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멘토링 ➓ 여미옥 홍선생교육 대표 편

미술교육업계 1등 기업 홍선생교육의 여미옥 대표는 돈 벌고 배워서 남 주려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청춘들에게 어머니가 지어주는 ‘집밥’을 먹고 설거지라도 거들라고 말했다. “여러분은 나중에 부모를 부양할 세대도 아니잖아요?”

▲ 여미옥 대표는“세상을 이끌어가는 힘은 어제의 학벌이 아니라 오늘의 실력”이라고 말했다.[사진=지정훈 기자]

Q 멘티가 멘토에게

집을 떠나 다른 도시로 유학 왔습니다. 집에 내려가 늙어가시는 부모들을 볼 때면 고맙고 한편으로 죄책감이 듭니다.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를 의존하면서도 ‘내 앞가림하는 게 효도지’ 하고 짐짓 외면했는데. 우리 세대는 부모들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할까요?

A 멘토가 멘티에게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고맙고 미안합니까? 여러분 세대 최고의 효도는 부모들과 한 상에 둘러앉아 ‘집밥’을 먹는 겁니다. 밥 먹는 시간을 자꾸 부모들과 함께 보내 보라는 거죠. 식구가 그래서 식구잖아요?  쉽지 않을 겁니다. 한번은 우리 직원 한 사람이 집밥이 그리워 어머니댁에 갔는데 어머니의 질문이 너무 많아서 집밥 먹겠다고 간 걸 후회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찾아가 부모의 질문에 답하고 이야기도 들어 드려야죠.

당연한 얘기지만, 그게 싫어 부모를 잘 안 찾다 보면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부모와 자꾸 만나고 전화라도 자주 거는 거, 그게 효도입니다. 아무리 나를 낳아주신 부모라도 멀어지고 대화마저 끊기면 이웃사촌보다 못한 거죠. 더 적극적으로는 차려 주시는 집밥을 받아먹지만 말고 부모님들과 음식을 같이 만들어 보세요. 아버지가 정년퇴직하셨다면 아버지도 주방으로 끌어들이세요. 음식을 함께 만들다 보면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게 마련입니다.

요즘은 남자들도 설거지는 기본이잖아요? 아들도 음식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결혼 후 배우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부부가 가사를 분담해야 합니다. 누가 누구를 돕는 게 아니라 집안일을 나눠서 하는 거죠. 집밥을 같이 먹고 집안일은 나눠 하고. 부모님께 손 편지도 한번 써 보세요. 인터넷 시대지만 기계음 같은 휴대전화 문자 말고 체취가 담긴 손 편지는 그 자체만으로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듭니다. 어머니에 대한 감사의 마음, 아버지가 살아오신 인생에 대한 격려의 한마디를 손 편지에 담아 드려 보세요.

내가 40대에 늦깎이로 대학에 들어갔을 때의 일입니다. 한 교수님이 “아버지한테 사랑한다고 말하고 어떻게 반응하시는지를 적어 내라”는 과제를 내주셨습니다. 나는 경남 남해 출신인데 3남2녀의 맏딸입니다. 아버지는 여자라는 이유로 나를 중학교도 안 보내려 하셨어요. 당시 중학교에 가기 위해 단식투쟁을 했습니다. 딸을 차별한 우리 아버지. 약주를 너무 좋아하시던 한량 같았던 아버지.

고등학교 마치고 사회에 나와 첫 봉급을 탔을 때 어머니에게 용돈을 드리면서 아버지한테는 그 돈 드리지 말라고 했을 만큼 당시 아버지에 대한 나의 원망이 컸어요. 그 아버지에게 도저히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학교 숙제이다 보니 하지 않을 수가 없었죠. 그래서 눈 딱 감고 했습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그 말을 듣고 노년의 아버지가 우시더군요. 그러고 나니 신기하게도 나의 마음도 풀렸어요. 입으로 시인하면 치유가 됩니다.

