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멘토링 (37)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편

김종훈(67) 한미글로벌 회장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건설사업관리(CM) 시장을 개척했다. 이 회사는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한편 여러 가지 좋은 일을 하는 ‘착한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김 회장은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찾아 그 분야에서 자신의 장점을 살려 보라고 권했다.

▲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은 “타인과 경쟁하는 것이 내키지 않으면 자신과 경쟁해 지금의 자신을 극복하라”고 조언했다.[사진=지정훈 기자]
Q 멘티가 멘토에게

대학에 갈 때까지는 경쟁 상대가 있는 게 좋았습니다. 비교당하는 것에 익숙했고, 나 스스로도 남과 비교했어요. 그런데 취준생이 되고 나서 남과 비교하다 보니 자괴감이 듭니다. 움츠러드는 나에게 용기를 주고 자괴감, 좌절감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멘토가 멘티에게

기업을 경영할 때 블루오션 전략이라는 게 있습니다. 직업을 고를 때도 응용할 만해요.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찾아 그 분야에서 자신의 장점을 살려 보라는 거죠. 취업을 하려 100군데, 200군데 원서를 냈지만 다 떨어졌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요행을 바라지 않았는지 자기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어요.

대기업 공채나 공무원 시험에만 목을 맸기 때문 아닌가요? 자기 실력과 스펙 등 수준을 파악해 도전을 해야죠. 공무원이 되기 위한 경쟁,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 스펙 경쟁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특히 대학 나와 9급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사람들은 자성이 필요합니다.
 
나는 건설 관련 학과 가서 특강을 할 때(김 회장은 건축학과 출신이다) 9급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사람들 손을 들어 보라고 하고, 나무랍니다. 젊은 나이에 평생 안 잘리는 철밥통 차겠다는 거 잖아요? 시대가 바뀌고 아무리 취업이 어려워도 여러분 나이엔 도전 정신이 필요합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탐색해 보고 그중에 잘할 수 있는 일을 하세요. 선망의 대상이 되는 직업들이 있지만 일시적인 현상입니다.

대기업 선망도 그래요. 단적으로 연봉이 센 삼성전자에 들어가면 행복할까요? 삼성전자 신입 사원 중 5년 생존율이 50%도 안 될 거예요(그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10여 년 근무했다). 취업난 시대엔 포커스를 넓혀야 합니다. 글로벌 마인드로 무장하고 해외로 눈을 돌려 보세요. 중국ㆍ인도미국 등 외국으로 시야를 넓히면 국내에서처럼 그렇게 치열하게 경쟁하지 않고도 목표를 이룰 수 있습니다. 한류가 좋은 예죠.

창업창직에도 도전해 보세요. 우리나라는 직업의 종류가 1만 가지라고 합니다. 미국은 3만 종입니다. 그중 2만 가지는 우리나라에 없는 직업이죠. 이들 가운데 블루오션이 있을 수도 있어요. SNS에만 너무 빠져 살지 말고 검색을 하세요. 직업산업의 트렌드 등 글로벌 트렌드를 살피고 미래를 전망해 보세요. 자동차 산업의 경우 전기자동차가 대세이고, 무인자율주행차 시대도 멀지 않았습니다. 그에 따라 석유 수요가 줄고 운전직은 사라질 겁니다. 드론도 새로운 조류죠.

중견중소기업에 들어가면 생존 걱정을 할 필요 없고 혹독한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우지명도는 떨어지지만 가족적인 분위기의 유망한 작은 회사들이 요즘도 일할 사람을 못 구해 애를 먹습니다. 그런 지방 기업도 있고요. 작은 회사는 일을 빨리 배울 수 있고 조금만 열심히 해도 금방 부각됩니다. 나중에 창업을 할 때도 중소기업 출신이 상대적으로 유리하죠. 저도 중소기업 출신인데 그때 CEO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을 배웠습니다.

중소기업에 몸담고도 얼마든지 큰 꿈을 꿀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을 고를 땐 경영자와 회사 분위기를 봐야 합니다. 한마디로 회사와 동반성장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회사를 잘 선택하되 들어갔으면 거기서 5~10년은 근무를 하세요. 이런 저런 시련도 겪겠죠. 한 분야의 장인이 되려면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합니다. 1만 시간의 법칙을 생활시간으로 환산하면 하루 3시간씩 10년간 투입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야 전문성이 생긴다는 거죠.

경쟁 자체는 바람직한 겁니다. 경쟁을 하지 않으면 안주하게 되고 경쟁하지 않는 사회는 퇴보합니다. 기회 균등을 전제로 한 경쟁은 필요합니다. 평생 겪어야 하는 만큼 경쟁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야 하고요. 경쟁이 영 내키지 않으면 남이 아니라 지금의 자기 자신과 경쟁해도 됩니다. 목표를 정하고 현재의 자기를 극복해 보는 거죠.

큰 꿈과 비전을 품으세요. 미래학자들에 따르면 여러분 세대는 평균 수명이 135세입니다. 인생이라는 게 만만치 않게 길어요. 그러니 시행착오를 좀 겪어도 돼요. 실패를 자산으로 만들면 됩니다. 젊은 날의 몇 년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거창고등학교 직업선택 10계명엔 월급이 적은 쪽, 아무도 가지 않는 곳, 처음부터 시작하는 황무지를 택하라는 게 있습니다. 그런 선택을 하지는 않더라도 젊었을 때 도전을 해야죠.

‘성공한 대통령’ 링컨은 실패의 대명사

고등학교나 대학 시절에 인생 설계를 장기적으로 확실하게, 대담하게 해 보세요.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사장은 고교 1학년 때 미국 대학 영어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해 미국에 갔다 충격을 받았습니다. 돌아와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자퇴한 후 미국 유학을 떠났죠. 그는 대학 때 비전을 품고 10년 단위로 인생 설계를 구체적으로 했어요.

손정의를 어려서부터 롤 모델로 삼은 쿠팡의 김범석 사장은 지난해 소프트뱅크로부터 1조원이 넘는 투자를 받았습니다. ‘로켓 배송’으로 유명한 쿠팡 알죠? 현대에 성공한 사람들의 자서전을 읽으세요. 손정의, 스티브 잡스, 빌게이츠, 고故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같은 사람들이죠.

경쟁사회에서 자꾸만 움츠러드나요? 자괴감과 좌절감이 드나요? 성공의 아이콘인 스티브 잡스는 숱한 실패와 좌절을 겪었습니다. 노예를 해방시킨 링컨 대통령은 실패의 대명사 같은 사람이었어요. 인생에서 실패란 필연적으로 닥칩니다. 큰 일을 한 사람들은 그 실패를 잘 극복한 사람들이죠. 그래서 끈기가 있어야 합니다.

n포 세대니 헬조선이니 하는 말은 자학적입니다. 자기들이 만들어 내고 자기들이 좌절하는 거예요. 역설적이지만 우리나라만큼 젊은이가 행복한 나라가 없어요. 부모가 다 해주잖아요? 객관적으로도 그래요. 세계적으로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인구가 30%가 넘습니다. 흔히 우리 사회는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가 지났다고 하지만 여전히 개천에서 용이 날 가능성은 있습니다.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낍니까? 자신이 처한 처지와 환경에 대해 감사를 해보세요. 과정상 성과를 거뒀더라도 겸손해지세요. 그래야 계속 노력할 수 있어요.
이필재 더스쿠프 대기자 stolee@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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