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2 | 제조업 및 기업 현주소

한국경제의 기본적인 구조는 수출을 통한 이익 창출이다. 그 수출을 받쳐주는 산업은 바로 제조업이다. 그런데 장사를 하고서도 이익을 못 내는 제조업체가 수두룩하다. 당연히 투자가 늘어날 리 없다. 현금이 있어도 쟁여놓기 바쁘다. 매출이 조금씩 늘고, 부채는 줄고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지만 갈 길이 멀다.

제조업, 침체의 늪서 허우적

문 닫는 공장 수두룩

수출이 줄어든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수출의 중심축인 제조업체들이 휘청거리고 있어서다. 연도별 제조업 업황 실적은 최근 7년 사이 한번도 좋아진 적이 없다. 2010년을 기준점(100)으로 잡았을 때 2011년 90으로 떨어졌고, 2012년 76으로 뚝 떨어진 후 제자리걸음이었다. 그러다 2015년에 71로, 지난해엔 70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제조업 가동률 실적은 2014년에만 잠깐 반등했을 뿐 줄곧 내림세다. 기계가 멈추고 문을 닫은 공장이 많다는 걸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매출액 증감률 5년 연속 마이너스

제조업체의 매출액 증감률은 2011년 이후 계속해서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2012년 -9.4%로 저점을 찍은 뒤 개선되긴 했지만 2015년에도 -1.5% 증감률을 찍었다. 매출액 감소율이 해마다 조금씩 줄고 있다는 건 위안거리다. 제조업이 정상궤도에 진입할 수 있다는 긍정적 시그널도 있다. 부채비율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의 부채비율은 2015년 85.5%를 기록했다. 부채보다 자산이 많다는 얘기인데, 상당히 양호한 수치다.

기업, 울면서 배 채우다

쌓여만 가는 사내유보금

기업하기 어렵다는 우는소리만 했다. 글로벌 경제가 나빠서, 내수소비가 좋지 않아서, 기업을 옥죄는 규제가 많아서 등 핑계도 다양했다. 이런 앓는 소리가 무색하게 사내유보금은 가파르게 늘어났다. 2009년 270조원이었던 10대 그룹의 사내유보금은 두배로 늘어나는데 6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사내유보금이 중소기업과 가계로 흘러가게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돈 쌓아놓고 투자는 뒷전

대기업은 사내유보금이 다양한 방식으로 재투자된다고 변명했다. 하지만 사내유보금이 증가하는 동안 설비투자 증가율은 마이너스대로 떨어졌다. 인건비를 올리는 데 사용하지도 않았다. 2014년 임금근로자 1874만300명 중 30대 기업이 차지한 비중은 7.4%(127만6000명)에 불과했다. 10대 기업으로 좁히면 5.4%로 떨어진다. 고용창출 등의 사회적 책임은 여전히 뒷전이다. 투자를 늘리라고 법인세를 내려줬더니 자신들의 배만 채웠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이유다. 
김정덕ㆍ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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