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에 빠진 중가브랜드

의류업계에서 긍정적 시그널이 나오고 있다. 내수 회복 기대감과 함께 민간소비 성장률 전망치가 올라가고 있어서다. 의류비 소비지출전망지수도 상승세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 시그널은 고급 브랜드로 확실히 자리를 굳혔거나 가성비를 극대화한 브랜드에 한정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달라진 소비성향 때문인데, 중가브랜드는 입지가 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내수 회복 기대감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100을 밑돌던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올해 4월부터 100을 회복, 꾸준히 오르다 6월에는 111을 기록했다. 9월에는 108로 한풀 꺾였지만 10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 한국은행의 민간소비 성장률 전망치(전년 동기 대비)도 오름세다. 2016년 평균 2.5%였던 민간소비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상반기 2.1%로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엔 2.5%, 2018년 상반기엔 2.7%로 상승세를 탈 전망이다.

의류시장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2016년에 이어 올해에도 2%대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내수와 의류시장의 상관관계가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의류비 지출전망지수도 오름세다. 특히 주요 경제활동층인 40대 미만의 의류비 지출전망지수가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의류업황 개선이 가성비를 추구하는 SPA 시장, 가치소비를 좇는 고급브랜드 시장 등 일부 의류업계에 쏠릴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소비 성향이 이분화된 탓이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중가브랜드가 역동성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이유다. 삼정KPMG에 따르면 가격별 의류시장 점유 비중(고ㆍ중ㆍ고)은 2006년 35%, 35%, 30%에서 2015년 39%, 20%, 41%로 바뀌었다. 고급브랜드와 SPA브랜드가 중가브랜드를 잠식했다는 얘기다.

김은지 KB금융그룹 애널리스트는 “중가브랜드는 가격과 효용 면에서 가성비나 가치소비를 충족할 수 없다”면서 “SPA보다 가격은 높지만 품질은 그만큼 높지 않고, 높은 원가의 고급 소재를 사용해 고가 브랜드와 경쟁하기도 힘들다”고 설명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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