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멘토링(29) 조영탁 휴넷 사장

조영탁(50) 휴넷 사장은 직장생활할 때 MBA 취득, 공인회계사 합격, 고속승진을 동시에 달성했다. 그는 내공을 쌓으려면 그 분야에서 10년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 잠재력엔 한계가 없다는 그는 스스로의 인생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보라고 권했다. 세대 경험이 다른 부모 말 듣지 말고 직업보다 소명에 대해 고민해 보라고 부추겼다.

▲ 조영탁 휴넷 사장은 “평생 직업을 찾기보다 나는 왜 사는가 스스로 자문해 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건지 근본적인 고민을 해보라”고 조언했다.[사진=지정훈 기자]
Q 멘티가 멘토에게

 시험을 보거나 어떤 대회를 준비할 때 긴장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서 긴장은 해소하고 집중도는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인가요?

A 멘토가 멘티에게

나는 교육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으로 남들 앞에서 마이크를 자주 잡습니다. 본래 성격은 내성적이고 기질적으로 남들 앞에 서기를 싫어해요. 그런데 좋아하는 것과 해야 하는 것은 말 그대로 차원이 달라요. 싫어도 해야 한다면 부딪치는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긴장감을 극복하는 방법은 이런 일을 성장의 기회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준비하는 겁니다. 준비를 열심히 하다 보면 재미도 있어요. 준비 과정에 재미를 붙이는 거죠. 강의나 방송 출연은 할수록 늘어요. 결국 시험과 대회에 대한 두려움이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인데 이런 기회에 자꾸 노출되고 자주 실패하다 보면 실력이 생깁니다. 경험이 쌓여야 실력이 늡니다.

무엇보다 여러분은 실패해도 괜찮습니다. 젊디젊은 데다, 실패를 통해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수능시험만 해도 그래요. 나는 재수해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지망하는 학과에 합격할 만한 점수를 받지 못한 건 내 인생의 첫 실패였죠. 재수생 생활은 긴장의 연속이었고 힘들었지만 내 인생의 자양분이 됐습니다. 첫 대학입시에 실패했기에 어려운 사람, 실패하고 좌절하는 사람들을 돌아보게 됐죠.

1년 늦게 가는 건 문제가 안 됩니다. 변호사가 돼도 평생 먹고사는 게 보장되지 않는 시대입니다. 학벌의 인생 결정력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어요.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거보다 평생 학습하겠다는 자세와 노력이 중요합니다. 준비를 잘하는 방법은 최대한 일찍 착수하는 겁니다.

그래야 준비를 많이 할 수 있거니와 그 과정에서 우리 내면의 무의식이 도와줍니다.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뒷받침하는 사실인데 준비에 대한 구상을 하고 나서 잠이 들면 수면 중에도 뇌가 일을 합니다. 또 자기가 실연實演하는 모습을 그려보고 난 잘할 수 있다고 자기암시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자기 자신을 격려하는 펩톡(pep talk)이죠.

집중도를 높이려면 우선 목표가 뚜렷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몰입을 해야 돼요. 수술 중인 의사가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거와 같은 이치죠. 집중해 파고들다 보면 실력이 쌓이고 재미도 붙게 마련이죠. 나는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 입사했을 때 전문경영인이 되겠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습니다.

그랬기에 6시 반 출근해 밤 11시 퇴근하는 강행군을 하면서 모교 경영대학원 석사 학위 취득과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을 동시에 해냈습니다. 회사에서는 패스트 트래커에 선발돼 창업을 하지 않았다면 40대에 사장이 될 수도 있었죠. 그 시절 일이 너무 재미있어서 일에 미쳐 살았는데 회사를 그만두기로 마음먹고 나니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공부법도 중요해요. 2500년 전 공자가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배우고 때로 익히면 기쁘지 않은가)’라고 설파했습니다. 이렇듯 공부하는 것 그 자체가 즐거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치를 깨닫는 순간 몸 안에서 세라토닌이 분비되는 거죠. 바로 목적으로서의 공부입니다. 이 즐거움을 맛보고 나면 부모가 공부하라고 이야기할 필요도 없어요.

수단으로서의 공부는 유용합니다. 지식이 쌓이면 문제 해결 능력이 커지고 같은 조건에서 인생이 더 행복해질 수 있죠. 실용주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인문학도 장기적으로 상상력, 리더십, 문제 해결 능력을 향상시켜요. 예습과 복습의 효과도 과학적으로 입증됐습니다.

나는 경험적으로 ‘10년의 법칙’을 믿습니다. 내 길이다 싶은 일을 ‘선택과 집중’해 10년을 투입해 보라는 겁니다. 내공을 쌓으려면 그 정도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평생 직업을 찾기보다 나는 왜 사는가 스스로 자문해 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건지 근본적인 고민을 해 보세요. 나의 소명은 과연 무엇인가?

성공의 척도도 바뀌어야 합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받는 것보다 주는 게 많아야, 그래야 성공한 인생입니다. 나로 인해 세상이 더 살 만해진다면, 단 한 사람이라도 그렇게 느낀다면 그럼 성공한 거예요. 돈 많이 벌고 이름을 날리는 게 성공이 아니라. 재산, 명예, 권력은 세상에서 받는 거예요. 받기만 하다 가면 내가 세상에 주는 게 아니라 세상이 나에게 주기만 한 거죠.

세상엔 세 종류의 힘이 있습니다. 금수저 물고 태어나는 사람의 생득적生得的 지위, 힘 있는 자리가 부여하는 권력, 바람직한 영향력. 이 바람직한 영향력이 바로 리더십입니다. 리더십의 원천은 솔선수범하는 자세, 도덕성, 책임감, 문제 해결 능력, 비전, 변화에 대한 추동력 등이죠. 리더가 되고 싶나요?

리더십이란 바람직한 영향력

리더십은 어려운 환경에서 도전하고 그 악조건을 이겨낼 때 길러집니다. 왜냐하면 리더십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능력을 사용하게 만드는 힘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한국 재벌의 장래에 대해 비관적입니다. 속속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재벌 3세들은 어려움을 겪을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죠.

일상에서 벗어나는 경험을 해 보세요. 여행, 휴식, 독서 같은 것들이죠. 일상과 떨어져 새로운 환경과 접할 때 삶의 방향이 바뀔 수도 있는 그런 깨달음을 얻게 돼요. 1만~2만원 하는 책 붙잡고 5시간 씨름해 내 것으로 만들면 엄청난 가치를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신문을 꾸준히 읽으면 매일 300명의 똑똑한 비서(기자)가 작성하는 책 한 권 분량의 보고서를 소화하는 겁니다.

나는 헬조선이라는 인식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식생활은 과거 같으면 황제급이에요. 헬조선이라고 가정한다면 선택지가 4가지입니다. 포기, 셀프 힐링에 만족, 적극적인 적응, 세상을 바꾸는 선택.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세요. 세대 경험이 다른 부모들의 말에 얽매이지도 마세요. 포기도 결국은 선택입니다.

“사람의 잠재력엔 한계가 없습니다. 한계란 우리가 인식하는 순간 만들어지죠(로버트 크리겔, 루이스 패틀러).” 여러분은 우연히 이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가 아닙니다. 대량생산품도, 일괄 생산 조립품도 아니에요. 특별한 재능을 선물로 받은 사랑스러운 존재죠. 자, 어떤 선택을 할 건가요? 내가 꼰대질을 했나요. 이 시대에도 꼰대는 필요합니다.
이필재 더스쿠프 대기자 stolee@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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