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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워크아웃 돌입
채권단 동의 얻었지만
진짜 부채 규모 확인 필요
실사 조사 3개월 지나면
정상화 방향도 결정돼

태영건설의 실사는 최소 3개월 간 이뤄질 예정이다.[사진=뉴시스]
태영건설의 실사는 최소 3개월 간 이뤄질 예정이다.[사진=뉴시스]

시공능력순위 16위 태영건설이 지난 12일 채권단의 동의를 얻어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최근 시작한 실사는 3개월에 걸쳐 진행한다. 채권단이 동의하면 1개월 더 연장할 수 있다. 아무리 늦어도 5월이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실시 여부가 결정된다. 

문제는 실사 과정에서 지금은 ‘보이지 않는’ 태영건설의 부채가 얼마나 드러나느냐다. 일례로 태영건설이 금융권에서 빌린 돈은 1조3000억원대이지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받기 위해 보증을 선 사업장의 규모는 9조8000억원대에 이른다. 대출을 직접 받은 건 아니지만 PF 대출의 보증을 선 사업장에서 분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태영건설이 함께 책임을 질 수도 있다. 숨어 있는 위험이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실사 과정의 모든 것을 공개하는 건 어렵지만 공시 대상 내용이 아니더라도 실사 과정에서 알릴 필요가 있는 내용은 숨기지 않고 외부에 알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 태영건설이 내세운 자구안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을까.자구안 중 하나였던 계열사 매각 절차는 눈에 띄는 성과가 아직 없다. 인수 후보자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이 때문인지 시장에선 새 주인을 쉽게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 내놓은 계열사 중 하나인 종합환경기업 에코비트는 국내 공공 수처리 처리량으로는 업계 1위다. 서울 강서구 마곡에 확보한 산업용지에 연구소를 만들고 2026년엔 기업공개(IPO)도 계획하고 있었다. 충분히 가치 있는 기업이지만 2조원 이상으로 평가받는 매도가격이 관건이다.

더구나 경쟁사로 꼽히는 SK에코플랜트가 2021년 환경기업 4개를 인수하면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누가 인수하더라도 에코비트엔 투자가 선행야 한다. 이 역시 부담이다. 

[사진 | 태영건설, 자료 | KDB산업은행]
[사진 | 태영건설, 자료 | KDB산업은행]

또다른 매각 대상인 블루원 역시 새 주인을 찾기엔 모호한 시점이다. 블루원은 골프장과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최근 국내 골프시장의 상황이 신통치 않아서다. 태영그룹의 곳간 노릇을 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블루원은 TY홀딩스에 약속한 대로 운영자금 100억원을 빌려줬다. 태영그룹 일가인 윤재연 사장의 사재 출연과는 별도로 대여한 금액이다. 2022년 말 기준 블루원의 매출액은 1217억원 영업이익은 150억원 수준이었다. 태영건설은 과연 워크아웃의 길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을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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