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영 오스퀘어 대표

▲ 노대영 오스퀘어 대표(앞줄 왼쪽)는 "인테리어하면 떠오르는 앱을 만들겠다"고 말했다.[사진=지정훈 기자]
신혼부부 사이에서 뜨는 앱이 있다. ‘집꾸미기’다. 인테리어 노하우, 시공정보 등이 실시간으로 업로드되는 앱이다. 이것만 제대로 들여다봐도 늙은 아파트를 젊은 카페처럼 꾸밀 수 있다. 이 마술 같은 앱을 만든 이는 누굴까. 신혼의 단꿈에 빠져 있는 앱 개발자일까. 아니다. 10년째 대학생 신분의 노대영 오스퀘어 대표다.

“창업을 하려면 학교를 자퇴해야 합니까?” 한 학생이 총장에게 찾아가 따져 물었다. 학생은 당돌했고 총장은 쿨했다. 이 학교 총장, 곧바로 창업휴학제도라는 걸 만들었다. 2년 동안 자신의 노력을 집중적으로 투자해 창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제도다. 유기풍 서강대 총장과 10년째 이 학교(경영학과)를 다니고 있는 노대영(30) 오스퀘어 대표의 얘기다.

이 청년, ‘집꾸미기’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어 운영한다. 이름처럼 집을 꾸미는 데 필요한 각종 정보를 보여주는 앱이다. 일단 이 앱 속에는 ‘매거진’이라는 메뉴가 있다. ‘결혼 1년차 새댁의 보물 같은 복층집 셀프 인테리어’ ‘피겨와 영화를 사랑하는 개성만점 신혼부부의 28평 오피스텔 꾸미기’ 등 다양한 인테리어 노하우를 보여준다. 신혼부부에겐 꿀팁들이다.
 
반지하 작은 방을 카페처럼 꾸미고 사는 30대 싱글남의 인테리어 노하우도 있다. 사진 속 가구나 소품을 클릭하면 이를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로 연결된다. “사진 속 이 식탁 어디 건가요?”라고 질문을 올리면 답변도 금세 달린다. 이 앱이 신혼부부뿐만 아니라 이동이 잦은 싱글족에게도 인기인 이유다. 노 대표는 2012년 8월 오스퀘어를 설립했다. 단번에 집꾸미기 서비스를 제공한 건 아니다. 공통관심사 기반 친목모임 플랫폼을 만들었다가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그러다가 사람들이 인테리어 정보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사용자 반응부터 살피기 위해 페이스북에 팬페이지부터 만들었다. 여기에 각종 인테리어 정보를 올렸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가 만든 팬페이지에 ‘좋아요’를 누른 이는 30만명에 달한다. 이런 여세를 몰아 내놓은 앱이 바로 ‘집꾸미기’다. 물론 산고産苦는 따랐다. 별다른 수익모델 없이 유저 위주의 서비스를 만든 탓이었다.

“6개월 동안 멤버 모두 월급 한푼 받지 못하고 일했어요. 지난해 겨울은 그 어느 때보다 추웠죠.” 자금난이 깊어질 때쯤 그는 포스코기술투자로부터 1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페이스북 페이지와 앱에 ‘광고’를 달고 가구 ‘판매 사이트’를 연동시킨 수익모델이 투자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거였다. 실제로 이 모델을 추진한 지 10일도 안 돼 광고수익과 판매수수료로 30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실탄 마련에 성공한 노 대표. 그는 지금 유저 중심의 서비스를 만드는 데 전력질주 중이다. 전국 팔도를 뛰며 다양한 주거공간을 소개하고 있다. 직접 촬영은 물론 집주인과 인터뷰를 하기도 한다. 든든한 동반자도 만났다. 지난해 말~올 초 개발사인 정글버드, 디자인ㆍ기획사인 디자인유어홈 두개 스타트업이 오스퀘어에 합류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나를 믿어주는 이들이 있어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그의 꿈은 원대하다. “사용자들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앱을 만들고 싶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비 브랜드 가구업체들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게 목표입니다. 물론 갈 길은 멉니다. 인테리어하면 떠오르는 앱을 만드는 게 먼저니까요. 하지만 자신 있습니다.” 총장까지 설득한 노 대표다. 그런 그에게 불가능한게 있겠는가.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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