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거꾸로 보는 오페라 | 여자는 다 그래 ❷

▲ 내기에 이긴 알폰소는 “모든 여자는 다 그렇다”면서 두 남자를 위로한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진정한 사랑을 믿는 자매와 그들의 애인. 사랑에 냉소적인 돈 알폰소와 하녀 데스피나는 두 커플의 믿음에 금이 갈 작전을 짠다. 사랑을 믿는 이들에게 ‘사랑은 배신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2막= 자매의 방. 하녀 데스피나가 들어와 묻는다. “왜 그렇게 슬픈 얼굴이세요?” 도라벨라가 혼자 남은 외로움을 탄식한다. 데스피나는 웃으며 자매의 마음을 쿡 하고 찔러본다. “애인이 멀리 떠나 있을 때는 잠깐 새로운 남자를 만나도 되지 않아요?” 결국 도라벨라가 먼저 새로운 남자 굴리엘모(페오르디리지의 애인)에게 마음을 연다. 도라벨라의 모습에 마음이 흔들렸던 걸까. 페오르디리지도 금발의 알바니아 군인 페란도(도라벨라의 애인)가 좋다고 말한다.

바다가 보이는 정원. 가짜 알바니아 군인 두명이 자매를 위해 저녁을 준비한다. 알폰소와 하녀 데스피나는 두 커플이 편히 이야기할 수 있도록 자리를 뜬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피오르디리지와 페란도(도라벨라의 애인)가 함께 밖으로 나간다. 굴리엘모(페오르디리지의 애인)도 도라벨라의 마음을 얻으려고 선물을 준다. 도라벨라는 감동을 받는다.

한편 피오르디리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진짜 애인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으로 힘들어 한다. 굴리엘모는 페란도로부터 자신의 애인 페오르디리지의 변함없는 마음을 전해 듣고 매우 기뻐한다. 그리고 페란도 도라벨라의 변심을 차마 얘기하지 못한다.

피오르디리지는 직접 전쟁터로 가서 약혼자를 찾기로 결심하지만 그 순간 페란도가 들어와서 청혼을 한다. 그녀는 굴리엘모에게서 단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달콤한 고백에 잠시 마음이 흔들린다. 두사람의 대화를 엿들은 굴리엘모는 결국 크게 분노한다. 화를 참지 못한 그는 페란도에게 미처 말하지 못했던 도라벨라의 변심을 전한다. 페란도도 분노에 휩싸인다.

마음이 엇갈린 네 남녀와 달리, 내기에서 이긴 알폰소. 그는 두 남자를 위로하며 이렇게 말한다. “두 여인의 잘못이 아니다. 모든 여자는 다 그렇다.” 그러면서 두 사람에게 한번은 지금 애인, 또 한번은 옛 애인과 결혼식을 치르는 것으로 이 코미디를 마감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두 남자는 제안을 받아들인다.

환하게 불이 밝혀진 거실에서 두 커플이 축배를 올린다. 결혼 공증인으로 변장한 하녀 데스피나는 결혼계약서에 서명하도록 권한다. 그 순간 잠시 거실 밖으로 나갔던 굴리엘보와 페란도는 알바니아 군복을 벗고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자매는 당혹감을 감추질 못한다. 그때 옆에 있던 알폰소가 두 커플에게 이 모든 게 꾸며진 일이었음을 고백한다. “이 일은 여러분의 관계를 더 돈독해지도록 하기 위한 일이었소.” 그렇게 네 사람은 각자의 애인에게로 돌아가 또 한번의 결혼식을 올린다.
김현정 체칠리아|성악가(소프라노) sny409@hanmail.net|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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