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산업에 숨은 성장 요인

한국 영화의 성장 요인은 상당히 많다. 무엇보다 1인당 연간 영화 관람 횟수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프리미엄관이 늘면서 티켓값도 상승했다. 숨은 성장 요인도 있다. 가파른 성장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은 중국 시장이다. 한국 영화 업체가 중국 시장에만 제대로 진출하면 큰 수익을 남길 수 있다.

▲ 한국인의 1인당 연간 영화 관람 횟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사진=뉴시스]
한국의 1인당 연간 영화 관람 횟수는 2000년대 초반부터 성장세를 이어 왔다. 흥행작이 쏟아진 2014년에는 글로벌 최고 수준인 연 4.2회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이 횟수는 줄 가능성이 높다. 여가를 즐길 만한 이벤트가 워낙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당장 횟수가 급감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1인당 영화 관람 횟수가 4회를 넘어선지 2년에 불과해 앞으로 몇 년 동안은 현재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영화의 흥행작이 끊이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영화 시장 역시 안정된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을 이끄는 요인은 또 있다.

한국 영화의 평균 티켓 가격(ATP)이 연간 2~3% 수준으로 상승하고 있다. 프리미엄관의 비중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런 성장세를 감안하면 올해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시장의 규모는 전년 대비 2.8 % 커진 1조7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후에도 연 3~5% 수준의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성장 요인은 또 있다. 중국 시장이다. 먼저 중국 영화 시장의 현주소부터 살펴보자. 결론부터 말하면 성장 초입 국면이다. 중국의 1인당 연간 영화 관람 횟수는 2014년 한 해 0.6회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시장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중국 전체 박스오피스 시장의 규모는 2014년 기준 48억 달러(약 5조6000억원)다.

북미에 이어 글로벌 2위 수준이며, 한국 박스오피스의 약 3배 정도다. 중국 영화 시장이 2017년에는 약 117억 달러(약 13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성장세가 뚜렷하다는 얘기다. 이는 한국 영화 업체에 기회 요인이 된다.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 큰 수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섣불리 진출했다간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규제가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국 영화 업체가 중국에서 영화를 독자로 제작할 수 없다. 원선업(영화관 체인업) 역시 외국자본이 참여하지 못한다. 한국 영화 업체는 어떤 전략을 써야 할까. 첫째 방법은 한국 영화를 중국 시장에 직접 수출하는 것이다.

연간 70편 안팎의 수입 영화가 상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리한 플랜이 아니다. 하지만 이 쿼터 대부분은 미국 할리우드 영화가 장악했다. 기회의 문이 생각만큼 넓지 않다는 거다. 둘째는 규제 완화 가능성이 있는 배급이나 원선업을 파고드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중국에 진출할 경우 현지 과점 사업자들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역시 큰 기회를 찾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방법은 하나다. 한·중 합작 영화를 제작해 중국 영화 시장의 문을 직접 두드리는 것이다. 중국 기업과의 합자 또는 합작을 통해 상영업에 진출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이 분야는 해외투자를 허용할 뿐만 아니라 과점 사업자가 없어서 기회 요인이 충분하다.
이민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min-a.lee@hi-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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