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나라면 이렇게 ➌ 주식투자

▲ 주식투자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단기적 방향성에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지금 들어가면 너무 늦은 게 아닐까요?” 주식 투자자에게 최근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코스피지수가 기간 조정을 보이면서 향후 시장의 방향성을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이 흔들릴수록 냉철해져야 한다. 마젤란펀드가 전설적인 수익률을 기록한 건 ‘시간을 보유’ 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피터린치가 1977년부터 1993년까지 운용한 마젤란펀드를 알고 있는가. 이 펀드의 초기 자산은 1800만 달러(약 203억원)였지만 해지 지점의 자산은 140억 달러(약 16조원)에 달했다. 펀드 누적수익률은 2703%였다.

하지만 이 펀드에 베팅한 모든 투자자가 대박을 친 건 아니었다. 마젤란 펀드 가입자 중 절반가량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피하지 못했다. 전설적인 펀드에 가입하고도 성과가 좋지 않았던 건 단기적 투자 때문이었다. 펀드의 성장 가능성을 믿지 못하고 매매를 자주한 투자자는 낮은 수익률에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시장은 기본적으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갈지자(之)’ 행보를 보인다. 또한 수익률에 기여하는 상승구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다. 이 때문에 투자자가 시장의 단기 방향성을 좇는데 급급하면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코스피지수가 2000년부터 최근까지 기록한 수익률은 129.2%다. 하지만 기간 별로 끊어보면 급격한 상승세는 특정기간에 집중된 경우가 많았다. 2000년 이후 최근까지 918주 동안 주간 기준 5% 이상 상승세를 기록했던 기간은 45주로 전체의 4.9%에 불과했다. 조건을 3% 이상 상승으로 낮춰도 그 기간은 전체의 13.4%(123주)에 그쳤다. 시장의 단기적 모멘텀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자! 정리해보자. 투자자가 마젤란펀드에서 얻어야 하는 교훈은 상승장에서 수익기회를 높이기 위해선 ‘시간을 보유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지금과 같이 코스피시장이 강세장의 연장 구간에서 움직이고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국내 증시를 향한 우려가 커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상승장세의 기조가 바뀐 건 아니다. 글로벌 시장의 상승 에너지는 여전히 강하기 때문이다. 시장의 유동성도 위험자산을 선호한다. 뉴욕 증시도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의 하락폭이 컸던 이유는 어디까지나 국내적인 요인에 원인이 있다. 여기에 지정학적 리스크도 부각됐다. 이래저래 증시가 쉬어가야 할 빌미가 만들어졌다. 투자자는 시장이 흔들릴수록 냉철해져야 한다. 2분기 실적을 통해 확인했듯 국내 기업의 펀더멘털은 훼손되지 않았다. 글로벌 경기의 확장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아시아 신흥국의 경기 모멘텀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피터린치가 주장했던 것처럼 ‘시간을 보유’하는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럼에도 투자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할 필요성을 느낀다면 국내 대형주에 투자하는 펀드(ETF 등)를 활용하는 게 좋다. 많은 투자자가 증시 상승 구간에서 소외된 경험을 한 이유는 주도 업종을 빨리 팔았거나 포지션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에 전체 시장의 일정 부분을 담는 것이 이런 소외 현상을 벗어나는 해결책일 수 있다.
오온수 KB증권 WM스타자문단 팀장 ohonsu@kbfg.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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