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의 비만 Exit | 살과 사랑 이야기

▲ 유ㆍ무산소 운동을 잘 배합해야 지방이 잘 탄다.[사진-=뉴시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ㆍ무산소 운동 중 지방을 효율적으로 태우는 운동은 어떤 것일까.  대학 체육학과 수업시간에도 이와 관련된 질의응답이 이어진다. 정답만을 콕 집어, 답안지에 적도록 교육받은 우리는 무언가 명쾌하게 정의되지 않으면 찜찜하다. 교수가 특정 운동을 지칭하며 유ㆍ무산소의 구분을 해보라고 하면 학생들의 대답은 갈린다. 자! 예를 들어보자. 역기를 들어 올리는 건 무산소 운동일까.

사람들은 십중팔구 “그렇다”고 답할 거다. 하지만 ‘역기를 들어올리기 위해선 숨을 고르고 멈추는 과정이 필요한데 무슨 무산소운동이냐’고 되물으면 대답은 궁색해진다. 한술 더 떠 운동이론에서는 100m 달리기를 무산소 운동으로 분류한다. 하지만 선수가 아닌 이상 100m를 숨을 참고 뛸 수 있는 이는 많지 않다. 이쯤 되면 강의장은 호기심 많은 초등학생 교실처럼 소란스러워진다.

일반인의 상식선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유ㆍ무산소 운동의 정체는 무엇일까. 결론을 얘기해보자.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은 숨을 쉬면서 했느냐, 그렇지 못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운동의 에너지로 지방이 쓰이는 단계에 도달했는가 또는 그렇지 못했는가가 문제의 핵심이다. 여성이 힘겹게 들어 올리는 5㎏ 아령이 보디빌더에겐 공깃돌처럼 가볍다. 호흡에 국한한다면 여성은 데드리프트 수준의 무산소 운동을 한 것이 맞고 남성 입장에선 숨을 쉬어가며 다소 여유롭게 수행한 유산소 운동이 된다.

과도한 무게를 들어 올리거나 아주 빠르고 또는 격렬한 동작이 필요할 때 우리 몸은 산소를 사용하지 않고 에너지를 만들게 된다. 산소 개입의 비중이 떨어지는 이 방법을 우리는 ‘ATP-PC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신속하게 근수축을 수행할 수 있지만 생산가능한 에너지의 양이 적은 비효율적 에너지 생산방식이다. 운동을 하기 위한 최초 동작이나 짧은 시간 내 강도 높은 운동시 필요한 에너지가 이 시스템을 통해 공급된다. 또 하나의 에너지 생산방식은 탄수화물이 분해되면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무산소성 해당 과정이다.

일반인에게 다소 어려운 이론이지만 필자가 언급하는 건 지방을 태워 체중을 줄이려는 모든 사람에게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결국 ATP-PC 시스템(에너지 생성 과정 중 하나)이나 당을 분해하는 과정을 통해 에너지를 생성하는 방식으로는 지방을 태우기 어렵다는 얘기다. 쉽게 말해 우리가 멧돼지에게 쫓겨 도망칠 땐 지방이 타지 않지만 멧돼지를 잡기 위해 산과 들을 헤맬 땐 지방이 잘 탄다는 거다.

종합하면 체중을 줄이거나 근육을 늘릴 때 유ㆍ무산소 운동의 구분이 필요한 건 아니다. 무산소 운동을 통해 근육을 단련하면 지방을 연소시킬 수 있는 몸의 능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정치판처럼 내 편, 네 편을 갈라선 안 된다. 다이어트의 정답은 상호협응체계를 갖고 있는 유ㆍ무산소 운동의 적절히 배합하는 것이다.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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