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펀드의 5가지 매력

▲ 각자의 상황에 어울리는 연금저축 상품은 따로 있다.[사진=뉴시스]
많은 이들이 연금저축상품으로 노후를 대비한다. 하지만 내가 가입한 상품이 과연 적절한 상품일까. 연말정산을 위해 매달 무리하게 불입을 하지는 않는가. ‘10년간 유지’가 어렵다는 이유로 모든 연금저축을 매도하지는 않는가. 이런 이들에게 연금펀드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사회초년생들이 재테크를 시작할 때 가장 많이 접하는 상품이 연금상품이다. 노후대비를 위해서다. 연금상품 하나쯤 가입하지 않은 직장인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문제는 어떤 연금상품에 가입해야 하느냐다. 나에게 맞는 연금상품을 찾으려면 먼저 연금상품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연금상품은 납입할 때 세제혜택을 받았다가 연금을 수령할 때 연금소득세를 내는 세제적격 방식, 납입할 때 세제혜택이 없지만 연금을 받을 때 연금소득세를 내지 않는 세제비적격 방식(비과세)이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연금저축이 세제적격연금이고, 변액연금과 변액유니버설 등은 세제비적격연금에 속한다. 그중 일반인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게 바로 세제적격연금인 연금저축이다. 연말정산 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다.

중요한 건 연금저축이라고 해도 다 똑같은 게 아니라는 점이다. 연금저축도 종류가 나뉜다. 먼저 보험사가 판매하는 ‘연금저축보험(연금보험)’이 있다. 공시이율을 적용하는 상품으로 사업비(수수료)가 높다는 단점은 있지만, 연금 수령기간이 종신이라는 게 매력적이다. 둘째는 은행에서 판매하는 ‘연금저축신탁(연금신탁)’이다. 이 상품은 공시이율 또는 신탁형태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셋째는 증권사가 판매하는 ‘연금저축펀드’다. 투자대상에 따라 채권형·혼합형·주식형으로 나뉘는데, 적절한 시기마다 스스로 투자방식을 변경할 수 있다. 하지만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다.

3가지 모두 연금저축이기 때문에 세제혜택은 모두 동일하지만, 가장 많이 팔린 순으로 보면 단연 연금보험이 1위다. 아마도 다른 상품에 비해 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고,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활용가치와 상품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둔 가입자라면 연금보험보다는 연금펀드가 더 나을 수 있다.

납입 밀리면 실효되는 연금보험

첫째, 연금펀드는 납입이 유연하다. 연금보험은 보험료를 미납할 경우 보험이 실효되지만, 연금펀드는 그렇지 않다. 이 때문에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납입일을 조정할 수 있다. 20~30대 직장인에게 매달 33만원(400만원 한도 시)을 매달 밀리지 않고 10년간 납부한다는 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연금보험이 미납으로 실효되는 경우가 꽤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럴 경우 가입자로서는 손해일 수밖에 없다.

반면 연금펀드는 매월 납입을 하지 않아도 상품은 계속 운용되고, 미납으로 인한 불이익도 없다. 한번에 많은 돈을 납부할 수도 있다. 납입의 유연성을 전제로 깔고 있는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따라 전략적인 베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둘째, 기대 수익률이 높다. 연금보험은 최저이율을 보상해준다고 하더라도 공시이율을 따르지만, 연금펀드는 투자수익을 따른다. 때문에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물론 원금을 까먹을 수 있다는 위험부담도 있지만, 장기상품의 특성을 이해한다면 위험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시간과 가능성은 충분하다.

셋째, 사업비가 저렴하다. 통상적인 연금보험은 내가 낸 보험료의 3~6%가량을 사업비로 차감한다. 반면 연금펀드의 사업비는 납입한 원금의 0.3~1.2%(수익분의 2% 내외) 정도에 불과하다. 그만큼 사업비가 낮다는 얘기다. 넷째, 상품 관리가 용이하다. 연금펀드는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시황이나 금리방향에 따라 채권형·혼합형·주식형의 포트폴리오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다섯째, 동일금액 적립 시 연금펀드의 연금수령액이 다소 높은 편이다. 실제로도 두 상품의 적립금이 똑같다고 가정할 때, 동일기간 연금수령 시 연금펀드의 월 수령액은 연금보험보다 약 3~5% 더 높다. 공시이율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연금펀드는 연금수령 기간이 종신인 연금보험과 달리 일정 기간만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공격을 받는다. 하지만 연금보험은 적립금이 소진될 것을 미리 가정해놓은 다음 연금지급액을 산정한다는 점에서 결론적으로는 비슷비슷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일부에선 대부분의 연금보험들이 ‘유배당’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다소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금리가 너무 낮기 때문에 배당이 얼마나 실효성 있는지는 의문이다.

단점보다 장점 많은 연금펀드

더구나 연금펀드의 단점들을 극복하는 방법도 있다. 퇴직(은퇴)과 국민연금 수령시기의 공백을 연금펀드로 딱 10년간만 압축해서 받는 거다. 그러면 월평균 연금액도 올라가고, 은퇴 직후 활동기에 연금을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연금펀드의 장점들이 단점을 충분히 상쇄한다는 얘기다.

그런 장단점을 다 떠나서 연금상품에 가입하는 목적도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연금은 가입자의 노후를 위한 것이다. 연금보험처럼 만약 매월 납입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올바른 재테크라 할 수 있을까. 연금저축에 가입하는 것보다 ‘어떻게 운용할까’를 먼저 생각해서 상품을 골라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이제 막 연금펀드에 관심을 갖게 된 기존의 연금보험 가입자들은 연금보험을 해지하고 연금펀드에 다시 투자해야 할까. 결코 그렇지 않다. ‘연금상품 계좌이전 제도’를 활용하면 자연스럽게 갈아탈 수 있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연금보험에서 계약했던 ‘해지환급금’을 기준으로 이관되기 때문에 해지환급금이 아직 납입원금에도 도달하지 않았다면 좀 더 기다렸다가 이관하는 것도 방법이다.
윤완식 프라이빗 재무컨설팅 대표 nopagess@nate.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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