입으로 시인할 때 상처 치유돼

등록금ㆍ생활비를 부모에게 의존하더라도 나중에 ‘내 앞가림하면 그게 효도’ 라고요? 나도 동의합니다. 부모가 그럴 형편이 된다면. 단 졸업하면 부모에게서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합니다. 큰 회사가 아니고, 정규직 일자리가 아니더라도 일단 취업해 경험을 쌓고 그 경험을 자신만의 자산으로 만드세요. 취업이 안 되면 아르바이트라도 하세요. 여러분은 나중에 부모를 부양하지 않을 거잖아요?

세상을 이끌어가는 힘은 어제의 학벌이 아니라 오늘의 실력입니다. 대한민국의 학벌이 과연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까요? 세계가 하나인 시대잖아요? 세계 유수의 대학 강의도 온라인에서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 여러분은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고귀한 존재입니다. 삶이 아무리 힘겨워도 나는 고귀한 존재라는 생각을 포기하지 마세요. 열심히 준비하노라면 언젠가 여러분이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눈앞에 닥칠 겁니다.

청춘이 너무 힘겨울 땐 오히려 힘들게 땀 흘려가며 산에 올라보세요. 스페인의 세계적인 건축가 가우디는 젊은 날 동호회를 만들어 자연을 찾고 유적지를 탐방했습니다. 나는 많이 힘들 때면 새벽시장을 찾습니다. 특히 한겨울 새벽시장에서 일하는 분들을 보면 내 삶의 조건에 감사하게 됩니다. 감사를 입에 달고 살면 힘듦도 기쁨이 될 수 있습니다. 마법에라도 걸린 듯 문제가 해결되기도 하고 전화위복이 될 때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책과 종이신문을 읽으세요.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과 점심 한 끼 할 기회를 경매로 사려면 큰돈이 들지만 그의 인생을 통째로 읽을 수 있는 그 사람의 평전은 밥값 한두번 아끼면 살 수 있습니다. 무엇인가 읽으면 우리 뇌가 활동을 시작해 생각하고, 상상하고, 느끼게 되죠. 여기서 그치지 말고 융합도 하고 행동으로도 옮기세요.

「1분이 만드는 백만장자(마크 빅터 한센 저)」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서 나는 어떻게 1분이라는 시간을 들여 백만장자가 될 것인지 늘 생각했습니다. 그 무렵 부산 출장 길에 교통사고를 목격했습니다. 택시에서 급히 내리던 승객을 오토바이가 추돌했습니다. 그때 섬광처럼 스친 생각의 결실이 ‘앗! 잠깐, 내리실 때는 뒤쪽 오토바이를 조심합시다’란 스티커입니다. 1분 만의 아이디어였고, 그 길로 택시조합을 찾아가 협의한 후 지재권을 출원했습니다. 17년째 이 스티커를 전국적으로 보급하고 있는데 우리 회사의 로고가 들어간 덕에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죠. 여러 회사에서 이 스티커에 광고를 하고 싶어하지만 돈벌이로 시작한 게 아니라 응하지 않습니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의 관계는 부부관계와 같습니다. 윈윈 게임이라야 한다는 거죠. 저는 ‘홍선생교육’을 경남 창원에서 시작했습니다. 당시 다니던 교회에서 집회를 했는데 서울에서 오신 강사 목사님이 “돈 벌어서 남 주자, 공부해서 남 주자”는 말씀을 하셨어요. “공부해서 남 주나?”가 아니라. 지금 제가 나가는 교회의 목사님이시죠. 그때 그 말씀이 와 닿아 전업주부로 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우리 회사는 미술 교육업계 2위 기업과 격차가 큽니다. 경영 시스템을 혁신해 관리 비용을 절감했고 무엇보다 지사장과 교사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크기 때문입니다. 교재 매출만 본사가 취하거든요.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무료 교육도 꾸준히 하고요. 말하자면 돈 벌어서 남 주는 거죠. 이런 기업 이념을 받아들여 이제 지사 차원에서도 독거노인을 돕고 장학금도 줍니다. 돈 벌어서 남 주는 물결이 퍼져나가고 있는 거죠.
이필재 더스쿠프 대기자 stolee@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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