼핑몰과 경쟁 관계에 있는 상가는 매출이 줄고 권리금 역시 하락하고 있는 모습이다.

# 서울 영등포에 사는 직장인 박경한(43)씨는 요즘 주말마다 영등포역 인근 타임스퀘어를 찾는다. 쇼핑을 하기 위해서다. 그는 쇼핑이 끝난 후 식당가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가족과 함께 식사도 즐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쇼핑몰 안에 있는 영화관에서 자녀들과 함께 영화도 본다. 서점도 들러 읽을 만한 책도 구입한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하루가 다 저문다.

박씨처럼 복합쇼핑몰에서 몰링(Malling)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몰링이란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쇼핑센터를 찾는 것이 아니라 식사ㆍ게임ㆍ영화 등 다양한 문화체험을 동시에 즐기는 소비 형태를 말한다. 침체된 국내 유통업계에 쇼핑과 문화ㆍ외식ㆍ엔터테인먼트를 한 장소에서 즐길 수 있는 초대형 복합쇼핑몰은 구미가 당기는 시장이다.

 
특히 최근에는 한 곳에서 쇼핑과 먹거리ㆍ문화ㆍ업무시설ㆍ호텔 등을 한 곳에 모은 매머드급 복합단지 형태의 쇼핑몰이 들어서는 추세라 해당 지역의 고용효과는 물론 경제 활성화와 함께 일대 부동산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대형 복합쇼핑몰을 유치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다. 실제로 복합쇼핑몰ㆍ백화점 등 대규모 상업시설이 위치한 아파트ㆍ오피스텔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부동산 분양 광고에도 ‘인근 대형 마트 입점’과 같은 대형 상업시설과의 접근성을 강조한 내용이 자주 등장한다. 상업시설이 필수적인 생활편의시설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쇼핑과 문화생활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보니 유동인구도 풍부하다. 편리한 생활여건을 찾아 주택수요가 늘어나는 한편 백화점 직원과 관계사로 인한 지역 인구 유입과 경제 활성화까지 꾀할 수 있어 주변 부동산 시장에는 더없는 대형 호재다. 대형 상업시설은 인근 아파트 가격상승을 좌우할 정도로 그 영향력이 막강하다. 특히 도심 라이프스타일이 강조되면서 대규모 상업시설은 식료품과 생필품 쇼핑뿐만 아니라 문화생활까지 제공해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 또한 대형 복합쇼핑몰은 역세권과 유동인구 등을 철저히 조사한 뒤 들어서기 때문에 상권 중심지 또는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를 잡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인근 아파트 시세가 높게 형성된다.

복합쇼핑몰 인근 땅값 쑥쑥

실제로 서울 여의도에 복합쇼핑몰인 ‘IFC몰’이 들어서자 주변 아파트 시세가 올라갔다. 인근 목화아파트(전용 89㎡ㆍ약 27평)의 평균 매매가격은 IFC몰 착공 직후인 2006년 12월 6억5250만원에서 개장한 2012년 8월 7억1500만원으로 6250만원 증가했다. 대형 복합쇼핑몰은 분양성적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지역은 경기도 KTX 광명역세권과 경기도 고양 삼송지구다. KTX 광명역세권은 대형 유통상점인 코스트코와 롯데아울렛 개장에 이어 지난해 12월 이케아 본점이 문을 열면서 주변 신규 분양 시장이 완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광명역 주변에 분양된 아파트는 최근 두달 새 웃돈 4000여만원이 붙었다.

광명역세권의 신규 분양시장이 들썩이자 광명 구시가지내 기존 아파트도 수혜를 입고 있다. 장기간 가격 보합세를 보이다 최근 오름세로 돌아섰다. 광명시 광명동 상우1차는 76㎡(약 23평)가 지난해 말 1억9000만원에서 올 초 1000만원 오른 2억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주택형 109㎡(약 33평)는 전달 대비 500만~1000만원 시세가 뛰었다. 경기도 고양 삼송지구 역시 대형 복합쇼핑몰 등장으로 수혜를 받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삼송역 인근에 9만6555㎡(약 2만9208평)의 부지를 확보했고, 올 상반기 백화점ㆍ명품관ㆍ영화관 등으로 구성된 복합쇼핑몰 착공에 들어간다. 현재 고양 삼송지구의 시세(84㎡ㆍ약 25평)는 4억원 초반대를 형성하고 있다. 최초 분양가 대비 3000만〜500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 부동산시장에서 상업시설은 필수적인 생활편의시설로 꼽힌다. [사진=뉴시스]
반면 신세계 복합쇼핑몰이 무산된 대전의 경우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9ㆍ1부동산 대책 효과로 수도권 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은 훈풍이 불었지만 대전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는 오히려 급증했다. 신세계 복합쇼핑몰 건립 계획이 무산된 당시인 지난해 8월 대전 시내 미분양 아파트는 763가구로, 7월(590가구)에 비해 29.3%(173가구)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 미분양 아파트 증가율이 2%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대형 복합쇼핑몰은 주변 상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복합쇼핑몰과 경쟁 관계에 있는 상가의 권리금은 하락한다. 대형 쇼핑몰이 생기면 유동 인구가 많아져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만 경쟁 관계에 있는 업종은 매출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대입구역 로데오거리, 미아삼거리 역세권, 영등포역 일대, 신림역 일대 등 대형 쇼핑몰이 들어선 지역 상가 40개를 대상으로 권리금을 조사한 결과(1층 50㎡ㆍ약 15평 기준), 최근 3년간 10~20% 떨어졌다.

주변 상가 권리금↓ 월세 ↑

영등포역 맞은편 대로변에 있는 상가의 권리금은 2010년 1월 2억5000만원에서 최고 4억원까지 형성됐지만 2015년 1월 최고 권리금이 3억원으로 떨어졌다. 미아삼거리 역세권에 있는 11개 상가의 평균 권리금도 2010년 3억4000만~4억원에서 올 1월 3억원 초반대로 낮아졌다. 반면 주요 상권에 있는 상가의 월 임대료는 오름세를 보였다. 미아삼거리 상가의 월 임대료는 2010년 330만~400만원에서 최근 350만~520만원까지 상승했다. 주요 상권의 1층 상가는 프랜차이즈 경쟁이 심해 1년 단위로 계약을 하고, 계약이 끝나면 임대료가 오르는 경우가 많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 2002ct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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