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지있는 여성 위한 레슨

퍼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브레이크 읽기’와 ‘볼 스피드’인 이유는 뭘까. 내리막 경사를 제대로 읽지 않으면 볼이 홀컵을 지나 하염없이 굴러간다. 300야드 드라이버나 핀 1m 옆에 붙이는 샷도 1타지만 짧은 퍼팅 놓치는 것 또한 1타다. 300야드 드라이버 쳐놓고 1m 짧은 퍼팅 놓치면 얼마나 억울할까.

퍼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퍼터 잡는 방법, 퍼팅의 자세, 그리고 퍼팅 스트로크에 이어 팔로스로까지 이야기했다. 이만하면 내가 친 볼은 홀컵 속으로 저절로 빨려 들어갈 것 같지만 이 또한 기대에 불과하다. 그린 브레이크(break)를 읽는 것과 그에 맞춰 볼 스피드를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해서다. 이는 볼 셋업이나 볼 터치, 팔로스로보다 중요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그린에서 하는 퍼팅은 평평한 테이블에서 하는 당구가 아니다. 그린에는 경사가 있고, 등성이가 있으며 좌우로 휘어지는 곡선도 있다.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내리락하는 부분도 있고, 홀컵 주위는 언제나 울퉁불퉁하는 부분이 도사리고 있다. 이것이 바로 그린 브레이크다. 더 쉽게 말하면 공과 홀컵 사이에 있는 변곡점이다.

▲ 브레이크를 잘못 읽었다면 볼 스피드를 잘 조절해야 한다. [사진=뉴시스]
그렇다면 퍼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브레이크 읽기’와 ‘볼 스피드’인 이유는 뭘까. 내리막 경사를 제대로 읽지 않으면 볼이 홀컵을 지나 하염없이 굴러간다. 300야드 드라이버나 핀 1m 옆에 붙이는 샷도 1타지만 짧은 퍼팅 놓치는 것 또한 1타다. 300야드 드라이버 쳐놓고 1m 짧은 퍼팅 놓치면 얼마나 억울할까. 여하튼 퍼팅한 볼이 오른쪽으로 흘러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론 왼쪽으로 흘러간다면(에임과 스피드가 정확했다는 가정 아래) 퍼팅은 브레이크를 잘못 읽은 탓이다.

오른쪽으로 3컵가량 휠 거라고 생각했는데, 왼쪽으로 1인치가 휘었다면 합계 4컵 정도 벗어난 셈이 된다. 하지만 여기에 볼 스피드까지 정확하지 않았다면 퍼팅은 30㎝, 아니 3m 이상 벗어날 수도 있다. 볼 스피드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 퍼팅의 성공 확률은 그만큼 떨어진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홀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멈추거나 홀을 크게 지나가 버릴 우려가 커진다. 설령 브레이크를 잘못 읽었다고 하더라도 볼 스피드만 정확하다면 볼은 홀컵으로 들어갈 수 있다.

대단히 간단하고 논리적인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대부분의 아마추어 골퍼는 볼 스피드를 고려하지 않는다. 그린 위에 쪼그리고 앉아 이쪽저쪽을 다니며 퍼팅 브레이크를 읽어보지만 볼 스피드는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얘기다. 특히 여성 골퍼들은 퍼팅의 브레이크가 볼 스피드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강하게 퍼팅을 하면 퍼터헤드에서 튕겨 나가는 반발과 질량의 관성에 의해 속도가 빨라진다. 때문에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고 그린을 따라 잘 휘어지지도 않는다. 반면 부드럽고 느리게 퍼팅하면 라인의 영향을 훨씬 더 많이 받으며 큰 각도로 볼이 휘어지게 된다. 모든 퍼팅의 브레이크는 어느 정도 V자(큰 갈래에서 좁혀짐) 형태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V자의 범위 안이라면 어느 지점에서든 볼은 홀컵으로 빨려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속도만 잘 조절하면 말이다.

필자는 쇼트게임을 가르칠 때마다 이런 점을 중요한 요소로 다룬다. 경사가 심한 그린의 2m짜리 퍼팅을 시도할 때 힘을 많이 줘 빠른 속도로 볼을 굴려본다. 볼은 2컵 정도 밖에 휘지 않지만 운이 좋으면 두세번 가운데 한번은 홀컵 뒤 벽을 맞고 안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훨씬 느리게 볼을 굴리면 적어도 30㎝ 이상 휘며 홀컵 가장자리를 향해 천천히 굴러간다. 그중엔 홀컵으로 떨어지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느린 퍼팅의 브레이크가 빠른 속도의 퍼팅보다 훨씬 커진다는 거다. 이는 홀컵 안으로 떨어지는 확률이 높아짐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김용효 파빌리온 경기팀장 webmast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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