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추천 펀드 괜찮나

▲ 금융회사에 의존하는 투자 방법을 바꿀 필요가 있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당신은 창구 직원들이 추천한 펀드의 수익률을 꼼꼼히 살펴본 적 있는가. 자신이 투자한 펀드가 아니라면 거의 훑어보지 않았을 게다. 여기 놀라운 결과가 있다. 필자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은행계 금융회사 계열의 자산운용사가 추천하는 상품의 수익률은 신통치 않았다.

소규모 펀드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소형주 펀드와는 또 무엇이 다를까. 소규모 펀드는 말 그대로 펀드의 규모가 작은 걸 뜻한다. 대체로 펀드 설정액 약 50억원 미만을 일컫는다. 반면에 소형주 펀드는 투자 대상이 작은 걸 말한다. 투자하려는 회사의 규모가 작은 펀드를 의미한다. 소규모 펀드와 소형주 펀드는 이처럼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펀드의 일생을 살펴보면 소규모 펀드를 조금 더 잘 알 수 있다.

분명한 건 모든 펀드는 모두 소규모 펀드에서 출발한다는 거다. 펀드는 자산운용사가 기본 투자방향, 투자대상, 투자방법 등을 정하면서 시작된다. 이후 금융감독당국의 인가를 받고 초기 금액을 정하면 투자가 일어난다. 이 과정에서 자산운용사가 홍보를 하고 소비자에게 투자를 권유를 한다. 모든 펀드를 소개할 수 없는 창구 직원들은 몇개의 펀드를 선택해 추천한다.

여기서 궁금한 게 생긴다. 창구 직원들은 어떤 기준으로 펀드를 고객에게 추천하느냐는 거다. 그 기준은 직원 마다 다를 것이다. 다양한 기준이 있겠지만 저금리에선 자신들의 금융 지주회사와 관련돼 전략 판매를 할 수 있는 펀드를 추천할 가능성이 높다. 전국 점포망을 가진 은행계 금융지주사를 통하면 펀드 판매가 의외로 쉽기 때문이다.

더욱이 초기 투자방향과 전략이 시장 상황과 맞아 떨어져 수익률이 좋으면 3개월, 6개월에도 수백억의 돈이 모이기도 한다. 이 과정 속에서 소규모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보이며 대규모 펀드로 성장한다. 하지만 이는 반대 상황으로 설명할 수 있다. 아무리 초기 수익이 높아도 전국에 퍼져 있는 은행망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그 펀드는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부실한 상태의 소규모 펀드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거다.

이런 가정을 살펴보기 위해 필자는 금융감독위 홈페이지에서 6개월 수익률 10% 이상, 1년 수익률이 15% 이상이라는 두 조건을 충족하는 국내 주식형 펀드 35개를 선별해봤다. 그 결과 절반가량의 설정 원본 규모가 100억원 미만이었다. 50억 미만의 펀드도 10개가 넘었다. 이런 펀드는 일반 소비자가 접하지 못할 확률이 매우 높다. 대부분 은행의 판매망을 활용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은행 창구 직원이 추천해주지 않으니 투자자들의 눈에 띌 수 없었던 거다. 또 하나의 주목할 만한 결과는 은행계 금융회사 계열의 자산운용사가 추천하는 상품은 거의 순위권 안에 없었다. 은행계 금융회사 계열의 자산운용사들이 소비자를 위한 상품을 권하고 있는지를 의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진정한 투자를 위해서는 이런 금융회사에 의존하는 태도를 버리는 게 좋다. 소규모 펀드가 어떻게 탄생하고 운용되는지 구조를 잘만 살펴도 새로운 수익의 틈새를 발견할 수 있다. 이젠 소규모 펀드를 들여다 볼 때다. 제아무리 큰 태산도 티끌인 적이 있지 않겠는가.
조경만 금융컨설턴트(엉클조 대표) iuncle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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